트랜스내셔널의 세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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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자:
2009-10-27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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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스포라(diaspora)란 말은 원래 이산을 뜻하는 그리스어다. 대문자로 쓰면 기원전 6세기의 ‘바빌론 유수’이후 흩어져 살게 된 유대인들, 혹은 유대 공동체를 가리킨다.
이 디아스포라라는 말은 오늘날 유대인들만이 아니라 어쩔 수 없는 운명으로 해외에 흩어져 나간 이민, 혹은 난민을 지칭하는 보통 명사로 쓰인다.
해외에 나가 살기는 마찬가지다. 그러나 자의적 선택에 의한 이민이라는 점에서 이 디아스포라와 구별되는 말이 트랜스내셔널(transnational)이다. 초국적인이란 의미다.
요즘 디아스포라와 트랜스내셔널의 개념은 별 차이가 없어졌다. 그래서 어딘가 슬픔이 배어있는 것 같은 디아스포라란 말 대신 트랜스내셔널, 초국적인이란 말이 더 자주 쓰인다.
지구촌시대를 맞아 이 트랜스내셔널은 지구촌 엘리트로서 새로운 특수계층을 형성하고 있다. 우선 세계를 보는 시각이 다르다. 국제사회를 민족국가의 투쟁마당으로 보는 대신 거대한 시장으로 본다. 국제분쟁 해결사로 적임자들이다.
다국적 사회에서 여러 언어, 다문화를 체득했기에 초국적인들은 어디서나 쉽게 그 주류사회에 적응할 수 있다. 이들은 또 초국적 전문 인력 네트워크를 형성해 최신기술과 거대한 자금을 움직이기도 한다.
이 트랜스내셔널은 세계화시대인 오늘날 귀중한 인적자산으로 간주되고 있다. 때문에 세계 각국은 그 귀중한 인적자산 확보에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그 한 케이스가 인도다. 힌두교 전통의 인도사회에서 해외이민자는 한동안 푸대접을 받아왔다. 경제개발에 주력하면서 해외에 흩어져 있는 디아스포라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2,000여만에 이르는 해외거주 인도인을 적극 끌어 앉는 정책을 취한 것. 그 결과 해외 인도인의 본국 송금은 1995년 이후 두 배로 늘어나면서 인도 경제성장의 밑거름이 된 것이다.
그뿐이 아니다. 활발한 인적교류와 함께 트랜스내셔널은 경제성장의 엔진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정부가 이중국적 허용범위를 당초 계획보다 확대하는 방향으로 국적법 개정을 추진 중이라고 한다. 그동안 극히 제한적으로 복수국적을 인정하는 내용의 국적법 개정안을 마련했으나 그 허용범위를 늘이는 방향으로 개정안을 다시 손질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환영할 조치로, 기왕 손질을 하는 마당에 보다 대폭적이고 전향적인 방향으로 국적법 개정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이중국적을 허용하고 있는 나라가 100개가 넘는다. 이중국적 제도는 세계의 보편적 추세다. 게다가 700만이 넘는 코리안 트랜스내셔널은 초국적 사회 자본을 지닌 아주 귀중한 인적자산이어서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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