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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ssangkall

하나, “이거 밑지고 파는 거예요~” 하는 장사꾼의 말.
둘, “나 절대 시집 안갈래요~” 하는 노처녀의 말.
셋, “내가 너무 오래 살았어, 빨리 죽어야지~” 하는 노인의 말.

옛부터, 이상을 가리켜서 뻔한(보지 않아도 비데오인) 삼대(세가지) 거짓말이라고 했다고 하는데, 사실상 아무도 믿어주지 않을 이런 뻔한 거짓말을 왜 했을까? 왜 해야만 했을까?를 생각해 보는 것은, 많은 재미가 있을 것 같다.

우선, “이거 밑지고 파는 거예요~” 하는 장사꾼은 손해보면서 판다고 속여서라고 많이 팔고 싶은 욕심에서 그렇게 말하는 것이리라 보고, “나 절대 시집 안갈래요~” 하는 노처녀는 나이가 먹도록 시집을 못간 자신의 자존심을 좀 세우면서, 시집가고 싶은 욕망을 은근히 드러내는 경우일 것이며, “내가 너무 오래 살았어, 빨리 죽어야지~” 하는 노인은 나이들어 세상을 하직할 때가 되었음을 느끼면서도 오래 오래 살고 싶은 충동을 반대로 표현하는 늙은 망아지 콩달라고 흥얼거리는 소리로 들린다.

진짜 손해 보고 어쩔 수 없이 팔아야 하기에 헐값에 파는 장사꾼은 아무소리 없이 그냥 팔것이고, 손님이 오히려 “왜 이렇게 싸게 파세요~ 이렇게 파셔도 되요?” 하고 물어볼 것 같으면, 행복하지 않는 미소를 지으면서도 “그래도 남아요~” 할 것이고, 진정으로 시집을 가지 않으려는 노처녀는 누가 “시집 안가느냐?” 고 물으면, “적당한 남자 있으면 소개 시켜 주세요~” 하면서도 절대로 선은 보지 않을 것이고, 정말로 죽기를 소원하는 노인은 누가 “오래 오래 사셔야지요!” 라고 할 것 같으면, 그냥 “그래~ 고맙구나!” 하다가, 그냥 슬그머니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최후를 맞이 할 것이다. 막대 사탕이나 한개 입에 물고~

이 쌍칼은 옛날에는 솔직하게 말하는 습관이 없었는데, 언젠가 부터 그냥 솔직하게 말하는 버릇이 생겼다. 아마 ‘정아’ 라는 여자애가 뭐~ 지금은 애라고 부르기에는 좀 그러하나 아무튼 그 ‘정아’가 세상을 떠나 고 난 후인 것 같다. 그렇다고 무슨 엄청난 사연이 있는 것은 아니고… 같은 서클에서 활동했고, 그때는 누구나 그랬듯이~ 명동이나, 종로 뒷골목, 신촌 로타리, 등등… 여기 그리고 저기… 7~8명씩 떼지어서 동동주 집에 앉아 개똥철학도 ㅋ … 등등 … 참으로 많이 돌아 다녔는데, 그녀는 그들 중에 한 후배였다.

많이 친해져서 집에 바래다 주기도 했고, 그녀의 남동생 방에서 잘 때도 있었고, 우리집에 와서 내 누이와 함께 자고 가기도 할 정도로 가까 왔는데… 어느날 그 집안이 모두 카나다로 이민을 가게 되었고, 그 집 어르신들께서 원하면 ‘정아’도 좋다 하니, 우리 집에 남겨두고 갈 수고 있고, 일단 들어 갔다가 날씨가 풀리면 다시 나와서 결혼을 해도 좋다고 하셨는데 - 나는 마음은 굴뚝 같았지만 왜 그랬는지 말은 생각과 다르게 나왔었다. 그것도 여러번…

그 후 몇해가 지나, 우연히 지인을 통해 ‘정아’의 소식을 듣게 되었는데, 카나다에 가서도 적응을 잘 못하고, 입버릇 처럼~ 한국에 날 보러 가고 싶다고 하다가 어느날 교통사고로 세상을 떴다는 것이었다. 마지막까지 내 이름을 부르면서.... 그 소식을 접하고 많이 울었다, 그리고 왜 그때 솔직히 좋다고 말하지 못했는지를 많이 후회했고… 지금까지 혼자 살고 있다.

그래서, 나는 생각하는 것이나 원하는 것을 솔직히 바로 얘기 하는 습관을 중요시 한다.

-쌍칼-

2016-09-08 17:23:53
► 이 글에 대한 독자들의 의견
3   ssangkall [ 2016-09-08 17:36:03 ] 

장지와 장례날짜가 어찌 됩니까?

2   jblclimm [ 2016-09-08 17:33:50 ] 

쌍칼님~~~! 샹하이박 선생님께서 돌아 갔답니다... 같이 장레식에 참석하고 쌍칼님하고 조우도 했으면 합니다만. 어떻습니까?

1   McGolli [ 2016-09-08 17:27:48 ] 

good pos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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