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피니언
Los Angeles
열린 마당
제목 장님과 귀먹이리가 함께 살면
작성자 zenilvana

장님은 눈이 멀었으나 잘 듣고 귀먹어리는 듣지를 못하나 잘 본다. 이 두 사람이 함께 살면 어떻게 의사소통을 하며 살 것 같이 생각되시오?

그것이 오늘 아침의 내 질문이다.

장님은 '보나 마나' 다른 4가지의 감각들, 즉 촉각 미각 청각 후각으로 바깥세상을 탐지하면서 자기의 생각을 상대에게 전할 것이다.

귀먹어리는 설혹 듣지는 못하지만 보는 것, 만지는 것, 맛을 보는 것, 냄세 맡는 신경들을 최대로 활용하여 그런대로 세상에서 돌아가는 일들을 알아차린다.

불이 났다고 하자. 뜨거운 것은 감각기관에서 하는 일이라서 이 두 불체자들은 즉각 피신하여야 한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벙어리는 장님을 인도하여 안전한 곳으로 안내하리라.

식당에서 메뉴를 들여다 보고 귀먹어리가 음식을 주문했다고 하자. 장님은 어떤 모양의 것인지는 모르나 냄새로, 그리고 맛을 보고 과연 좋은 음식을 먹는고나 알게 되겠지.

두 사람이 길을 건넌다 하자. 장님이 달려오는 차가 있는가 없는가를 확인하고 벙어리를 도와서 피해를 면하게 함은 말할 것도 없다.

만일에 장님이 어떤 여자를 사랑했다고 칩시다. 장님이 그 여자를 어틋하게찾게 되는 동기가 어떻게 처음 시작됐을까... 그 여자의 목소리였겠오, 아니면 몸내였겠오. 장님은 뭐든지 만져봐야 그 형체를 짐작하겠지. 그런데 좋아하는 여성을 생면도 못해본 처지에 여기저기를 만저보자고 덤빌 수는 없다.

벙어리는 비록 말은 못하나 어떤 얼굴이 예쁜 가를 알아보는 시각이 있어서 첫눈에 반할 능력이 있으나, 그렇다고 그 여자에게 사랑을 호소할 방법이 없다. 소위 손짓 발짓이란 것으로 자기의 애틋한 감정을 전하긴 해야 하겠는데 여자가 어찌 그것을 쉽게 알아차리겠는가?

참으로 답답한 일이 아니겠오?

글이란 것을 쓰면서 독자들에게 뭔가 의미있는 뜻을 전하고자 하는 일이 이처럼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인터네트 공간에서 말이다. 보이지 않는 가상의 어떤 이들을 연상해서 그들에게 적합한 말과 뜻을 표현해야 하는데... 어디에다 촛점을 맞추어야 합네까요? 이르러 '삔또'가 맞지 않는 일은 茶飯事(다반사)가 될 것이고, 잘못하면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多分(다분)하지 않을 수 없다.

요즘이 전자의 글로벌시대를 우리가 산다. 장님이라도 점자를 이용한 좌판을 사용하면 장님이라도 자기가 상상한 글을 인터넽에 올릴 수가 있을 것이다. 그런 것이 정말 있는지는 모르지만. 벙어리의 경우에는 비록 음성으로 남에게 전하지는 못하지만 손가락을 움직여서 자기 의사를 발표한다면 그것이 정상인이 쓴 글인지 아닌지를 어찌 알아차리겠는가?

문제는 무슨 생각을 어떻게 전하는가 하는 것이다. 본것이 없으니...그럴 수 밖에 없겠지만,다시 말해서 남의 글을 읽은 적이 없으니 내용이 유치할 수 밖에 없을 것이고, 듣고 말해본 적이 없으니 남이 어떻게 의사전달을 하는가를 짐작할 여지가 없을 것이다.

그저 구경이나 해야겠는데, 장님이 어떻게 구경이란 것을 할 것이며 벙어리가 어찌 남의 말을 듣고 이해할 것인가? 하물며 멀쩡한 사람들이 이 지경에 자신을 처넣고는 정상인들의 말을 헛소리라고 찧고 빻고 해서야 쓰겄오? 우선 자신이 보고 생각하고 또한 글로써 자신을 나타내보지 않고서는 장님과 벙어리로 일생을 살어야 하것지를.

禪涅槃

2016-04-25 08:11:04
► 이 글에 대한 독자들의 의견
3   zenilvana [ 2016-04-26 06:48:26 ] 

Dear Deborah9;

You seem to be in the philosophical mood. To me it appears for you to be matured in thinking for your own sake.

2   deborah9 [ 2016-04-26 03:13:30 ] 

I was going to share the dream I had a few years ago, but still I remember vividly to overcome the fear of the death, but I changed my mind.

1   deborah9 [ 2016-04-26 03:07:18 ] 

Hi Zen, it took me a day to understand what you are trying to say, and I am not sure if I get it right. Just reading the title, stress! I prefer not give myself unnessary stress as possible as I can. I believe, the moment one realized the problem, blind or mute, or what ever it might be, the problems are 80% solved. The real problem is, we are not aware the fact we do have problems. I put effort to understand, but it hit my threshhold, and I am out of control. I need to grow up...there is no other way to overcome the situation, but let it be. I must say you are right about the level of the readers this site. For many weeks, they just read with no expression of how they think. You have right to stop to write Zen, and I have the right to respond to. It is sad ...

로그인 해주세요!
전자신문
주간운세
시민권 취득 예상문제
운전면허 예상문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