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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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s Angeles
열린 마당
제목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일
작성자 ssangkall

그러나 가끔 기억 나는 일들이, 이 쌍칼에게는 좀 있는데, 그중에 하나가…. 아마도 1985~6년 여름 쯤으로 기억된다.

그 때 남가주 어디에서 조그만 가게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하도 권총 강도들이 들끓어서, 항상 총기를 소지했던 기억이 있다. 9밀리는 캐쉬대 밑에, 357은 창고 안에, 38 스페셜은 주머니나 바지춤 속에, 그리고 380은 왼쪽 발목에 차고 일을 하였다.

어느날 저녁 창고에서 물건 정리를 하다가 수상한 잡음이 들려서 일단 357을 꺼내 들고 캐쉬대 쪽을 보았더니, 하~ 검은 빨개이 하나가 38 리벌버로 캐쉬어를 겁박을 하고 있었다. 창고 문 뒤에서 은빛 찬란한 357을 보이며, “not today my friend - ”라고 외침과 동시에, 캐쉬어 에게 “give money to him-“ 하자~ 이 빨개이 친구가 번쩍이는 357 매그넘을 보더니, 혼비백산하여 돈도 안챙기고 도망쳐서, 경찰을 불렀다.

지금 기억으로는 XX 피디 00디뷔젼이었던 것 같다. 아무튼 경찰이 왔고, 이래~ 저래~ 상황 설명을 하였더니 리포트를 작성 해 주고 가면서, 당분간 권총을 갖고 출퇴근 하는 것이 좋겠다고 하면서, 운전중에는 운전석 시트 밑에 어떻게 놓고 어쩌고~, 집에 갈때는 매일 같은 길로 가지 말고 저쩌고~, 만일 누가 따라 오거나 집앞에 건맨이 기다리고 있을 경우에는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장황하게 총기 교육을 시켜 주고 갔다.

별다른 상황이 발생되지 않았지만, 기억나는 두 마디가 지금도 생생한데, 침입자가 있을 시에는 “가슴에 두발 머리에 한발로 확실하게 끝을 보라”, “만일 내 마당 바깥 쪽으로 쓰러지면 안쪽으로 끌어다 놔라” 였다.

만일의 경우에는, 한국식으로 그냥 생명에는 지장이 없게 해서 체포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차라, 처음에는 참으로 매정하고 너무 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미국의 사회 구조나 법적 문제를 나중에 이해 하게 되었다. 아무튼 별 일 없이 한 달 정도 지났는데, 그 경찰관이 다시 와서 묻길래 별일이 일어 나지 않았음을 말하자, 그가 “이제는 총을 가지고 다니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고 하였고, 그 일이 인연이 되어 수년동안 가끔 바베큐 파티에도 초대하고 했던 기억이 있다.

세월이 흘러 한국에서 이중국적을 허락한다하여 취득해서 여권을 두개 갖고 왔다 갔다 하면서, 은퇴는 했지만 할일? 이 많아 한가롭게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다.

누가 권총 얘기를 꺼내서, 문득 생각이 나는 그 때를 그려 보았다.
좋은 하루들 보내시기 바랍니다.

-쌍칼-

2017-01-19 07:59:37
► 이 글에 대한 독자들의 의견
1   alexander [ 2017-01-19 09:01:52 ] 

다운타운 특히 흑인동내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은 총기소지가 필수겠지요.
참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총으로 큰 나라 미국인데 총기를 없엔다는것도
불가능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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