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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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비 내리는 오후의 단상
작성자 bibliatell

5년 이상 가뭄으로 말라붙었던 켈리포니아에 이토록 많은 비를 부어 주시니 감사가 절로 나온다.

시에라 산맥에는 8M가 넘는 눈도 주시고. 지금 쯤은 10M도 넘었겠지요? 한국 강원도에 이제 30정도 왔는데 폭설이니, 꼼짝을 못한다느니 아우성인데...진짜 8-10M가 맞나? 진짜 이렇게 올 수가 있는건가?

작년에 많은 비가 올 것이라고 과학은 지껄였지만 왠걸 비웃기라도 하시듯 전혀 예상하지도 못한 때에 부어주시고 계신다. 북쪽은 엄청난 눈과 비, 남쪽은 많은 비...

화장실 가서도 볼일 보고 물을 내리지 못하고 아내가 볼일을 볼까 싶어 소리를 지르며 확인하던 일이 바로 한 달 전? 노랗게 타들어 가던 잔디를 보며 이웃집 잔디는 노란지 파란지 비교해 가며, 눈치 보며 찔끔찔끔 호수로 물을 뿌리던 것이 얹그제, 채소/과일 씻은 물을 버리지 못하고 밖에 나가 화초에 뿌리며 하늘에 계신분께 투덜대던 것이 정말 바로 한 달 전이다.

물을 아끼고 또 아끼고 썼는데도 혹시 고지서에 벌금이라도 나왔을까봐 가슴 졸이며 고지서를 뜯어 보던 때가 바로 한달 전이다.

제아무리 고도의 과학이 춤을 추고 있다 해도 비라는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면 믿는 자든 믿지 않는 자든 살 수가 없고 우주 만물이 말라 비틀어지고 죽을 수 밖에 없는....

오늘은 트럼프라는 45대 미국 대통령 취임식이 있었다. 오바마나 트럼프나 그 인물들은 둘째 치고 멋있게 정권이 이양되고 권력이 이양되는 것을 보니 얼마나 멋있던지 눈물이 앞을 가렸다.

먼저 전임 부통령 부부가 후임 부통령 부부의 환송 속에 대기 중인 리무진을 타고 기차역으로 떠나 고향인 달라웨어로 갔다. 전임 대통령 부부가 후임 대통령 부부의 환송 속에서 공군1호기 헬리콥터를 타고 창공을 향해 날아 오르더니 어디론가 멀리 사라지는데 그 장면을 끝까지 보여주며 뉴스 앵커가 말한다,

"IT IS A SCENE OF SYMBOLIC TRANSITION OF POWER"

여러분들은 지금 정권(권력)이양의 상징적 장면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현실상황이 오버랩되면서 정말, 이토록 멋있는 장면을 목격하니 울컥하는 마음을 숨길 수가 없었다.

젠장,오늘 새벽에도 만명에 가까운 문화 예술인들이 가진 표현의 자유를, 사상의 자유를 억압하고 말살한 김XX와 그의 수하인 조XX 장관이 구속되고...그 윗사람은 손발이 묶여 있고, 경제는 엉망이고, 국민들의 가슴은 타들어가고....


두 가지 상황을 동시에 접하는 우리들의 마음이 정말로 반신불수라도 된 사람처럼 꼬라지가 말이 아니다.


비를 많이 주시는 것으로나 위로를 받으며...


비내리는 오후의 단상이었습니다.

2017-01-20 13:37:16
► 이 글에 대한 독자들의 의견
1   samgyupsal [ 2017-01-20 16:34:16 ] 

수필같은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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