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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목을 치는데도 뇌물을 요하는 나라
작성자 zenilvana

조선시대에 가장 유행했던 慘首(참수)란 목을 잘라서 목수을 끊는 형벌이다. 이런 사형제도에서 "피를 봐야 한다"는 속된 말이 탄생한 것이나 아닌지. 얼마 멀지 않은 대원군 시절에서 거슬러 올라가면 세조가 득세하기 위한 방편으로 사육신들을 새남터에서 죽여서 흑석동 한강 변에 그 시신을 뭍었다.

그 사형장에서 칼잡이가 칼춤을 추면서 죄수를 뱅뱅돌면 가족들이 칼잡이한테 엽전을 많이 뿌리면 뿌릴수록 빨리 목을 잘랐다고 한다. 이왕지사 죽는 바에는 되도록 속히 천국으로 가야 할테고 애간장을 태우는 유족들도 그래 희망한다는 이바구 같은데...

그 참수쟁이가 쌍칼을 휘두르며 죽을 사람을 겁주어서 혼을 빼서 혼백이 떠날 바엔 정신이 혼란한 최면상태를 만들려고 그리했다 칩시다. 말하자면 무슨 죄인지 모르나 그 일꾼 나름대로 '사랑의 정신'이 발동했다고도 해석된다. 한국사람들이 꼭 예수를 믿어야만 그런 이웃사랑이 나오는 것 만은 아니지 않은가?

거기에도 청부업자를 고용했는지, 아니면 나라에서 녹을 먹는 말단 공무원이 했는지 알 수가 없다. 한국의 현 실정에서 볼 적에 군말 더 할 것 없이 포도청에 속한 어떤 관리랄지, 형무소 소속의 전문부서의 소관이었을 거다.

능지처참이란 형벌도 있었다. 사람의 팔과 다리를 황소 4마리가 끌어서 갈기갈기 찢어놓는 방법도 있었다고 하더군. 너무나 처참해서 였는지 구경꾼이 드물어서 였는지 경제학에서 말하는 수요와 공급의 비효율성에서 그만두지 않았나 한다만, nobody knows.

이러한 잔인무도한 처형이 필요했던 이유는 최대한 공포를 발휘하려는 광고효과에 있었던 것일 게다. 당시에도 Facebook이 갑부되는 비결을 알았다고 봐주어야 할지. 누구든지 나랏님의 뜻에 어긋나면 그처럼 골로 간다는 광고판을 목에 걸렸다. 그리하고 일단 도성을 한바퀴 돌리고 나서 그같이 죄인을 처리했다. 구경꾼을 되도록 많이 모집해서 일벌백계(一罰百戒)로 다시는 그런 짓을 하지 말라는 건데...

참고: 한 사람을 벌주어 백 사람을 경계한다는 뜻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하여 본보기로 한 사람에게 엄한 처벌을 하는 일을 이르는 말-네이버 사전

그 죄라는 것이 대부분 당파싸움에서 비롯된 질시, 모함, 참소 등등의 의견차이에서 생기던 일이었다. 요새 말로 사상범에 해당한다. 그것을 더욱 쉽게 풀이하면 촛불을 든 사람과 태극기를 날리는 격차랄까, 뭐 그런 이해관계에서 비롯된 일이었다.

왜 이런 짓을 했는가?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인구는 점점 늘어가는데 "한번 해병이면 영원히 해병이다"에서 제한된 좁은 땅에 양반들이 살기가 불편해진 겁니다요. 그러니 자리를 좀 내어달라 그건데, 별 구실이 없다 보니 엉뚱하게 '왕조를 뒤집으려는 흉계'를 꾸몄다~... 이거 말이나 됩니까? 당시에는 양초도 없었고, 더 더구나 태극기도 없었지 않았오?

농경사회를 떠나서 산업경제로 들어선지 70여년에는 땅마지기가 아니라 딸라를 얼마나 가졌는가, 그게 중요해졌고 애비 잘 만나서 엄청난 부를 어떻게 세금 않내고 내꺼로 만드느냐 하는게 이슈가 되는 겁니다. 당연히 상속세를 내야 하겠지요? 그래야 하층 노동자들도 상 아래의 고물을 얻어먹을 수가 있겠는데...그런 것은 '죽여도' 할 수 없다네.

왜냐? 富(부)를 일구는 것이 중요하지 느그들 하치는 내 시키는 대로 하라요, 군소리 집어치우고~가 재벌의 입장이고 "네 죄를 알렸다"고 곤장 몇대를 때리면 이들의 돈이 술술 관료들 주머니에 들어오는데 궂이 없는 넘들에 신경 쓸 이유가 없다는 거라.

쥐어짜 봤자지비. 그 넘아들에게서 나올게 뭐람. 땀방울이나 핏방울 밖에 더 나오가시오? 나라를 통채로 김정은이의 뱃대기에다 집어넣겠다고 으름짱을 놓으면 그만인 것을. 금마의 뱃속이 빨갛튼 노랗턴 내야 몰라라 하면 만사가 OK가 아닌가벼.

이런 환장할 일이 있나? 이럴 때는 촛불을 들고 나올 것이 아니라 모두들 쌍칼을 휘둘려야 하는데 갑짜기 어드메에 쌍칼이 아니라 단 한자루의 칼도 없지 않은가? 혹시나 쌍칼 전문인에게 물어 보면 무슨 묘수가 나오지 않을까? "어떻게 죽여주냐" 는 어휘가 그처럼 찬란하게 발달한 이유가 그같은 역사적 전통에서 나온 말이다.

시젯 사람들은 말만 앞세우고 휘둘러야 할 칼은 몰라하니 답답하다는 거지. 모두들 '모름쇠'로 돌변해서 '나 몰라라' 하는 판이라서 선대들의 피를 다시 한번 보여 드려? 참수가 되던 능치처참이 되던...이번엔 와이료 없기다. 알가시요? 그래서 민주사회가 좋다는 말쌈이외다. 그것이 절라도 광주에서 보여젔던 말았던 그거야 내가 알바 아니고...

禪涅槃

2017-02-22 06:4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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