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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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제목만 보고도 내용을 다 아는 천재들
작성자 zenilvana

오래 전에 서울에 사는 내 고교동창은 어쩌다 자기 이메일 창고를 열어보고는 제목이 괜찮은 것만 읽고 남어지는 삭제해 버린다고 하더군. 얼마나 자주 첵크하는지는 모르나 한번 열어보면 100여개가 모여있다고 했다.

임마가 남이 보낸 메세지를 가치없이 취급하는 것도 알아볼 쪼인데 일단 열어보고 나서도 "제목만 쭈욱 흟어보고 괜찮게 보이는 것만 골라 읽어본다고 해서 무시기 제목이 이런 친구의 눈을 끄는 가를 알아보고 싶어지더군. 하지만 금마가 좋아 함직한 이런 거가 아닐까 대략 감이 가더라구요. 이 친구 말이, 자기는 긴 글을 읽기 싫어하고 더구나 논설 쪼의 이론적이라고 할까, 골치가 아픈 것은 질색이라고.

실상 그런 대갈통 뻐개지는 것이 대략 뭔지를 모르나 금마에게 재미상스러운 것이 뭘까를 생각해봤다. 개략적으로 짚어보자 하면 자기의 정신수준, 즉 교양정도나 그에 맞는 관심사가 아닐까? 이 친구는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컴퓨타 '푸로그램'에 뛰어들어서 그런 용역사업을 줄곧 해오다 얼마 전에 은퇴했다. 돈도 꽤 벌었지 않았나 한다. 겨울에는 미국의 L.A.의 아들넘 집에 와서 몇개월 사는 모양인데, 그 아들의 집까지 사주었다니 그래 짐작하는 거다.

한국에서 알아주는 지성인이 아니라면 핏대를 올리겠지만 금마만 그러는게 아닌 거라. 어떻게 아느냐구요? 남어지 한국의 고등교육 받은 동창들에게 지난 수년동안 내가 이메일을 보내주어 왔으나 그 친구들 중에서 자기의 생각을 글로 써주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다. 기껏해야 두어 줄 인삿말이나 그에 준하는 글줄을, 그것도 어쩌다가 보내왔던 바라 결국 고교동창이나 대학동창들의 생각성에서 앞에 말한 "골라 읽기"의 영역을 크게 넘지 못하지를.

그런데 임마들이 뻔질나케 보수파라 할까, 태극기 날리는 쪽의 글을 수년동안 뻔질나케 내개 보내주었다. 조갑제, 김동인, 김대중, 추아무개 언론인,.. 정체불명의 수많은 보수애국자들의 아우성을 펌해서 이게 바로 한국이 가야 할 길이라는 거였다. 원래 관심이 없었던 나로서는 하도 많이 보내주는 얘기라서 '거기서 거기'인 천편일률적으로 빨갱이들이 설처서 나라가 망하기 직전에 와있다는 거다.

그렇게 기가 차면 그 많은 정당 중의 어느 하나에 들어가서 썩어문들어진 구쾌의원들의 생각일랑 바꿔봐야 할게 아닌가베. 쓰레기통에 처넣어왔다. 그런데 말씀이야, 이즈막에는 완전히 적막강산으로 변해서 아뭇 소리없이 조용하다. 왜? 내가 조목조목 촛불의 시위가 못 사는 사람들의 불꽃이다 하는 논리를 폈던 데에서 임마들이 반감을 샀는지... 아니면 그럴듯 하게 받아드렸는지...물론 내 말을 들을만 하게 머리가 만만하지 않을 것을 내가 모를 리없지. 굳어진 호박을 걷어차면 내 발만 아프지를. 톱으로 쓸어도 뽀개질까 말까 하는 판인데...

나는 고교웹페지와 대학동창들 웹페지에 같은 글을 올린다. 재미있는 일을 최근에 발견한다. 뭐냐 하면 고교동창의 것에서는 "쌍흐니 열당 슨상의 말쌈이 그라고 봉께로"란 글이 하루사이에 114회의 클릭수를 보여주고 있고, 한편 대학에서는 16편을 기록하고 있다.

제목으로 봐서 고답적으로 보이는 "혼자서 잘 먹고 잘 싸자는 게 문제라"도 같은 날에 대학동창에 올렸는데 고교생들의 모임에서는 20회인데 비하여 대학생들에서는 206회의 관심을 보여주었다. "그라고 봉께로"란 제목이 고교출신들에게 더 인기를 끌었고 대학출신들에서는 시시하게 받아들여 젔는가, 어째서? 이게 재미있는 현상이 아닙메?

무시기 결론을 내릴 수가 있다고 보십니까요? 무작위의 일간신문에서도 같은 현상이 두두러지게 나타나는 것을 무시할 수가 없읍네다. 사람들이 '대학을 나오면 다냐고' 하더만 교육수준 내지 사회상식에서 두 계층이 큰 차이를 보여주는 것은 뭐를 맣해줍니까? 고교출신이라고 해서 무식할 수 없고 대학출신이라고 해서 지성인이 될 수 없다고 하면 지나친 결론이 되는 건가요?

이번의 한국사태에서 박근혜, 최순실 그리고 이재용의 국정농단에서 소위 지성인이라면 뭐가 옳고 그른지를 판단할 능력이 의당 있어야 할 것 같은데 대갈통이 굳어진 축은 옛날의 영광에 매달려서 태극기만 들면 애국자인양 생각하는 모양인데..., 지금 한국이 당면한 엄연한 현실은 국가경제가 파탄에 빠지고 있는 것은 '나 몰라라'하고, 구관이 명관이다'케 쌋니 장래가 암담하다는 겁니다요.

살길이 막연한 젊은이들의 장래를 생각해서리 그들도 발 붙일 수 있도록 구세대가 큰 맘먹고 한 걸음 뒤로 물러나 주는 정신자세로 바꿔어주여야 하지 않을까 하는 겁니다. 중국, 일본, 그리고 미국이 호시탐탐 호랑이 눈으로 기회를 엿보고 있는데 낫살이나 먹은 사람들이 일보의 양보도 못하겠다니...그 장단에 놀아나던 말던, 내가 한심하다는 거지비.

禪涅槃
2017-02-27 11:18:35

2017-02-27 11: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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