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를 잘 지으려면 우선 씨가 좋아야 한다. 그리고 밭도 좋아야 한다. 이 두가지가 농사의 성패를 가름짓는 필요조건이다. 그러나 충분조건이 되질 않는다는 건 다 아는 사실이다.
사람농사에서 씨가 뭐겠오? 남자녀석이 품질이 좋아야 하긋지. 쭉정이는 처음부터 말이 않되고 그래도 알이 꽉꽉 차야 하지 않겠오? 그럼 똥똥하다고 해서 그 속알맹이가 반드시 좋다고는 할 수 없지비.
겉으로도 그럴듯 한데 속마저 좋은 알곡을 골라내려면 우짜 해야 좋을까? 추수할 적에 바람에 날려 봐서 곧 바로 떨어지는 것이라야 될 것이고, 그 이삭의 결실이 충실한 것이라야 알곡도 많이 떨어지겠지비.
그럼 밭은 뭐냐? 토양에도 좋은 것과 나쁜 것이 있다. 너무 진흙이여도 않되고, 모래땅이어도 않되고, 시젯 말로 유기질이 잘 섞인 것이라야 좋은 토질이라고 하지를. 유기질이란 한때 살아있던 것이 죽어서 썩은 잔존물이다.
이 두가지 만났다고 해서 좋은 열매를 맺는가? 그렇지가 않다. 거기엔 물이 반드시 있어야 함은 당연하고, 또한 햇빛이 충분히 내려쪼이는 곳이라야 한다. 음지라도 않되고 너무 물이 질적한 습지도 곤란하다.
사람농사라는게 이러한 필요조건이 잘 맞아떨어질 때 훌륭한 자식이 생성되다고 하겠다. 씨에 해당하는 애비가 좋은 밭에서 땀을 흠벅 흘려서 10달 만에 한 아들이나 딸을 얻는다. 그것이 인간농사다.
그러면 충분한가? 천만에다.
아이를 키우는 과정에서 애비가 애비노릇을 제대로 보여주어야 할 것이고, 에미는 자식의 뒷바라지를 잘 챙겨주어야 정신적인 안정을 확보하느니라. 애비가 허랑방탕 하던가 에미가 오냐오냐 지하는 대로 놔두면 버르장머리가 없겠지요?
애비는 가물에 물지게를 저주고, 비가 너무 내리면 물꼬를 타주여야 하겠지요. 내 말은 경제가 좋던 않좋던 돈을 잘 벌어와야 한다는 말이지요. 엄마는 어차피 가정을 지키는 존재지만 맨날 쇼핑이나 하고 저녁엔 TV에 매달린다면 그 자식이 공부에 전념하긋오?
누구 말로는 자식은 제 먹을 것을 타고 났으니 신경쓸 필요가 없다 합디다만, 그 생각은 예전에 진짜 농삿일에서 먹을 것을 구했으니 일손이 늘면 그렇게 좋다 말 할 수도 있었겠지. 그러나 지금은 아니지 않오. 직장이나 공장이나 뭔가 기술을 습득해서 독립해야 하겠는데...
결과적으로 학교도 제대로 들어가 주지 않으면 공업사회에서 낙오할 것은 뻔한 뻔짜라. 그걸 염려해서 지 애비가 엄청 돈을 들여서 좋은 학교로 밀어넣는다고 그 아이가 공부를 잘 하가씨오? 맨날 비데오 께임에 혹해서 늦게 자고 해가 중천에 떠오르면 알쪼지. 낙제생 밖에 더 됩니까?
부모가 충분조건을 다 맞추어 주었는데 이런 부량품이 나오는 이유가 나변에 있오, 아니면 저변에 있오이까...이런 거 혹 생각해보신 분 게 계시오니이까? 뭐라고 보시는지요. 물어보나 답변이란 거 나올 법 하지 않는 걸 내 잘 알지비.
요즘 젊은 부부의 '모또'는 "아이 氣(기) 죽이지 말아야 한다"는 철칙을 죽을 둥 말둥 지키는 데, 그게 바로된 생각이오? 아이새끼는 초장부터 고생을 시켜야 합네다. 그래야 "훗날에 그 같은 어려움을 더 격지 말아야지" 카는 결심을 먹게 되고, 된 넘은 스스로 제 앞을 쓰는 겁니다.
좋은 대학이라며 년 $10만불씩 써가문서 미국에 보내 본들 뭐하는지 아시오? 밤새도록 '께임'놀이를 하다가 낙제생으로 전락해서 지 애비가 여기저기 이 사람 저 사람 붙잡고 공부를 계속하는 길을 찾는다~ 그런 짓거리를 하더만. 그게 어찌 애비가 할 일인가? 급한 넘은 딴전을 부리는데...
다 부질없는 짓. 이제라도 늦지 않으니 제 갈길을 지가 찾아 가도록 방치해야 그나마 사람이 될까 말까 합네다. 그런데 한국의 부모 맘이 그래요? 어떻게 잘되도록 물떠놓고 손바닥이 닳토록 비벼 못들......한국경제도 매사 이런 거라는 거를 모두가 아셔야 할터인데 맨날 쌈지꺼리들만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