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피니언
Los Angeles
열린 마당
제목 박 서방의 횡설수설(좋은 글)
작성자 yu41p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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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마당엔 어떤 글이 좋은 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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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란?
어떤 글을 쓸 것인가 말이 그렇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우선 글제를 짓기도 어렵고 더욱이 그 글제를 풀어냄도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런데 이 글쓰기란 무엇을 의미할까를 생각해보고 글을 쓰는 게 순서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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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의미는
날마다 내가 쓴 글을 들여다봄은 변해가고 있는 나 자신을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아야 한다고 본다.
해서 자신의 글의 변화가 바로 나 자신의 변화로 본다.

이는 글의 변화만큼이나
변화되고 있는 나 자신의 진화의 한 과정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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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태어나서 성장하고 늙고
그리고 아주 멀리 떠나게 되는 것도 하나의 진화의 과정일진데
그 진화의 한 토막들을 우리는 글로써 나타낸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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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서 이 사람이 느끼는 좋은 글이란
언제나 진솔하게 어떤 상황을 잘 풀어낸 글
그리고 간결한 것이면 좋고
여기다 예의를 잃지 않으려는 흔적이 보인다면 더할 나위 없는 글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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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생각 없이,
예의는 전혀 무시된 체 장황하게 던져 올리는 식의 글은
집에 찾아온 객에게 정성이라곤 찾을 수 없는 대강 대강 차려 내어 놓는 밥상과 같지 않을까 비유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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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과 예가 곁들인 밥상을 옛날 얘기 하나로 보자.
옛날 어느 깊은 산골에 한 과객이 저녁상을 받고 보니
나물이 절반인 밥 한 그릇에 나물국그릇 하나가 전부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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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객은 배는 고프고 해서 맛있게 그 밥을 국에 말아 다 먹고 나서
잘 먹었다고 인사를 하니 주인 내외가 부끄러움을 감추지 못 하면서 달랑 밥 한 그릇에 반찬이라곤 나물국 하나인데 무슨 그런 말씀을 하시냐고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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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과객은 그 밥상을 받았을 때 그 상과 그릇이 얼마나 깨끗하게 닦아졌는지 그 정갈함이 너무나도 상상을 벗어나 속으론 정말 정성들인 밥상이구나 하고 주인 내외에게 고마움을 다시 한 번 느꼈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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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 날 아침 집을 떠나면서 주인에게 물었습니다.
“여기서 가장 귀한 게 무엇이요?” 하고 물으니
주인이 “소금”이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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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어젯밤 먹은 국을 생각해보니 조금 싱겁게 해서도 될 걸 적당히 그 귀한 소금을 넣어 간을 잘 맞춘 걸 보면 주인의 정성이 흠뻑 담겼음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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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서 정성과 예가 곁들이지 않은 글은
많이만 차리면 좋은 줄 아는 밥상과 마찬가지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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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좋은 글이란 위에서 든 예에다 한 마디 더 한다면
내가 가장 하고 싶은 말을 조리 있게 잘 풀어내고,
그 소재는 내가 잘 아는 것 등으로 하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적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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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지로 미사여구나 어려운 표현이나 적절치 않은 낱말의 인용은 오히려 좋은 글을 해치는 요인이 된다는 것 잊지 않으면 좋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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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은 아직도 글을 잘 쓸 줄 모르지만 잘 쓰려고 노력은 하고 있다.
여러분 중에 좋은 글이란 어떤 것인지 좋은 의견 주시면 배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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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시간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2017-03-23 19:34:40
► 이 글에 대한 독자들의 의견
2   dakshang [ 2017-03-24 05:29:00 ] 

간결하여 이해하기 쉬우며 감동의 여운이 남는 글이 좋은글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1   zenilvana [ 2017-03-23 20:03:51 ] 

내 살던 옛집 뒷마다엔 배나무가 여럿 있었다. 해마다 가을철에는 물이 줄줄 흐리고 손가락이 붙을 정도의 달고 새큼한 배를 많이 수확하곤 했다. 그럴 즈음에 입양아들을 위한 행사에 내 배를 보내주기를 여러해 거듭했다.

그처럼 귀한 배를 깍아서 미국아이들에게 내밀면 손도 대기를 싫어해서 맛이나 보라고 권해도 좀처럼 대들지를 않았다. 마찬가지로 글이란 것은 필자에게는 꿀같이 좋은 것이라도 제목만이던가 특정 집필가가 아닌 이상 거들떠 보지 않는 것이 예사다.

맛이란 것은 입이나 취향에 맞아야 '좋은 글이다'고 인정해준다. 다시 말해서 사람마다 다 다른 입맛이 있다 보니 모두에게 좋은 글이란 존재할 수가 없다. 글 자체에도 얼마나 다른 형태가 있는가? 일괄해서 좋은 글, 또는 그렇지 않은 것을 판별하니 못하는 걸로 나는 안다. 따라서 독자를 염두에 두고 글을 시도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 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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