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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人生無常 人生有常(인생무상 인생유상)
작성자 zenilvana

박근혜 전직 대통령이 마침내 구치소에 감금됨을 바라보고 온갓 감회가 서려온다. 당연하지 않겠는가? 한 때의 영광이 치욕으로 변하는 신세를 볼 적에 인간의 한 사람으로서 측은한 생각이 들지 않을 수가 없다.

사람이 한 세상을 살 적에 늘 좋을 수도 없고 항상 나쁜 일만 격는 것은 절대 아니더라. 웃는 날이 있으면 우는 날도 반드시 따른다. 그럴 적마다 기뻐했다가 또 슬퍼한다면 삶의 짜릿함을 맛본다고 볼 수가 있을까? 마치 溫湯(온탕)과 冷湯(냉탕)을 거듭하다 보면 그 온도의 변화에 민감해지지 않는 것과 같이 세상을 사는 데에서 체념이란 것을 경험한다. 오직 변화만 있을 뿐......

박근혜여사는 어떻게 보면 실상 행운아였다. 한국을 세계적 경제국가로 성공적으로 키운 대통령의 딸로 자라나서 그가 남긴 금력과 명예와 위광 속에서 한갑의 이르는 60년을 보내면서 필부필부들의 쓰고 단 맛을 본 적이 없었다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성년으로 들어서던 때에 졸지에 어머니를 잃었고, 또 몇년 후에 아버지 마저 세상을 등지면서 실상 人生無常을 가장 절실하게 느낄 수있었어야 마땅하다. 그런데 그녀는 그런 철학적 문제를 해결할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지를 않았던 모양이다. 왜 자신이 이런 불상사를 당해야 했는가? 그 질문을 의당 했었어야 했고, 누군가에게 물었어야 했고, 또 고금동서의 성현들이 뭐라고 답을 주었는가를 읽었어야 했다고 나는 본다.

그런데 문제는 최태민이라는 사기꾼에 말려들어서 부모의 인생관과는 너무나 다른세상을 새롭게 보고 거기에 심취해서 따른 결과가 그녀를 오늘의 불행길로 접어들게 만들었다. 바닥인생을 산 사람이 오직 터득한 것은 "목적을 위하여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거기에는 사회적 윤리, 인격의 도야, 깨끗한 명예, 정신적 도약, 등등의 고귀한 가치관이란 존재할 수가 없다. 오직 돈과 권력, 바로 그것이 전부였다. 한 마디로 이들 일가에게 이용당했던 것이다.

심지어 자신이 그런 하치인생들의 모략에 걸려들어 있었던 사실조차 몰랐던 것이다. 그것은 본인에게 불행이었고 비극의 씨앗이었다. 그녀가 살아온 옛 자취를 지난 몇달동안에 우리는 너무나도 자세하게 관찰할 기회가 있었고, 결과적으로 정의는 반드시 이긴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因果應報(인과응보) 事必歸正(사필귀정)이라 할까......

세상일은 늘 같을 수가 없다. 항상 변한다. 그것이 바로 人生無常이란 의미다. 누구나 다 아는 진실이다만 그것을 액면대로 받아들여서 현재에 고민하느냐 아니냐는 그 無常의 의미를 바로 알아치리는가, 아니면 못하는 가에 따라서 크게 달라진다. 옛날의 영광과 권위에 계속 매달려 있으면 불행한 삶을 계속 살 것이다. 그것을 佛家(불가)에서는 執着(집착)이라 부른다. 영어로는 attachment to something.

박여사같은 사람이 오직 이 여성 혼자만인가? 천만에. 석가모니에게 어떤 여인이 자식을 잃고 울부짓으며 그 해답을 구했을 적에 그가 대답한 것이 바로 이거였다. 마을로 돌아가서 당신같은 사람이 얼마나 많은 가를 살펴보라고... 실제로 그녀의 아버지, 박정희가 저지른 말 못할 짓을 일일이 다 거론할 필요가 없다. 우리가 너무나 잘 안다.

박여사도 보고 배운 것이 그러했다면 아버지의 뜻밖의 죽음과 자신의 현재 처지가 바로 그런 마음가짐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다. 왜냐? 자기만을 위한 "이에는 이, 눈에는 눈"의 이기적 동기가 불러오는 결과는 결국 같은 보복이 따르기 때문이다. 남을 아끼는, 다시 말해서 대통령으로서 국민을 사랑했다면 이런 본인과 국가에 불행을 초래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누구 말대로 박근혜 전 대통령은 희생양이다. 그녀가 희생됨으로 해서 한국의 만연돼온 정치인들의 부정과 경제계의 무능과 부패에 못을 박는 망칫소리를 울렸기 때문이다. 어디 이들 뿐이랴! 한국인들 거의 모두가 적당히 해먹다가 잡히면 죄인이고, 않잡히면 一身(일신)의 榮達(영달)로 여기는 풍조가 어찌 이상하다고 할 수 있는가?

내 동창넘 말대로 "다들 하는데 왜 나라고 못해..."라고. 법을 어겨서는 어느 누구도, 심지어 대통령도 벌을 받는 展示(전시)가 이번처럼 효과를 철저하게 국민들 뇌리에 박히게 한 경우가 없었다. 내 말은 현직에서 파면되고 또 감옥가고 한 경우로 볼적에......실제로 왕창 한넘들이 수두룩 닥상이었지만.

박여사가 감옥에서 길고 깊은 省察(성찰)을 거쳐서 無常의 쳇바퀴에서 有常의 涅槃(열반), 기독교적 復活(부활)을 체험할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꼭 돈, 권력 그리고 명예만이 전부가 아님을 奈落(나락)에 떨어져서야 비로서 알아차리는 것은 불행이라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지옥에서 헤매봐야 다시 살 길의 極樂(극락)을 찾게 되고 거기서 無常에서 有常으로 가는 지름길을 발견함은 진정한 행운이 아니겠는가?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ukvo8qQ1SOM

禪涅槃

2017-03-30 13: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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