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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宿命(숙명)과 運命(운명)
작성자 zenilvana

지금까지 같은 의미로 섞어서 써왔다. 차이가 있다면 宿이란 '잔다' 또는 '머무른다'를 뜻하고, 한편 運이란 '움직인다' 또는 '운전한다'로 이해한다. 물론 命은 목숨을 말한다. 앞의 것은 목숨이 머물러 있으나 뒷 것은 움직인다고 하겠다. 따라서 큰 차이가 있다.

한글사전이란 것, 제 나라의 말을 분명히 정리해놓은 것이 없고 고작 daum이니 위키백과가 위의 정도라서 영어사전을 찾아보았다. 宿命을 fate라 하고, 運命을 destiny라고 定義하는 곳이 많으나 아래의 둘을 골라봤다.

FATE:
The development of events outside a person's control, regarded as predetermined by a supernatural power.-Oxford Dictionary

DESTINY:
the particular state of a person or thing in the future, considered as resulting from earlier events. Destiny is the force that some people think controls what happens in the future, and which cannot be influenced by people.-Cambridge English Dictionary

대체로 숙명은 자기가 어찌 할 수없는 것이고, 자기가 뜻하면 바꿀 수 있는 것을 운명이라 말하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東-西洋이 같은 의견으로 풀이하고 있다.

왜 이것이 새삼 문제가 되는가? 살아온 현재가 정해진 수순에 따라서 이미 결정됐는가, 아니면 아직도 바꿀 수있는 여지가 있는가는 매우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한 인간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그 사회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도 같은 맥락에서 의미하는 바가 많기 때문이다.

요모냥 요꼴로 살아왔고 이래 저래 더 살다 죽을 것..... 그것이 알고 싶지 않오이까? 만일에 그것이 이미 결정된 宿命이라 한다면 말이요. 알지 못하는 데에 우리들의 애로가 있다. 그럼으로 "여호와의 뜻"이다, "Inshallah" (하나님의 뜻이라면) 또는 "하나님의 뜻"으로 돌리고 본인들은 스스로 손을 털고 말지를. 모르니까.

예로 부터 四柱八字가 우리 동양사람의 宿命을 정해주었다고 했고, 인도나 서양문화에서는 별자리를 보고 삶의 행로를 앞질러 정해주었다. 심지어 John Calvin이란 新敎운동가도 '에베소書 1장 4절을 인용하며 "곧 창세 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택하사 우리로 사랑 안에서 그 앞에 거룩하고 흠이 없게 하시려고...(Ephesians 1:4 For he chose us in him before the creation of the world to be holy and blameless in his sight. In love - New International Version (NIV) 소위 豫定說의 골짜를 들먹였었다. 장로교 교지에서는 쉬쉬하면서 덮어두고 있는 宿命論이다. 그런데 우리 한국의 목사님들 중엔 이것을 일부러 들춰내서 교인들에게 공갈치는 분들도 간혹있지만서도. 그 이유는 八字所關에 해당한다나?

宿命이냐, 運命이냐는 내겐 별 문제가 않된다. 왜냐? 運命이란 것에 매달려본들 숙명의 목적지에 거의 다 왔는 마당에서 어떻게 運身할 소지가 남아있지 않기 때문이다. 오직 긴 발자취만 남아있을 뿐이다. 그 과거가 설계됐던대로 전개됐던 것인가? 다시 살펴본들 천만의 말씀이다.

일찌기 어찌 펼쳐질 것인가를 점쟁이들에게 여러번 물어서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오늘 말하는 宿命 또는 FATE를 넘어서 運命으로 가는 구체적인 절차는 알지 못했던 거라. 다시 말해서 주어진 여건을 어떻게 잘 이용하는가 또는 어떤 목적의식을 가졌었는가는 전혀 알려고도 않았다.

그저 바람부는대로 물결치는대로 순간순간의 욕심과 짦은 생각에 따르다 보니 엉뚱한 곳에 도착하고 말았던 것이다. 그것이 과연 宿命의 길을 걸었다는 건가? '쇼펜하우어'의 말대로, "인생을 다 살고 돌아다 보니 <보이지 않는 손>이 나를 인도했더라"는 말을 드디어 이해했을 즈음에는 運命의 쓸모가 없어진 거라.

그 <보이지 않는 손>이란 뭐냐구? 인간적을 살려는 본능과 환경에 적응하는 인식과정의 싸움이라고 말 할수 있다. 요약하면 결과로 남겨진 잠재의식, 또는 無意識이다. 八字는 주워졌지만 그것을 운용하는 運命은 자기가 할수 있는 영역이라 말씀드렸다. 그것을 잘 control하는 역량은 자기 손에 달려있다. 단지 어떻게 언제 그것을 운전해 나가는 가는 각자의 기술에 따라 삶의 결과가 달라진다.

사회도 마찬가지다. 구성원의 의지가 어떠하냐? 만일에 한국사회가 개판이면 그 국민들의 의식수준이 너무 낮아서 자기의 주어진 악조건을 파악하지 못하고 각자가 자기들의 이익만을 추구해서는 좋은 사회 나아가서 국가가 번영할 수가 없으리라. 각성할 과제가 그들 앞에 던져저 있다. 올바른 투표로나 '댓글 폭탄'으로나 국민의 의지가 체제에 구현돼야 한다. 그래야 나라의 運命이 바뀐다.

禪涅槃

2017-06-02 08:11:20
► 이 글에 대한 독자들의 의견
1   plymouth1 [ 2017-06-02 12:59:34 ] 

zenilv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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