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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老子 曰, 속이 비어야 쓸모가 있다
작성자 zenilvana

老子는 道德經(도덕경)을 남긴 동양의 성현이다. 혹자는 孔子가 살았던 기원 전 500년대의 사람이었다고 한다. 오늘날까지 남아온 그의 책은 4가지의 판본으로 전해진다. 내가 아래에 인용한 글은 盧台俊 譯解(노태준 해역) '신역 道德經(노자), 55페지에 쓰여있는 문장이다.

"三十輻共一'곡'(수레바퀴통 곡) 當基無 有車之用(당기무 유차지용)... 고대漢字(한자)임으로 한글로 직접 해석하자면, "30개의 바퀴살이 한 바퀴통에 꽂혀 있으나 그 바퀴통의 빈것 때문에 수레의 유용성이 있는 것이며, 찰흙을 빚어서 그릇을 만드나 그 가운데를 비워야 그릇으로써 쓸모가 있고, 문과 창문을 비게해야 그 방안의 공간이 쓸데가 있다. 그러므로 有로써 이롭게 하는 것은 無로써 그 용도를 다하는 것이다."

중국문학에 대표적인 소설로 삼국지연의(삼국지), 수호지, 금병매 그리고 서유기가 전해진다. 西遊記(서유기)의 주인공은 삼장법사(三藏法師)인 현장(玄奘, 602년~664년)으로, 인도로 불경을 구하러 가던 행로에서 孫悟空(손오공)을 만난다. 그는 신출귀몰하는 재주꾼이었는데 西域(서역)을 향하면서 온갓 고초를 당하자(81 難) 현장법사를 보호하고, 귀국 길에 그의 비행능력으로 모두가 무사히 귀국한다는 이야기이다.

참고 1: 현장스님이 구하러 갔던 책은 金剛經(금강경)이었고, 그가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摩訶般若波羅蜜多心經), 즉 般若心經(반야심경)이란 260字로 요약된다. 절에서 중들이 목탁치며 읊는 것이 이것으로 "色卽是空(색즉시공) '空卽是色(공즉시색)'이란 구절이 유명하다.

여기서 孫悟空의 한자를 풀이해보면 孫이란 원숭이가 悟(깨닮음 오)에다 空(빌 공)이란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그렇게 한 이유는 이렇다. 그가 세상을 맘대로 날아다니면서 자신을 뽐내다가 어느날 벽에 부딪쳤다. 가만히 살펴보니 4개의 거대한 기둥들이 가로 막아 서있는 거라. 그 이유를 묻자하니 그 고승이 하는 말이 "너가 온갓 곳을 뒤집고 다녔으나 결국 부처의 손바닥 안에서 놀고 있었다"고. 드디어 자신이 별게아닌 것을 "깨닫고 마음을 비우게 되었다"는 거다.

이것이 바로 禪佛敎(선불교)의 空思想(공사상)이다. 아시다시피 佛敎는 인도의 석가모니의 가르침인데 어째서 道家(도가)의 생각으로 사파세계의 모든 것을 비었다고 하는고? 이것에 답을 찾자면 인도철학의 0 즉 zero의 개념을 이해해야 한다.

우리가 아는 숫자에는 원래 0라는 숫자가 없었다. 그러나 인도의 논리는 없는 것을 추려내고 또 제거해서 궁극적으로 남는 것이 진리라고 여겼기 때문에 "없는 것"을 숫자로써 zero라고 표기했던 것이 아라비아의 숫자에 0의개념이 도입되면서 오늘 날에 10진법으로 우리들 계산에 유용하게 쓰인다. 물론 로마의 숫자에도 zero는 존재치 않았다. 한편 二進法은 중국의 陰과 陽의 음양설을 독일의 수학자요 철학자인 Leibnitz가 창안한 것으로 오늘날의 커퓨타를 가능케한 사람이다.

참고 2: Leibniz (July 1, 1646 – November 14, 1716) was perhaps the first major European intellect to take a close interest in Chinese civilization, which he knew by corresponding with, and reading other works by, European Christian missionaries posted in China. He concluded that Europeans could learn much from the Confucian ethical tradition. He mulled over the possibility that the Chinese characters were an unwitting form of his universal characteristic. He noted with fascination how the I Ching hexagrams correspond to the binary numbers from 0 to 111111, and concluded that this mapping was evidence of major Chinese accomplishments in the sort of philosophical mathematics he admired. -Google의 Wikipedia에서-

불교의 zero가 곧 중국의 空이고 또한 虛(빌 허)로 변모하게 된 것이다. 골프를 치다 보면 "마음을 비워라"고 같이 치는 사람에게서 충고를 받는다. 나는 노래부르기로 독창을 자주했었는데, 잘 해보려고 목에 힘을 주다가 보면 욕심이 과해서 발성에만 전념하다가는 감정을 잘 표현하질 못한다. 음악이란 감정의 호소인데 마음이 복잡하면 제대로 된 정서를 전달하지 못한다.

문장기술법이란 책에서도 "잘 쓰려고 하질 말고 그저 생각나는대로 허심탄회하게 써야 좋은 글이 나온다"고 하더라. 자기가 뭐나 아는 것처럼 흉내를 내다 보면 진정한 자기의 것이 아닌 모조품만 나오지를. 오히려 無識(무식)한 표를 들어내기 마련이다. 세상의 모든 진리는 아주 쉽고 간단하다. 괜히 복잡다단하게 꾸미질 말라는 이바구 올시다.

禪涅槃

2017-06-19 11:5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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