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22일이니까 내일 모레가 6-25사변 67년째 돌이된다. 그래서 그런지 내 어렸을 적의 기억이 나서 한마디 남기려고 한다. 6-25사변 다음해인 1951년에 압록강까지 진격했던 한-미연합군이 중공군의 급작스런 공격으로 서울에 살던 우리가 소위 1-4후퇴로 대구로 피난갔었다.
기차지붕 위에 피난보따리로 둘러막고 3일을 걸려서 대구역에 내려 보니 반나체의 인민군 시체가 산같이 곳곳에 싸여있었다. 남산동 외갓집 친척집의 방 하나를 얻어서 시작한 피난생활이 해를 넘기며 대구역 가까운 시내로 이사하게 되었다. 당시의 내 나이는 만 열살이었다.
큰 길가로 중국 만두집을 발견하고 벼리고 벼르다가 없는 돈에 고기만두 한개를 사먹은 적이 있다. 단물이 찔금 흐르는 그 찐 만두를 얼마나 맛있게 먹었는지 이 늙은 나이에도 그 때의 맛을 잊지 못하고 살아오던 남어지 엊그제 아침에 눈이 떠지자 그 만두가 생각났다.
그간에 어머니와 내 처가 만두를 만들어 주었지 마는 좀처럼 그 중국집 만두맛이 거기에 없어서 늘 불만으로 생각해오다가 어제 내 손으로 그것을 빚어봐야 하겠다는 결심을 하고 youtube를 뒤지지 않았겠나.
알고보니 소가 문제였더군. 우리 집사람은 시집와서 내 어머니에게 배운 것이라, 늘 두부를 넣고 양파와 돼지고기를 버무린 것이었다만 중국식 만두는 돼지고기가 전부이고 간단한 양념이 태반이라 하는군.
내 집사람이 자기는 맛감각이 둔해서 음식 만드는 것을 되도록 피해왔던 차에 내가 만두를 만들어 볼작정이라니 쌍수로 환영하면서 하는 말이 "원래 chef, 즉 요리사가 많은 법이라는 거라. 나는 원래 냄새와 맛감각이 좋다고 추켜세우더군.
어쨌거나, 내가 이상하게 생각한 것은 어째서 주방장으로는 남자들을 처주는가? 늘 이상하게 생각했었다. 남자들이 여자들보다 그 맛감각에서 뛰어나서 그 방면에 대량으로 진출하지 않았겠는가?
그 말고 뭐가 더 있을까를 짚어보다가 혹시 인간도 동물이다 보니 동물의 세계에서 나타나는 현상과 매우 버금가는 후각의 발달에 기인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동물의 세계에서 암놈이 발정을 하면 암내를 발산한다. 곰이건, 고양이건, 늑대건, 사자건, 코끼리건......심지어 곤충의 세계에서도 같은 암놈홀몬으로 번식하지 않는가? 식물의 경우는 향기나 꿀로 대신하지만.
그 발정기간이라 할까 하는 냄새의 기간은 극히 짭은 고로 아무리 생식홀몬을 날려보내도 그것을 접하는 남성이 인근에 없으면 다음의 싸이클로 넘어간다. 그럴 염려가 없으려면 far and wide로 숫놈의 숫자가 많던가, 아니면 그 후각이 좀 처진 넘도 '운 좋게' 인근에 있으면 일이 잘 되지 않겠나 하는 거지. 후각이나 맛감각이나 사춘간이다 보니 둘이 한통속으로 봐야 하겠지비, 우짯거나.
그래서 사내들이 코의 냄새와 혓바닥이 발달하게 되지 않았을까? 여자가 남자의 숫내를 잘 맡는 것을 보거나 혹 경험한 적이 있오? 그래서 여자 요리사는 드물고 남자넘들이 음식세계에서 더 많이 설치게 되었다는 생각인데, 혹시 내 판단에 하자가 있어보이면 그 잘못을 지적해주시구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