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나흘째 連休(연휴)가 계속된다. 내 나이 30 전후에 늘 불평했던 바는 휴일이 너무 부족했던 것이다. 당시에는 당연히 토요일에도 일했었고, 심지어 일요일에도 돌아가며 회사를 지켰다. 도대체 텅비어있는 사무실을 지켜야 하는 이유가 뭔였는지?
도대체 노동자의 인권이랄까, 휴식을 허용하지 않는 사회부조리에 반발하다가 아예 토요일과 일요일을 연거퍼 쉬게 하는 미국으로 무작정 이민하고 말았다. 처음에는 좋았다. 처자식을 차에 싣고 여기 저기 못가본 데를 구경다니고......가볼 데가 점점 동이났고, 나이가 찾아들자 딸자식들이 저 갈 데로 다들 빠져나가는 시절이 도래했다.
그런지도 어언 20여년이 흘러간 이즈막에 아직도 계속된 휴일을 즐기는가? 천만에. 매일이 휴일이다 보니 놀고 먹는다는 팔자를 좋아해야 할지 말지 결코 즐겁지가 않다. 이번 처럼 내리 4일의 마지막인 7월 4일에 어서 7월 5일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린다. 그래야 내가 할 일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것이 뭐냐? 주식시장이 열리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아침 6:30에 장이 열린다. 월스트맅가 개장하는 시간이 9:30 AM이다 보니 3시간이 늦어진다. 대개 이 시간을 지루하게 기다리기 보다는 그 시간을 메꾸기 위하여 주식시장 정보를 살피기도 하고 열린마당에 글을 쓰는 것이 보통의 일이다.
어제 뉴욕에 사는 知人(지인)으로 부터 김형석 철학교수의 근황을 알리는 일문일답의 글을 받았다. 내가 知人이라 한 이유는 인터넽를 통하여 알게 된 서울공대 섬유과 출신이기 때문이다. 전에도 말했지만 동창들에게 자주 내 글을 보내주어 왔었는데 그 글들이 그쪽의 여러분들에게 돌려지는 모양이었다. 느닷없이 이 양반이 알은 척을 해와서 "누구시냐"고 물었지를.
김형석 교수님이 향년 98세이신데 아직도 전국을 돌면서 강연도 하고 책도 쓰고 하느라고 매우 바쁜 나날을 보내신다는 거다. 한 20여년 전에 뉴욕의 어느 교회에서 강연을 한다기에 2시간 이상을 내 처와 달려간 적이 있었다.
당시의 강연제목은 "세상에서 제일 강한 것이 뭐냐?"라는 것이었는데, 그가 젊었을 적에는 正義(정의)라고 생각했었으나 자기를 아껴준 목사님이 돌아가시며 남겨주신 金一封(금일봉)을 받고 나서 "사랑"이 으뜸인 것을 알았다는 요지였다. 이번의 전갈에서도 "어떻게 사는 것이 바른 것"인 가를 예를 들어서 설명하고 계신다.
뭐라고 하시는고 하니 "80세에 좀 쉬어봤는데 노는 게 더 힘들어"라고. 덛붙여 일부를 발췌해서, (원래 통채로 펌하는 것이 싫어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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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황금기는 60~75세
98세 철학자의 일과는 이렇다. 아침 6시에 일어나 밤 11시에 잔다. 하루 한 시간쯤 산책하며 강의나 원고를 머릿속으로 정리한다. 일주일에 세 번 수영장에 간다. 그는 “늙은 사람에겐 생활 자체가 운동을 동반하는 습관이어야 한다”며 “내 방은 2층이고 하루에도 몇 번씩 층층대를 오르내린다”고 했다.
―낮잠도 주무시나요?
“잠깐씩 잘 자요. 낼모레 충북 제천에 강의 갈 때는 차 안에서 계속 잘 겁니다. 나한테는 시간 버는 거예요. 일 많이 할 수 있는 습관이죠. 어떤 때는 버스에서도 졸다가 몇 정거장 지나서 내리고 그래요(웃음).”
―65세부터 노년기라고 하죠. 정신력은 여전한데 체력이 달리거나 반대로 몸은 건강한데 정신이 쇠하기 시작합니다. “나와 가까운 사람들은 그런 생각 버린 지 오랩니다. 사람은 성장하는 동안은 늙지 않아요. 저는 인생의 황금기는 60세부터 75세까지라고 믿고 있어요. 요사이도 60분 정도 강연은 서서 합니다. 우리 사회에는 일찍 성장을 포기하는 ‘늙은 젊은이들’이 너무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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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열당의 주전멤바가 60-75세로 여겨진다. 자신들이 지금 황금기에 들어와 살고 있는데, 혹시나 "늙은 젊은이들"이 아닌가요? 98세의 김형석 연세대 명예 철학교수님께서 우리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뜻을 잘 받들어 모심이 어떨지요? 맨날 남이 글이나 훔쳐올 생각일랑 버리고 뭔가 계속 성장하는 창조적인 삶으로 들어오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