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빨과 좌빨의 양립

결혼한 내가 완전 우빨인 마누라를 80% 좌빨로 만드는데 35년이 걸렸다. 세상이 이렇고 저렇고 한국정치 상황이 이렇고 저렇고, 누구는 이렇고 누구는 저렇고 목에 핏줄을 세워가며 목청을 돋울 때 피식 웃으면서 하는 말이,

“날 이해시키려 하지마, 난 아직 100% 좌빨 아니거든”

“???”

한국에 사는 내 동생도 완전 우빨일거라고 생각하고 어느날 슬쩍 떠봤더니 완전 좌빨이어서 반가웠다. 친한 친구를 통해 좌빨로 변했단다. 그러나 아직 자기 마누라는 20%정도 밖에 못바꾸었다네. 사돈 댁에 가면 완전 우빨 꼴통들이라 늘 답답한 가슴으로 돌아온다나.

딸이 둘 있는데 모두 출가했다. 한 놈은 아빠따라 좌빨인데 한 놈은 엄마따라 우빨이라네. 사위 중 한 놈은 아버지가 군인출신이라 당연 우빨이고 한 놈은 사회에 불만이 많은 완전 좌빨이고.

나도 딸이 둘 있는데, 한 녀석은 중도좌파적 경향이 강하고 한 녀석은 중도우파적 경향을 보인다.

교회도 재미있다. 선생을 따라 학생들이 닮아가고 교장을 따라 선생들이 닮아가듯이, 목사에 따라 교인들이 좀 다른 모습들을 보인다. 좌빨로 뭉친 교회들이 있는가 하면 완전 우빨로 뭉친 교회들도 있다. 회사내에도 나이에 따라 좌빨 우빨들이 갈라진다.

열당에도 우빨과 좌빨들이 존재하고 중도층들이 있어 좌우로 왔다갔다 하는 사람도 있다. 극우나 극좌파들도 있으나 늘 위험을 내포한다. 왜냐하면 욕설이나 도를넘는 표현들을 하기 때문이다.

건전한 우빨과 건전한 좌빨이 함께해야 건전한 사화를 이룬다고 본인은 강력히 주장한다. 우빨과 좌빨이 적당히 섞여있는 동생네 가족들은 너무나 행복한 가정들을 이루고 살기 때문이다. 단지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과연 건전한 좌빨이 무엇이며 건전한 우빨이 무엇인지 잘 알아야 하는 일이라고 본다.

건전한 보수를 넘어 수구 꼴통 극우 기득권으로 향하거나 건전한 진보를 넘어 투쟁적이며 동키호테식 극좌 타파주의로 향하는 것은 양립을 모른채 서로를 죽이는 일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