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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인터넽의 글은 대화냐 독백이냐?
작성자 zenilvana

對話(대화)에는 相對(상대)가 있고 獨白(독백)은 혼자 말한다. 相對란 말은 서로 마주한다는 뜻이다. 그가 누군가에 따라서 같은 인터넽의 글이라도 이메일의 글과 특정 '싸이트'(site)의 것과 구별된다.

얼마 전까지 개인끼리는 편지를 써왔고, 다수에게는 신문 잡지 광고 등의 출판물이 동원됐다. 전자통신의 혁명으로 인터넽가 등장한 이후로 전자편지의 형태로 친지들에게나 또는 불특정인에게 자신의 소식을 전할 수 있게 되었다.

전에 비하여 그 활동에 돈이 들지 않고 또한 전달되는 속도 역시 순간적이라서 매우 편리하다. 그런 이유로 글쓰는 기회가 참으로 많아졌고, 또한 독서랄까 남의 글을 읽는 기회가 많다. 이를 契機(계기)로 해서 대화든 독백이든 자신의 생각을 쉽게 전하고 받는 시대에 우리가 산다. 나의 경우는 20년 넘게 친구나 知人(지인)에게는 이메일로써, 동창회 웹싸이트나 언론매체의 독자들에게도 같은 글을 발표해왔다.

개인끼리의 이메일은 對話에 해당한다. 상대에게 보내고 수신인이 답해오니 서로 간의 通信(통신)이 아니겠는가? 그럼 동창회나 다른 웹싸트에 발표하는 수많은 글은 獨白이 되겠지. 상대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다. 누가 댓글을 달았으면 대화가 시작될 수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독자들은 자신의 의사를 나타내지 않는다. 내 고교 및 대학의 동창웹싸이트에도 같은 풍경이다. 따라서 대화라 할 수 없다. 몇십명에서 몇백명에게 나 혼자서 떠드는 꼴로 끝난다. 그래도 10여년을 계속해왔다.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 나 자신의 남아도는 시간을 잘 이용하여 내 삶을 생각있게 살고자 함이다.

그럼 동창 및 친구들에서는 어떠냐? "자신들의 글"을 보내준 적은 전혀 없었다. 대부분이 남의 글을 forwarding, 즉 "받아넘기는 것"들이 전부였다. 열당의 펌에 해당한다. 이들이 친구와의 對話가 아니라 선전물의 대상이라고 보는듯 한데 이를 食傷(식상)해하는 친구가 또 하나 있다.

친구들 사이에는 대화로만 소통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論旨(논지)다. 그 말에 一理(일리)가 있어서 나도 여러번 부탁했으나 무슨 이유인지 그 동창들과의 對話(?)는 펌이던 말던 그나마 끈겨진 상태에 있다. 구애않고 나는 내 글을 보내주었다. 이렇게 돼서 獨白해야 하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그런데 어제 재미있는 일이 벌어졌다. 對話論者(대화론자)가 "노무현이 풍선날리기를 중단한 장본인"이란 펌한 글이 'sick and tired' 에 해당하니 이런 것을 보내줄 량이면 이메일 수신인 명단에서 자기를 삭제해달라고. 아시다시피 나는 남의 것을 퍼오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해왔다. 단지 증거물을 제시해야 할 어제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 한 예로써 "김정은 고민 시장경제냐 독재유지냐?"는 글에 곁들린 (정작 어느 대통령이 막았는지 확인이 필요하다)는 添言(첨언)을 보충하고자 비판없이 남의 對談(대담)을 보냈었다.

이 친구와 그동안 개인적인 소식은 몇자 오갔으나 그가 "對話性(대화성)의 글"을 이메일 해준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그리고 "종교 및 정치적 의견은 친구끼리 삼가하자"는 주장을 한 적이 있다. "통일문제와 결부된 노무현" 云云(운운)은 다분히 정치적이다. 따라서 그가 흥분할 소지가 충분히 있고, 나 또한 본인이 원하는대로 더 이상 '對話의 글'을 보내지 않을 것이다. 단지 해명하는 것을 마지막으로...... 우리가 남이가?

나는 친구들에게 獨白하기를 원치 않는다. 그러나 對話던 아니던 그동안 상대해준 몇몇 친지들에게 疎通(소통)할 기회를 허락해준 友情(우정)을 감사한다. 공자는 五倫(오륜)에서 친구 간에는 信義(신의)가 있어야 한다 했고, 한편 新約(신약)은 제자들의 발을 씻고자 한 예수를 베드로가 극력 말리니 "네 발을 씻지 말라 하면 나와의 관계는 더 이상 지속될 수 없다"고 했다는군.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내가 하는 것을 네가 지금은 알지 못하나 이 후에는 알리라. 베드로가 이르되 내 발을 절대로 씻지 못하시리이다.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내가 너를 씻어 주지 아니하면 네가 나와 상관이 없느니라."> -요한 13장 7절과 8절- http://kcm.co.kr/bible/kor/joh13.html

禪涅槃

2017-09-19 04:38:37
► 이 글에 대한 독자들의 의견
2   zenilvana [ 2017-09-19 16:43:10 ] 

내용이 길어져서 본난의 "문장가를 꿈꾸면 펌하는 버릇을 버려라"는 제목으로 옮겼음을 알립니다.

1   dakshang [ 2017-09-19 06:31:41 ] 

그것보다 식당과 화장실을 구분 할 줄만알아도 좋겟습니다. 정신나간 뽕쟁이들이 글 마당 난무해도 관리자는 돈만 세는지 질서유지에 힘쓰지 않는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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