有(유)와 無(무)는 상대적이다. 色卽是空(색즉시공) 空卽是色(공즉시색)이란 말이다. 色이란 존재하는 萬物(만물)을 말하고, 空이란 텅비어 있는 虛(허)를 의미한다. 色이란 有가 있으니까 虛란 無가 있지 않겠는가? 따라서 이 둘의 개념은 상대적이다.
그러면 어느 정도로 차야 有하고, 또한 어느 정도 없어야 無하다 할 수 있을까? 보기에 따라서다. 知識의 정도로 한정할 경우에 많이 찬 사람을 有識한 사람이라고 부른다. 그가 덜된 인간으로 보이면 無識人으로 간주할 수 있을까?
博士(박사)란 모든 일을 넓게 정통하거나 숙달된 사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이라고 사전에서 정의하고 있다. 이것도 상대적이다. 세상의 모든 것을 다 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따라서 어떤 특정분야에서만 博士다.
오래 전의 일이다. 내 다니던 교회는 프린스톤대학이 인근에 있어서 한국에서 내로라 하는 교수들이 잠간씩 다녀가곤 했다. 어떤 분이 한국의 어느 대학에서 정치학 교수를 한다기에 나딴에는 뭘 좀 안다고 Plato의 Symposium이란 책에서 사람의 認識(인식)을 5분의 3을 知識(지식:knowledge)라 했고, 그 남어지 5분의 2를 意見(의견)이라 구분했다고 말했다.
그 젊은이가 비시시 웃더니 Symposium이 아니고 Republic이지요. 내가 어찌나 無顔(무안)했던지 낮을 붉히자니, "잠시 혼동하셨군요"라고 해서 경우 체면을 유지할 수가 있었다. 이래서 상대적이 되고 말았다. 그는 그 방면의 정통했고 나는 有識한 척 했을 뿐이다.
좀더 설명하자면 Knowledge는 "이해할 수 있는 영역"(Intelligible Realm)으로 그것의 다시 3/5는 "순수사고(pure thought)과 理性(이성:reason)으로 구분해서 그 전부를 형체(forms)라 명명했다. 그럼 意見, 즉 opinion은 어찌되나? "보이는 범주"(visible realm)로 그 3/5로 나눠서 3에 해당하는 것은 믿음(belief)로 하고, 그 남어지 2/5는 환상(illusion)으로 좌표를 설정했다. 이를 Plato's Line이라 부른다.봉
한편 孔子는 "배우기만 하고 생각을 않으면 얻는 것이 없고, 생각하기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험하다"고 말했는데 <즉 “學而不思則罔, 思而不學則殆.”-논어 제2爲政編(위정편)> Plato도 이와 비슷한 생각을 했던 것같다.
意見, 즉 opinion이 강한 사람은 믿음(belief)과 虛像(허상:illusion)에 주로 의존하고 知識(knowledge)의 세계인 '순수사고'(pure thought)과 理性的 論理(이성적 논리)를 등한시 해서 "현실을 왜곡하는 경향이 있다"고. (souls under this illusion lose touch with reality: 한마디로 뭐에 씌워 미쳤다.) -<The spiritual Universe> written by Fred Alan Wolf, Ph.D. 64페지에서 67페지까지를 참고했음-
결론적으로 有識하다는 것은 知識에 근거한 논리적 사고에 충실한 것을 말하고, 無識한 사람은 '생각만 하고 배우지 못해서 주로 믿음과 헛것에 매달려 현실을 바로 볼 수가 없다 하겠다. 따라서 횡설수설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다시 말해서 배우지 않고 생각만 한 見解(견해), 즉 opinion를 고집하다 보니 남의 有識한 말이나 글을 이해하지 못하고 엉뚱한 소리만 늘어놓게 된다. 자기가 그러고 있는 줄조차 모르는 데에 더욱 심각한 문제가 그 사람들에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