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피니언
Los Angeles
열린 마당
제목 내가 그녀를 떠나 보내지 않았습니다.
작성자 rainbows79

돌아이 vs 이상한 녀
버스에서 내려서 한참을 걸어서 고래등같은 집들이 나오고 산비탈로 들어서고
집이 삼청동에 있었고 그야말로 입이 딱 벌어질 만큼 어마무시하게
큰 집이라기보다는 무슨 성(城) 같다 담이 너무 높아서
집안은 들여다 볼 수도 없었습니다.
가뜩이나 기죽어 있는데 정말로 할 말을 잃었습니다.

눈치를 챘는지 이것 우리 집 아니고 안에서 세 들어서 사는거야.
나는 그곳이 삼청동이라는 것과 서울에도 이런 집이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았습니다.
전화번호를 적어주더니 전화해! 나도 얻어먹었으니 다음에는 내가 살게
물론 나는 우리 집 연락처 안줬습니다.
재수하는 주제에 연애?
여자 친구에게 연락 오면 아마도 집에서
완전히 나는 버린 자식 취급받는 다는 것을 알기에......

연락 안하면 넌 죽음이야 내 친구 통해서 너 어디 사는지 알아낼 수 있고
네 집으로 쳐 들어간다.
오호통재라 ! 완전 여자 조폭한테 걸렸습니다.
야 빈말이라도 우리 집 온다는 말은 하지마라 우편배달부도 우리 집
찾기 힘들어한다.
내가 연락하마 아!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아 인생 더럽네.
대학 간 친구 미팅 가는데 땜방이나 다니고 나보다 더 비이성적인
여자나 만나고 에고 내 팔자야!

이럴 줄 알았으면 공부 쪔 할 걸 그랬나 된장
내가 누굽니까 좋지도 않은 여자애 만나게 무시해 버렸습니다.
그리고 잊어버렸습니다, 까맣게 아주 완벽하게 잊었습니다.
그 미팅을 주선했던 친구가 나에게 물었습니다.
야 ! 너 누구가 너 쫒아나갔지 그 친구가 제일로 예뻐서 다들 그애
찜 했었는데 너 아는 사이였냐?
아니고 만난건 사실인데 그 친구가 나 싫다고 해서 그날로 땡! 했어
고래? 고래

2주쯤 시간이 지났을 겁니다.
주일날이었고 어머니가 교회가서 연보하라고 준 헌금가지고 당구장으로....
물론 교회는 땡땡이 치고.. 한참을 열중해서 당구치고 있었는데 들려오는 여자의
앙칼진 목소리 누구씨 저 무지개좀 잡아 끌어내줘 뭐라?
옴매 지겨워 미팅 주선했던 친구와 편의상 가명으로 영선이가 당구장으로
들이닥쳤습니다.
황당 그 자체였습니다, 당황스럽기도하고 민망하기도 하고 또 도둑질하다가
걸린 느낌? 암튼 기분이 조금 그랬습니다.

거의 멱살 잡히다시피 끌려 나가서는 근처의 다방으로....
너 뭐야!
뭐가? 너는 왜 이 난리를 피냐 내가 너와 만나기로 약속을 했냐
그도 아니면 네가 나의 여자 친구라도 되냐? 왜 이렇게
무식하고 당당하게 굴어 너 뭐야?
나의 뜻밖의 반격에 당황했던지 울먹울먹하더니 눈물을 뚝뚝 흘리고 웁니다.
아 황망하고 창피하고 남들이 쳐다보고 쑤군덕거리는 것 같고 ...
전생에 뭔 죄를 이리도 많이 져서 이런 경우를 처음 당하니 어찌 대처를
할지도 모르겠고 미치는 줄 알았습니다.
빌었습니다.

내가 무조건 잘못했노라고 사실은 내가 무슨 잘못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챙피했고 남자가 여자를 울리는 것은 이유 불문하고 나쁜 짓이다.
그런 생각만 머릿속에 가득했고 암튼 그 순간을 모면 하고 싶었습니다.
간신히 달랬더니만 나에게 하는 소리 잘못한건 알어?
음, 뭘 잘못했지?
그러니까 엄 ....잘 모르겠는데요 ?
또 웁니다.
이런 된장! 아무리 생각해봐도 내가 손을 잡았어 뭐를 했어 미치겠네....
어떤 이는 과하게 기대하는 것 같은데 20금 스토리는 이미 초장에
다 밝혔고 이상한 상상를 하신다면 3류 소설이나 보시길!

간신히 달래서 진정시키고 나서는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지?
아주 나중에 친해지고 나서 물었습니다.
그때 왜 울었어?
자기도 모르게 분했고 억울했답니다.
뭐가 분하고 억울했는데?
몰라 묻지마 나도 모르니까.
참 나 어이상실입니다.
우리 그만 여기서 나가자 사람들 다 쳐다보고 창피하니까?

나랑 같이 있는게 창피해?
또 울라고 하길래 그게 아니고 너랑 나랑
싸우는 줄 알고 사람들이... 됐고 나 집에 갈래.
화났어?
그렇게 가면 어떻하냐 내가 미안하쟎아 , 그럼 나를 어떻게 즐겁게
해 줄건데?
빈말을 못합니다.
원하는게 뭔데?
나 지금 돈도 없고 음 다음에 만.... 말을 맺기도 전에
지난번에 내가 밥 사기로 했으니 밥먹으러가자 음 그러자.
여친에게 밥 얻어먹는다는 것은 쩜 자존심이 상했지만 지금이나
그때나 여유가 많지 않았습니다.

밥을 먹으며 다음에는 어떻게 하지 또 다시 만나자고 하면 어쩌지....
이 아이는 내가 뭐가 좋다고 이럴까 아마도 내가 아니고 내가
달았던 유명대 뱃지가 좋은 것이겠지 언제 어떻게 밝히지
내가 밝히면 바로 돌아서 가겠지 지금 말해 말어 지금 말하고 나면
나를 얼마나 우습게볼까?

식당을 나와서 목적지도 없이 걸으며 생각에 빠졌습니다.
말 안하고 안 밝히고 안 만나는 방법이 없을까?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어떻게 해서 왜 너보다 1년 아래와 미팅하게 됐는지 그 생각
아 그것 고등학교 가면서 재수 했어 그렇구나....
나는 생일이 빠른 1월생이라 1년 먼저 입학했지.
그래서 우리가 두 살 차이가 나게 되고.....
넌 나의 어느 면이 맘에 들어서 여기까지 왔어?
나 너 두루 맘에 안들어 그냥 자존심이 상했어!

너는 벌써 나를 3번이나 무시했어 내가 언제?
영화관 앞에서 친구랑 영화보고 밥 먹기로 했었는데 친구가
급한 사정이 생겼고 표는 이미 구매했고 꼭 보고 싶은 영화라서...
혼자 보기는 그렇고 마침 네가 간판을 보고 있길래 나로서는
큰 용기 내서 말했는데 네가 영화만 보고 그냥 가버려서 그랬고
네가 미팅때 나왔길래 반가웠는데 나보고는 그냥 나가더라
무슨 소리야 내가 밥 산 걸로 기억하는데 나만 먹었으니 산 것이
아니지 게다가 왜 나를 피했어?

오랬만에 만났으니 인사는 해야하는 것 아니니?
그리고 전화하기로 약속하고 기다렸는데 왜 전화 안했지?
그리고 오늘의 네 태도는 뭐야 왜 사람을 이상하게 만들지?
네가 뭔데 나를 비참하게 만드냐구!
아~ 참 사실대로 다 밝히고 사과를 하나 아~ 너무 부끄러운데 어쩌지!
분명히 말하는데 그런 생각 없었고 그냥 그랬어.
오해했다면 미안해.

정말로 어릴적 추억 쉽게 써 내려갈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한줄 한줄
쓰기가 참 힘이듭니다.
순수했었고 여자에 대해서 너무 완벽하게 몰랐고 옛 여친들을 생가하면
너무나 많이 미안합니다.
아마도 그 친구들도 나를 기억이나 할런지 모르겠지만 아주 가끔은
과거의 그녀들이 생각나고 도대체가 잘해준 기억은 전혀없고
미안하고 부끄러운 기억밖에는 없습니다.
그런 내가 무어가 좋다고...... 잘 살고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아마 지금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간다면 그때 그 여친들에게 조금 더
따뜻하게 부드럽게 대할 것 같고 연애답게 제대로 잘할 수 있을 것도 같습니다.
너무 몰랐습니다.
무드를 말하면 무드라는 단어는 알아도 그것이 정확하게 어떠한 것을 의미하는지 상황을 어떻게 만들고 리드 하는지 전혀..... 몰랐고 남자 친구 대하듯이 뒷통수 딱 소리 나게 때리기도 하고 만날 때마다 여자 친구는 혼자 나오는데 대부분의 경우에는 내 친구들과 함께 나갔고 그에 대한 컴플레인도 안했고 지적이나 귓뜸이라도 해줬다면 내가 알았을까?

아마도 그 여친들은 그리하면 그나마도 내가 그녀들을 안 만나 줄거란
것을 알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내가 무식하고 거칠게 다뤄도 아뭇소리를 안했던 것 같습니다.
내가 뭐라고....
거꾸로 내 친구넘들이 자신의 여친 만날 때 나를 안 부르는 것을 의아하게 생각하고 친구들을 탓할 정도였으니 지금 생각하면 참 한심합니다.
내가 추남이라고 말해왔는데 지금 거울을 보면 그러합니다.
그렇지만 누구나가 그렇겠지만 젊은 시절에는 주변에서 여학생들이 참 귀엽게 생겼다 그런 소리를 많이 들었습니다.

잘생겼다가 아니고 귀엽다 여자가 예쁘다는 인식은 금방하는데 남자가 귀여운 것과 잘생긴 것의 구분은 지금도 어렵습니다.
그래서 와이프에게 물어보니 남자답게 생긴 것이 잘 생긴 것이고 곱상한 얼굴이 귀엽다라는 뜻인데 잘 구분을 못하겠습니다.
그렇게 여자의 심리나 어떻게 해야 그녀들이 기뻐하는지 관심도 없었고
그녀들에는 폭군이었습니다.

그렇다고 물리적인 폭력을 사용한 것은 아니지만 언어의 폭력은 많이 사용했다는 생각입니다.
욕을 했다는 것이 아니고 뭐라고 싫으면 그만 만나 나도 너에게 눈꼽
만치도 관심 없고 그래서 원하는게 뭔데?
다시 과거로 돌아갈수만 있다면 그녀들에게 마음으로부터의 사과를 하고 싶고 진심으로 마음의 위로와 따뜻한 말 한마디라도... 남들처럼 꽃도 선물도 해주고... 그렇다고 젊어지고 싶고 오래 살고 싶지는 않습니다.
단지 내 과거로 돌아가 상처만 주었던 그녀들에 무릎이라도 꿇고
사죄를 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나는 그녀들을 사랑했던가?
스스로에게 묻는다면 아닙니다.
그러면서 왜 만났느냐하면 남자 친구들로부터 채워지지 않는
부족한 2%를 그녀들이 채워주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백 프로도
아니었습니다.
사실은 고교 시절부터 내가 진짜로 짝사랑했던 여학생이
있었다고 밝힌 적이 있다고 기억합니다.

우리 와이프도 두명의 나의 여친에 대해서 잘 압니다.
물론 내가 말했습니다만 내 짝사랑 상대는 말 안했습니다.
그저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저 혼자만 간직하고 싶어서 그러합니다.
친한 친구들 사이에서도 이비밀을 아는 친구는 단 하나입니다.
말 못한 이유는 다 좋아했고 말한 친구는 다른 여학생을 그래서 ㅋㅋ
사실 여러분들에게만 살짝 공개합니다.

한 교회에 다니던 여학생이었습니다.
완전히 나 혼자만 일방적이지는 않았지만 용기가 없어서 단 둘만이
만자자고는 안했습니다.
얼굴이 많이 예뻣고 집안 형편이 어려워서 고등학교 졸업 후에는 바로 취직했고 몇 달 다니다가 탤런트 시험 응시해서 얼굴 하나로 될 정도로 예뻣습니다.
말했듯이 열등감에 절어서 살때고 쌈박질이나 ,순진해서 교회 여학생에게
말 걸고 연애하면 큰일 나는 줄 알던 시절입니다.
누가 그렇게 시킨적 없고 나만의 기준?

그래서 더욱더 교회 여학생들에게는 눈길 한번 안줬습니다.
전혀 눈치도 못채고 있었는데 여름이 되면 다니던 교회에서 단체로 자매교회가 있던 북한강의 작은 교회로 수양회 갔었고,
밤이 되면 모닥불을 켜고 포크댄스 그 학생과 다른 여학생 사이에서 그 다른 여학생도 둘이 인기 최고였지만 나는 관심 밖이었는데 도중에 다른 학생이 말을 자꾸 걸어와 응답했더니 아마도 자존심이 상했던지 손 꽉잡지 말라고 아주 큰 소리로 고함을 칩니다.
졸지에 모든 이에게 시선 집중 속으로 뭐지 돌아이 아냐?

그일 이후로 조금 이상하다는 생각은 했지만 다음날 배구 시합이 있었고 사진사로 활약하던 내가 친구에게 사진기 부탁하며 필름이 많지 않으니 찍지 말라고 당부!
시합 후에 사진기를 보니 다 찍었습니다.
열 받어서 너 내가 뭐라했어 분명히 찍지 말라했지!
딴곳을 보며 딴청만 .... 나중에 돌아와서 인화하니 내 사진만 잔뜩... 모지? 이것.
그 후로는 노골적으로 접근합니다.
내가 어디에 않던 무조건 내 앞자리에 하교 후에는 나를 기다렸다가 동네 가게에서 아이스크림 집어들고는 아저씨! 돈은 무지개가 낼겁니다.

거의 날마다... 한번은 소월 시집을 중고 책방에서 하나 구입해서 기쁜 마음으로 집으로 가는데 그 여학생 모니? 응 소월 시집 내손에서 빼앗아 돌려주질 않어서 40년이ㅡ 지난 오늘까지도 돌려받지를 못하고있습니다.
딱 한번 전화해서 너의 집에 내가 전화해도 돼?
물론이지, 그리고 나서는 안했습니다 , 탤런트 되고나서 교회 동기들끼리 가끔 만났는데 손톱에 매니큐어 발랐기에 야! 너 뭐야 벌써 티내고 다니냐 ?.
그것이 아니고 누구 친구 집에 갔다가 장난으로 발랐다고 울고짜고...
암튼 한번 더 걸리면 너 죽는다, 알았어 넹.
나중에 기회가 되면 한번 더 이친구에 대해서...

살아오면서 단 한번도 먼저 데이트 신청을 그 어느 여자에게 해본 적이
없습니다.
이유는 그러고 싶을 만큼 매력적인 여자는 이 여학생 이외에는
없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여자에게는 사실 무관심했다는 것이 더 맞을 것
같습니다.
남자로 태어나서 여자 뒷 꽁무니만 밟고 다니기에는 인생이 너무 짧다
대충 그런 생각이 강했습니다.
달리 살면서 여자에게 먼저 만나자고 단 한번도 안 해봤습니다.
여자 친구를 사귀면서도 화장실만 들락거렸습니다.
이유는 아쉬운 소리는 죽기로 싫어 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미련했지만
그때는 그것이 내 자존심을 지키고 상대도 위하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꼭 그렇지만 않다는 것을 나이가드니 알게됩니다.

커피를 너무 많이 마셨는지 자야 내일 예배도 참석할텐데 눈이 말똥말똥
합니다.
가뜩이나 설교만 시작하면 조는게 아니고 잔다고 마누라가 난리인데
내일도 다를것 같지 않습니다.

2017-09-30 22:41:46
► 이 글에 대한 독자들의 의견
1   rainbows79 [ 2017-10-01 22:29:30 ] 

노래를 부를겁니다.
이루지 못한 나의
사랑에 대한 애틋함과
다시 돌릴 수 없는
지난날의 내 슬픔들이
영롱한 이슬이 되어
방울로 방울로
내게 다가와
어느 때는 비수로
내 가슴을 후비고....
다른 날은 미소로...
그토록 잔인하기만 하지는 않았고
기억의 손길들이
나를 젊은 날로
가는 손 내밀어
난 장미향 가득한
꽃길에 있고
그 안에 서있는 난
풋내 나는
18살이고
미래에 펼쳐질 두려움에 떨고있는
나에게
위로의 말을 건낼 겁니다.
그래도 세상은 살만하단다.
너의 미래에는 내가 함께 해줄게
그저 넘어지거든
툴툴 털고 일어서렴
오늘밤에는
내 기억의 편린들을 조심스레 꺼내와
아주 조심스럽게
한조각 또 한조각 꿰어 잇고
반짝 빤짝 윤이 나도록
두껍게 쌓인 세월의 먼지를
덜어내면 선명하게 드러날
가고 없는 옛날의 여인이
나를 아주 반갑게
섧게 맞아줄 것입니다.

로그인 해주세요!
전자신문
주간운세
시민권 취득 예상문제
운전면허 예상문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