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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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나도 매국노인가 3.
작성자 dakshang

일곱째로 과거에 동해를 "한국해"나 "조선해"로 표기한 근거가 있다는 것이 지금도 그 바다가 국제적으로 그렇게 불려야 할 당연한 이유가 되기는 어렵다. 세계질서는 과거나 현재나 강대국에 의해 만들어지고 관리된다. 그런 국제질서를 인정하지 않는 경우에는 국가로서 존속할 수가 없다. 세계의 많은 테러 집단이 바로 그런 현실적 국제질서에 저항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일본해 표기는 설사 우리 맘에 들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17세기 이래 서양에 문호를 개방하고, 18세기에 내부점검을 거쳐, 19세기에 근대화 수준에서 서양에 버금가는 수준에 올라섰던 일본의 주장에 서구 열강이 동의한 결과였다. 그 바다를 함께 공유하고 있는 근린 국가인 우리나라나 러시아와의 협의를 거치고, 모두 동의하는 명칭을 채택하였다면 더없이 좋았을 것이지만 일본이 그런 아량을 지닌 나라가 아니었다는 것은 아쉽고, 그 결과는 불쾌하다. 그러나 쇄국으로 일관한 우리가 그 당시의 국제질서 자체를 부인하고 그 이전 질서와 우리식 명칭으로 되돌리자고 주장하는 것은 일본인들이 "일본해"라는 그들 식 명칭을 붙인 것만큼이나 세계인들 안목에서는 매우 어리석은 일일 뿐이다.

애국가에 "동해물"이란 표현이 들어 있다는 것도 우리 국민들이 동해를 포기하지 못하게 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그러나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애국가가 국제법이나 국제질서를 규제할 수는 없다.

평화 지향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제안, 국제적 명칭을 새롭게 정하자

식민지에서 벗어난 지 65년이 되었다. 식민지를 경험하지 못한 세대가 전 인구의 90%가 넘는다. 아시아의 번영과 평화에서 차지하는 대한민국의 위상이 매우 높아졌고, 그만큼 책임도 커졌으며, 경제대국 대한민국이 아시아 평화에 이바지하기를 기대하는 세계인들의 시선도 매우 강하며 간절하다. 역사적으로 우리에게 아픔과 고통을 안겨주었던 중국이나 일본과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하지 않고 대한민국이 아시아의 평화 관리에서 지도적 역할을 할 수는 없다.

특히 일본과의 관계에서 역사적 상처에서 벗어나는 책임이 무조건 일본에만 있다고 언제까지 되뇔 수만은 없다. 가해자와 함께 피해자의 의식 변화도 필요하다. 이런 점에서 동해 표기 문제에서의 양국의 양보와 타협은 한국과 일본이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는 역사적 전환점을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그 방식은 동해-일본해 병기도 아니고, 동해 단독 표기도 아니다. 동해를 이름 없는 바다, 역사적 상처를 상징하는 무명의 바다로 남겨두는 것은 물론 아니다.

협의에 따른 제3의 중립적 표기의 채택이 가장 현실적이고 미래지향적이다. 다른 대안은 불가능하거나 바람직하지 않다. 제3의 명칭에 합의하더라도 한일 양국 자존심의 상징인 동해와 일본해는 살릴 수 있다. 상대국의 역사나 문화를 설명하는 지도에서는 상대국의 표기법을 존중하는 방식이다. 우리나라 세계지리 교과서에서 일본 지리를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일본의 서쪽 바다를 일본식으로 "일본해"로 표기해 주고, 일본의 교과서에서 한반도 역사나 문화를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한반도 동쪽 바다를 "동해"로 표기하자는 주장이다.

즉, 동해와 일본해는 지역명칭으로 남겨두고 국제적 명칭은 새롭게 정하는 방식이다. 이미 영국이나 미국의 일부 교과서에서 그런 방식으로 동해를 표기하는 사례가 있고, 그런 방식의 채택 과정에서 나의 주장이 부분적으로 작용했던 경험이 있다.

나는 이것을 매우 평화지향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제안이라고 생각한다. 이 시점에서 한국과 일본 중 어느 쪽의 양보가 더 클 것인지를 계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어느 나라 국민의 과거사 청산과 평화를 향한 의지가 더 강한지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우리 민족이었으면 좋겠다.

2017-10-14 08:31:20
► 이 글에 대한 독자들의 의견
1   dakshang [ 2017-10-14 11:36:51 ] 

이평은 본글에서 언급한 여러 상황들을 이미 인지하여, 2010년 1월 "동해아닌 한국해'를 주장 한바있으며, 한.일 의 끝없는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이승만라인 같은 구조의 경계선이 필요하다고 보고 '제2의 평화라인'을 한국해 캠페인을 통해 제안하고 있다. 그러나 본 글의 제목처럼 매국노, 스파이, 종북 좌파, 등등의 살인적 모함으로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질시와 지탄의 대상이 되어왔었고 그의 일수족 일투족을 밤, 낮 하루 24시간 실시간으로 그의 안방까지 손바닥 들여다보듯 보고 들으며, 오만가지 유언비어를 퍼트려 그의 비즈니스를 방해하고 친구관계를 끊어놓고 있는 실정이라 한다. 그래서 이평 曰, "主權을 주장하면 매국이고, 주권 없는 동해는 애국인가?"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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