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피니언
Los Angeles
열린 마당
제목 한반도 전쟁 ‘전쟁 위기’가
작성자 coffee

[박수찬의 軍] 한반도 전쟁보다 ‘전쟁 위기’가 더 위험하다

추석 연휴를 맞아 시골에 내려가 차례를 지내고 서울에서 지인들을 만나면서 들었던 이야기 중 가장 많이 들렸던 말이 “전쟁이 일어나는 거야?”였다.
“트럼프가 북한을 공격할까?” “김정은이 핵폭탄으로 공격을 할까?”라는 말도 심심치 않게 들렸다.
한 지인은 “주변에서는 전쟁이 일어날 것에 대비해 라면과 생수를 비축한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반도에서 북한과 미국의 무력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23~24일 미국 공군 전략폭격기 B-1B 랜서 편대가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북한 영공과 인접한 국제공역을 비행한 직후 B-1B 편대가 10일 밤 또다시 한반도에 전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 조지프 던퍼드 합참의장으로부터 대북 군사옵션이 포함된 보고를 받았다.
미국 해군의 최신형 핵추진잠수함과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도 한반도 해역에 모습을 드러냈다.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더불어민주당 이석현 의원은 12일 국회 외통위 국정감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 옵션을 시사하는 발언을 자주 해 우리 국민이 불안해한다”고 지적했다.
정말로 미국이 북한을 선제타격할까.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핵탄두를 탑재해 시험발사하는 레드라인을 넘을까.
그보다 더 위험한 것은 전쟁보다 전쟁 위기가 몰고 올 상황이다. 왜일까.

◆ 전쟁을 하려면 지금보다 훨씬 많은 준비 필요한반도에 미국 공군 전략폭격기 B-1B가 수시로 날아들고, 미국 해군의 핵추진 항공모함과 잠수함들이 한반도 해역에 전개한다는 소식이 계속 전해지는 상황을 보면 미국이 북한을 선제타격할 것이라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하지만 북한에 대한 공격은 미군의 전략자산을 일부 동원하는 것으로는 불가능하다. 미군이 보유하고 있는 첨단 전력을 모두 투입해야 한다.
지난해 6월 미국의 민간 군사정보회사 스트랫포(STRATFOR)는 ‘무력을 통한 핵 프로그램 대응’(Dealing a Nuclear Program by Force)이라는 제목의 북핵 정밀타격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우선 공습 목표는 5MWe 원자로가 있는 평안북도 영변 핵시설이다. 황해북도 평산의 우라늄 광산과 스커드 등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탄도미사일 기지 및 이동식발사대(TEL),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탑재 신포급 잠수함이 머물고 있는 신포항을 비롯한 북한의 주요 항만과 공군기지도 공습 대상이다.

이들 시설을 동시에 파괴하려면 미군 핵심 전략자산을 총동원해야한다. B-2 스텔스 폭격기와 F-22 스텔스 전투기, 오하이오급 순항미사일 탑재 핵추진 잠수함과 7함대 소속 구축함 등이 참가해 정밀유도폭탄과 순항미사일 600기를 동시에 발사한다.

북한의 방공망이 고도로 밀집되어 있지만 B-2 폭격기와 F-22 전투기를 포착하기는 어렵다.
실제로 지난달 23~24일 B-1B가 북한 영공과 인접한 국제공역을 비행했지만 북한은 이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따라서 미국 공군이 북한의 강력한 방공망을 뚫고 북한의 주요 시설들을 직접 타격할 수 있다.
이 정도의 습격을 받으면 북한의 핵개발 인프라는 말 그대로 초토화된다.

문제는 미군이 대북 선제타격을 감행한 이후다.
북한은 휴전선 일대에 배치한 장사정포와 특수부대를 동원해 한국에 대한 보복공격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서울과 경기 북부 지역은 장사정포 공격으로 엄청난 사상자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
이 때문에 미군의 선제타격 시나리오는 한반도에서 대규모 전쟁이 발생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북한의 군사력을 일거에 무력화할 준비를 갖춰야만 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이를 위해서는 한미 연합 작전계획 5015의 발동이 불가피하다.
이 경우 북한 영토로 한미 연합군이 진격하게 되어 사실상 전면전에 돌입한다.
이를 위해서는 초강대국 미국이라도 많은 준비를 해야 한다.
주한미군과 증원전력을 북한의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패트리엇(PAC-3)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등 방어무기의 대량 반입이 필요하다.

한국 내 미국인의 철수와 더불어 미국 육해공군 전력을 한반도에 투입하고 한반도 유사시 후방지원을 담당하는 주일미군기지에 군수물자를 비축해야 한다.
유엔군의 일원으로 병력을 파견하도록 되어있는 국가들로부터 군사적 지원을 이끌어내고 북한 공격의 명분을 확보할 필요도 있다.
이 모든 것을 마무리하려면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리며, 수행과정은 대부분 공개된다. 현재 이같은 움직임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전쟁이 일어나려면 아직 멀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하지만 미국의 대북 군사적 압박이 예전과는 달라졌다는 부분은 분명히 주목할만한 대목이다.
B-1B가 야간에 한반도에 나타나는가 하면 F-35B가 정밀유도폭탄을 투하하는 훈련은 보여주기식 무력시위 대신 실질적인 군사작전 연습에 가깝다.
이는 북한이 화성-12 중거리탄도미사일(IRBM)과 화성-14 ICBM으로 미국 본토 공격능력 확보라는 미국의 레드라인에 근접하자 미국도 영공 침범 및 폭격이라는 북한의 레드라인에 근접하는 군사행동을 감행함으로서 대북 압박 강도를 극한으로까지 끌어올리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12일 국회 외통위 국정감사에서 “기본적으로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그를 위한 외교, 정치, 경제적 압박은 도발에 따라 계속 높인다는 것에 대해 한미 양국이 긴밀히 공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쟁 위기 이용하려는 모습이 더 위험전쟁이 일어나는 것보다 더 위험하고 걱정스러운 것은 당장이라도 전쟁이 터질 수 있다는 위기 국면이다.

위기 국면을 이용해 자신의 어젠다를 관철하려 하거나 자신의 이익을 챙기려는 시도가 계속 이어지면 민주주의가 위기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1894년 프랑스가 발생한 알프레드 드레퓌스 사건이 대표적이다. 프랑스군 참모본부에 근무하던 유대인 출신 알프레드 드레퓌스 대위는 독일 대사관에 군사 정보를 제공한 혐의로 체포된다.

명확한 증거가 없는데도 종신형에 처해졌다가 1906년에야 법원으로부터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자유주의 성향의 지식인과 우파 국수주의자, 좌파와 우파, 공화파와 반공화파가 수년에 걸쳐 충돌을 거듭했고 내각이 수차례 무너지면서 정치적 불안이 지속됐다.

세계일보>

2017-10-15 11:04:34
► 이 글에 대한 독자들의 의견
1   ibuprofen1 [ 2017-10-15 12:08:15 ] 

민주주의 어디있는지... 지금 조선시대 최명길이가 반란하여 역모를 한것같은데..

로그인 해주세요!
전자신문
주간운세
시민권 취득 예상문제
운전면허 예상문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