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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한 달에 한 번 모이는 Lincoln Academy에 참석한 오정무 박사는
링컨이 남긴 이런 글 한 편을
우리에게 소개하면서 우리 현실에 시사하는 바가 많다고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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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검절약을 권장하지 않는 것으로 번영을 이룩할 수는 없다.
강자를 약화시킴으로 약자를 강하게 만들 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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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임을 주는 자를 좌절시킴으로 노임을 받는 자를 도울 수 없다.
계급간의 증오심을 조장함으로 인간의 동포애를 육성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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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를 때려눕힘으로 가난한 사람들을 도울 수도 없다.
버는 것보다 더 많이 쓰면서 경제적 난관을 돌파할 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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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창의성과 독립심을 앗아감으로
그를 인격 있는 용감한 사람이 되게 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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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가 스스로 마땅히 할 수도 있고
마땅히 해야 할 일들을 대신 해주면서 그들을 영원히 도울 수는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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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 유학 중인 젊은 학생 최지연이
나에게 보낸 편지에 이런 말이 적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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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일어난 일을 현재에 와서 바로 잡는다는 것은
제가 볼 때에는 조금 비윤리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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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를 통해서 현재를 바라보는 것은 건강한 생각이라고 여겨지는 반면
과거에 일어난 일들을 그렇지 않았던 상태로 다시 되돌리려고
현재의 시간을 허비하는 것은 조금은 병든 사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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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저 과거에 일어난 그 일이 한 개인이나 특정 집단의 취미나 취향에 맞지 않는다고 하여 현재가 과거를 고치려고 드는 것은 어찌 보면 오만한 행동일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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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께서 자주 인용하시는 E. H. Carr의 말처럼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저도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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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편지의 일부를 여기에 옮겨 적었습니다.
새 시대의 지성들이 얼마나 날카로운지 감탄하지 아니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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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잘못을 바로잡을 생각은 하지 않고
과거의 잘못만을 파헤치려 하는 것은
우리 사회가 ‘조금은 병든 사회’이기 때문이라고 나도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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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길= (3486) ◆2017/11/15(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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