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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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되도록 짧게, 되도록 쉽게-(펌)
작성자 yu41p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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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제는 어떤 전화 회사의 선전문처럼 들리지만
인생만사에 다 적용되는 생활 철학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전화는 3분 이내에 끝내야 한다는 말이 있지만
‘길을 잃은’ 중년의 여성들 중에는 한 번 수화기를 잡으면 3분이 아니라 30분 또는 3시간 동안 떠들어 대는 약간 늙은 주부들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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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길게 해서 좋아하는 상대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없이 떠드는 사람은 일종의 정신장애를 겪고 있다고 보는 의사들이 있습니다.

영어의 속담에 “Long is long”이라는 한 마디가 있는데
우리말로 옮긴다면 “긴 것은 지루하다”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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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턴이나 아인슈타인이 하는 말이나 쓰는 글을 무식한 우리는 너무 어려어서 이해하지 못할 겁니다. 그런 전문가들의 대화는 범속한 인간들이 알아듣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우리들의 생활용어는 쉬울수록 바람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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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팔리는 책은
대개 중졸(中卒) 이상이면 읽을 수 있는 책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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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인 명연설 중의 으뜸은 Lincoln 대통령이 1863년 11월 19일 Gettysburg 전투에서 목숨을 잃은 전사자들을 위한 공동묘지 봉헌식에서 행한 짧은 연설이라고 합니다.

그 봉헌식에서 주 연설을 맡은 연사는
명연설가로 소문이 자자하던 Edward Everett였습니다.
그는 국무장관, 상원의원, 주지사로 활약했을 뿐 아니라 Harvard 대학의 총장을 지냈던 당대 최고의 웅변가였습니다.

그는 1만 3천 6백7자로 마련된 원고를 앞에 놓고
장장 그 2시간이나 연설을 했고

Lincoln은 2백 72자로 된 짧은 연설문을
3분도 되기 전에 다 끝냈습니다.

그는 이 짧은 연설에서
미국이 지켜나가야 할 민주 정치를 세 마디로 요약하였습니다.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치는 지구상에 영원히 살아남을 것이다”
(Government of the people, by the people, for the people shall not perish from the ear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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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자 원고지 6800장으로 된 명문 연설과
200자 원고지 1 장반도 안 되는 짧고 쉬운 연설 중에서
전 세계의 후손들은 오늘도 짧고 쉬운 Lincoln의 연설을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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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나 말은 짧으면 짧을수록,
그리고 쉬우면 쉬울수록 좋다고 여기는
우리들의 생각이 옳다고 나도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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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길
www.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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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옮기면서 늘 느낀 게
잘 쓴 글이란
빈한해서 내 놓을 것은 없어도
주인의 정성이 구석구석에 묻어나오는 손님의 밥상에 비유를 하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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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25 08:42:31
► 이 글에 대한 독자들의 의견
2   ssangkall [ 2017-11-25 09:32:55 ] 

i agree and support this articles.

1   deborah9 [ 2017-11-25 09:16:09 ] 

Thanks million for the golden information as always. It is wonderful way to start the 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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