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피니언
Los Angeles
열린 마당
제목 굳어진 꼴통은 뽀개지지 않는다
작성자 zenilvana

6-25사변 나던 해가 1950년이다. 그때 나는 수송국민학교 3학년이었다. 어느날 사범대학의 교생이란 젊은이 둘이 우리 반에 들어와서 학생들에게 노래를 시켰다. 내가 이런 기회에 빠질 사람이 아니지. 손을 들고 먼저 나가서 당시에 유행하던 가수 현인의 "신라의 달밤"을 신나게 불러댔다. 몸과 팔을 흔들어가면서... 한참 잘 나가는 중에 교생 한 분이 뭐라고 하면서 더 부르지 못하게 막는 거라.

"학생..., 그런 대중가요는 어린이에게 적합한 노래가 아니다."

머슥해진 나는 그 날 이후로 소위 유행가라는 것을 멀리하고 살아왔다. 그런 연고로 해서 친구들의 술판이나 동창들 모임에서 대중이 즐겨 부를 그런 유행가 '레파토와'가 별로 없었다. 아는게 없으니끼니. 여하튼 노래를 부르는 자리라서 가곡 등등의 소위 고상하다(?)는 것을 불러댓지만 참석한 분들이 찬바람을 날리더군. 술좌석에서는 그런 걸 하면 않된다는 핀잔을 받아가면서도 배운 것이 도적질이라, 도저히 보통사람들에게 생색을 낼 수가 없었다.

에라 모르겠다... 느그들이 좋아하던 말던 내가 즐기는 것이나 돗자리를 펴놓은 마당에서 한번(?) 한껏 뽑아보자. 그것도 핏대가 나서 10곡 이상을 불러댔다. 임마들이 기분이 상했는지 마는지 노랫마당이 열렸다 하면 이처럼 독판을 첬고 마는... 그래서 그런지 내가 나섰다 하면 아예 각오를 하는 모양이던데, 즈그들도 막간을 이용해서 나서주면 뭐가 나뻐, 누구 말릴 사람 없잖아! 하지도 못할 주제라면 남의 독창이라도 잘 들어주어야 하겄지, 않그래?

그럼 요즘, 실은 몇년 전이 되겠군. 내가 교회를 다닐 시절에 가끔 가다가 회중 앞에서 독창이란 것을 했수다. 그것도 한번이 아니라 여러번. 예를 들어봅시다. A. Malotte의 'The lord's Prayer' 즉 말로트의 '주기도"라는거... https://www.youtube.com/watch?v=aEplqV0scyo

그것도 아니면 Gounod's Ave Maria, https://www.youtube.com/watch?v=bBzSSTAJIec 또는 국산품으로 나운영씨의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https://www.youtube.com/watch?v=wbIEf2LyS4c 등등.

물론 이 사람들 만큼은 않됐지만 오늘 다시 들으니 가슴이 설레며 눈물이 글썽거렸으니 내 독창을 들었던 분 중에게도 같은 정도의 심금(心琴)을 울렸지 않았겠나 하는 거지. 자네들이 믿거나 말거나...

한편, 영화관을 들락거리다 퇴학을 당하던 중-고교를 다녔던 지라, 무슨 영화가 상영되며 인기를 끌고 있는지 전혀 아는 바가 없다. 내가 국민학교를 들어가기 전에 "똘똘이의 모험"이란 것을 학교운동장에서 구경한 적이 있었다. 초저녁의 어둑한 풀밭에 모여 앉아서 희미한 자막을 올려다 본 것이 영화라는 것의 처음이었고, 퇴학을 무릅쓰고 2-3류영화관에 가서 퇴물의 해적영화나 서부영화를 본 적은 있으나 국내의 애정물은 아예 한번도 본 적이 없다. 단지 김승호의 '마부'란 영화 만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내가 초등에서 고등학교를 마치는 과정에서 학교방침이나 선생들이 하는 말들이 이처럼 중요했던 시절을 오늘 새삼 기억하며 한국에서 현재에 벌어지는 검정색갈의 역사교과서 난장판이 이러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좌편향의 서술을 아주 진실인 것처럼 배우면서 자란 청소년들이 과연 한국근대사를 보수꼴통이 주장하는 대로 공평하게 판단해 줄것인가? 그게 않됐기 때문에 김대중이니 노무현 같은 인물들이 대통령의 권좌에 앉게 됐던 것이 아닐까. 왜냐? 어린이들에게 선생이 한번 말한 것을 그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서 "내 사는 동안 진실로 김일성이는 위대한 영도자요, 이승만과 박정희는 일제에 빌붙어먹은 잡놈들"로 꼴통에 박혀있게 됐던 것이다.

여기서 새삼 일일이 다 열거해서 그들의 잘못된 역사관을 바로 잡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생각을 한다. 내가 말해 본들 믿으려 들지 않는 것을 여러 곳에서 이미 거듭 실감한 처지에서 괜히 실없는 사람이 될 짓을 어찌 다시 거론할 것이냐 하는 거지. 박근혜 정부가 그릇된 역사관을 바로 잡자..., 조티요. 헌데 북조선의 주체사상에 한번 물든 젊은 세대가 막무가내로 종부기들의 주장에 현혹되어 있으니 이걸 어쩌겠나? 그 정도가 나라를 통채로 북조선에다 받쳐서 강제노동소나 즉결 총살을 당할 지경에 가봐야 허기진 자유민주주의를 다시 그리워 할게 아닌가베. 그 망쪼가 눈에 훤하게 보이는 지라 경각심에서 국가가 나서서 역사교과서를 재정비하는 것을 절대 지지하는 바다.

내야 지금 이 나이에 가수 현인의 '신라의 달밤'을 아니면 '남쪽나라 십자성'인지 '야자수'인지 하는 못다한 노래를 이제사 끝낼 수가 없다구. 하지만 "그리운 금강산"으로 낙착짓고 말어야 하긋다. 그게 내가 좋아하는 18번의 가곡이고 마는... 자네들이 좋아하던 말던 말이야. 한 곡조 올려드립깝쇼?

https://www.youtube.com/watch?v=CMlhAeirflQ

禪涅槃

2017-11-30 09:07:34
► 이 글에 대한 독자들의 의견
3   zenilvana [ 2017-11-30 14:34:50 ] 

보시게..,너무 짧게 잡지 마시구레.
적어도 90세를 살아야 하지 않을까?
갈 길이 멀어야 건강을 생각하지비.

2   bibliatell [ 2017-11-30 14:30:09 ] 

나는 개인적으로 10-15년 후쯤으로 보는데 강건하면 몇 해 보다가 갈 수도 있겠고만서도.

1   bibliatell [ 2017-11-30 14:25:55 ] 

진정한 진보개혁이든, 중도개혁이든, 진정한 중도보수이든 가짜보수행세하는 수꼴이 머리를 더이상 들지 못하고 자연도태되는 날까지 장기집권하여 나라가 세계4-5위정도의 최강경제력으로 성장하고, 국민들의 국민소득이 4만불을 넘어 오만불대로 진입하고,코스피 주가가7천쯤 자라고, 북한과는 동반성장으로 전쟁없이 북한이 오늘날의 중국사회와 경제정도로 개방성장되는데까지 가야 되겄지. 그 사이에 수꼴들은 대충 다 이 세상을 하직하고 북망산이 어드메냐 하겄지.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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