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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영어가 조선땅에 닻을 내리던 역사
작성자 zenilvana

美대통령의 딸이며 트럼프의 자문이기도 한 이방카가 청와대를 방문하여 문대통과 접견하는 자리를 Youtube에서 말없이 보여주었다. 2사람의 통역이 사이에 끼어앉은 것으로 봐서 한쪽은 영어로 또 한쪽은 한국말로 소통하는 광경을 보자하니 조선땅에 언제 영어가 등장했는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전에 읽은 적이 있는 책으로 "Account of a Voyage of Discovery to the West Coast of Corea"가 있는데, 신복룡이란 건국대 교수가 제자들의 힘를 빌려서 한글판으로 1998년에 출판된 것이었다. 하멜표류기를 읽고자 샀었는데 부록으로 이 책이 뒤에 곁들여 있더군.

원 저자는 Bail Hall이란 영국해군의 장교로서 두 척의 군함을 타고 조선의 西海(서해)일대를 측량했던 모양인데, 그 정확도가 아직까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세상에 알려져 있다. 이것이 조선땅에서 처음 영어로 통화를 시도한 첫번째가 된다. 말이 통했던 말던.... <참고 1>

이들이 항해 중에 뭍에 정박해서 조선인과 교류한 때는 1816년 (순조 16년)이었던 사실이 이조실록에 남아있다고 한다. 그들이 서해안을 오르내리다가 발견한 조그마한 포구가 당진이었고, 그곳의 현감이었던 이승렬과 영국함 선장과 의사를 통하려고 애쓴 이야기가 매우 흥미롭다.

이현감이 처음에는 한문을 써봤으나 그들이 이해하지 못하는지라 언문 곧 한글을 써보였고, 영국사람들이 영문을 들이댔으나 전혀 소통이 않돼서 手話(수화)라는 손짓 발짓을 했어도 의사전달에 문제가 있어서 표정을 살펴서 상대가 뭐를 말하려는 가를 짐작했다고.

그 열흘간의 인연 끝에 의사소통에 실패하고 여러날 걸려 홍콩으로 돌아가이승렬 현감이 내민 한문을 그곳의 중국인에게 물었더니, "당신네 사람들은 어느 나라에서 왔으며 무슨 이유로 여기에 나타났는가"를 물었다고 했다.

Basil Hall은 귀국길에 St. Helena에 들러서 당시에 유배 중이던 Napoleon에게 조선이란 땅의 풍물과 풍속과 인심정도를 알려주었다. 이런 소개가 도움이 된 것은 아니겠지만, 하여간에 조선이 이처럼 서양에 소개된 연고로 해서 그의 조카였던 Napoleon 3세 (1852 ~ 1870)가 불란서를 통치하던 시절의 병인양요(丙寅洋擾: Oct. 1866~Nov 1866)에 강화도를 침략해서 규장각 이조실록을 약탈해갔다. Hall이 떠난지 50년 후가 된다. <참고 2>

200년이 넘은 오늘날에 영어를 사용하는 나라의 공주가 문재통과 수화는 아닐망정 통역을 통하여 한국땅의 장래를 논의한다고 하니 참으로 隔世之感(격세지감)이 있고 마는. 우리나라의 대통령이 영어소통이 어떠하던 간에 내 조국을 붉은 넘들의 손아귀에 넘기지는 말아야 할 터인데.....


<참고 1> 기록에 의하면 "1885년 4월 영국은 러시아의 부동항 차지를 막기 위해 거문도에 세 척의 군함을 주둔시켰다. 그리고 이들은 2년여 동안 낯선 땅 거문도에서 생활하고 철수했다고. 그 기간에 사망한 수병들을 그곳에 묻었다.

<참고 2> 루부르박물관에 비치됐던 것은 얼마 전에 찾아왔던 것으로 안다. 이조실록은 모두 3군데에 분산 보관되어 있었던 바라 그 일부의 소실로는 정사가 사라질 수는 없었다.

禪涅槃

2018-02-24 12: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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