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상대 목우회원들이 가끔 모이는곳 근처에 중국집이 있는데
그곳에서 모두들 짜장면을 먹으면서 선배가 들려준 얘기입니다.
어느 친구가 젊은 시절에 중국집 주방장으로 있었답니다.
하루는 일을 다 마치고 주방청소까지 거의 끝내 가는데
사장이 부랴부랴 들어오더니
“미안하지만 탕수육 하나하고 팔보채 하나만 빨리 만들어 주게.
귀한 손님이 오시는 걸 깜빡했네.
잠시 나갔다 올테니 특별히 맛있게 좀 부탁하네.~“ 하더랍니다.
다른 날 같았으면 귀찮을 정도의 생각으로 끝났을 텐데
마침 그 날이 이 친구의 생일이다 보니
집에서 저녁도 안 먹고 기다릴 아내 생각에 짜증이 나더랍니다.
하필이면 오늘 같은 날 이런 과욋일을 시키나 싶어
화가 치밀 때마다
탕수육을 만들다가도 소스에 가래침을 퉤~
팔보채를 만들다가도 가래침을 퉤~
먹고 뒈져라~ 하는 마음으로 많이도 뱉었답니다.
그렇게 재료반 침반의 요리가 끝나갈 때쯤
사장이 허겁지겁 주방으로 들어오는데
손에 케이크상자가 하나 들려 있었다네요.
“탕수육하고 팔보채는 집에 가져가서 집사람하고 먹게나.~”
하면서 그 케이크상자를 앞에 내놓더랍니다.
사장이 자기 생일을 모를 거라고 생각했던 이 친구는
생각지도 못한 사장의 호의에
그것도 모르고 자신이 한 짓이 굉장히 부끄러웠겠지요.
그래서 아내에겐 침 뱉은 얘기를 싹 빼고
벌 받는 심정으로 그 음식을 다 먹었다고 합니다.
한치 앞도 모르는 게 우리네 인생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화를 내면
상대보다
자신에게 미치는 영향이 더 클 수도 있음을 항상 염두에 두시기 바랍니다.
나도 항상 염두에 두고 살아가고 있지만,
기왕에 살아온 지난 시간을 어쩔 수가 없지만
남은 시간이라도 소중하게 보내기 위해서 노력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