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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문재인의 모멘트’가 다가온다.
작성자 rainbows79

‘문재인의 모멘트’가 다가온다
남북 정상회담 날짜가 4월 27일로 확정됨에 따라 ‘문재인의 모멘트’(Moon′s moment)가 다가오고 있다고 미국의 CNN 방송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역대 한국의 많은 대통령은 임기 중에 북한 문제에 압도되기 일쑤였고, 이제 드디어 문재인 대통령의 차례가 왔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정치 개혁, 가족 경영 중심의 재벌 개혁 등을 공약했고, 이 분야에서 어느 정도 진전을 보고 있다고 CNN이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이보다는 북한 문제에서 최대의 성공을 거두거나 최대의 실패를 기록할 것이라고 이 방송이 강조했다.

올리버 핫햄 코리아리스크그룹 국장은 “최근에 문 대통령처럼 시끄러운 북한 문제에 초점을 맞춘 대통령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핫햄은 “지난 수십 년 사이에 문 대통령처럼 가장 예측 불가능하고, 변덕스러운 미국 대통령을 상대해야 했던 한국 대통령도 없었다”면서 “문 대통령이 이로 인해 여러 가지로 ‘외교적 불황’에 직면하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CNN과 인터뷰에서 ‘어떤 대통령으로 기억되고 싶으냐’는 질문에 “남북 평화를 구축한 대통령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답변했다.

그런 문 대통령의 첫 번째 작전은 대성공을 거뒀다고 CNN이 평가했다. 북한이 평창 동계 올림픽에 참가했고, 한반도기를 들고 남북 선수단이 동시에 입장했으며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이 구성되기도 했다는 것이다.

CNN은 “이제 드디어 문 대통령이 진정한 시험대에 설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의 대북 정책이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대북 햇볕정책과 비교되기도 했지만, 실질적으로는 접근 방식이 다르다는 점이 입증됐다고 이 방송이 강조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북한과 경제적, 외교적으로 적극적으로 교류하면서 대규모 인도적 지원을 단행했고, 2000년 노벨 평화상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김 전 대통령이 햇볕 정책을 통해 북한으로부터 구체적인 양보를 얻어내지 못했고, 미국의 조지 W. 부시 정부가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하는 대북 공세를 취하는 바람에 햇볕 정책이 결실을 보기 어려웠다고 CNN이 지적했다.

북한은 급기야 2003년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하고, 본격적인 핵 개발에 나섰다.

CNN은 “문 대통령이 줄곧 북한에 대한 관여주의 정책 노선을 견지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강경책을 지원했다”고 강조했다.
이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핵·미사일 시험을 강행한 북한에 혹독한 경제 제재를 가하고, 군사적인 보복 위협을 했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또한 거센 논란이 벌어졌던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국 배치를 지난해에 승인했고, 이로 인해 지역에서 시위가 계속됐으며 문 대통령을 지지했던 많은 사람도 사드가 불필요한 자극을 할 수 있다는 이유로 한국 배치에 반대했다고 이 방송이 강조했다.

글로벌 정세분석 회사인 스트래트포의 로저 베이커 부회장은 “문 대통령이 미국과 긴밀한 공조 체제를 유지하면서 긴장 완화를 위해 작지만 구체적인 조치를 모색해왔고, 대북 관여를 통해 북한의 행동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베이커 부회장은 “문 대통령이 대북 관여의 대가로 긴박한 전쟁 분위기를 누그러뜨릴 수 있기를 기대했고, 이는 매우 적정한 수준의 목표였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지지율이 60% 밑으로 떨어진 적이 없고, 최근 갤럽 조사에서 70%를 돌파했다.
핫햄 국장은 “문 대통령은 대북 정책이 작동함으로써 많은 득점을 올렸다”고 지적했다.

핫햄 국장은 “지금까지는 그랬으나 만약 이 정책이 무너지면 한반도가 새로운 긴장 국면에 접어들고, 문 대통령은 심각한 상처를 입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안위타 바수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 분석관은 한국인의 다수가 북한 문제에서 전쟁 없이 진전이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기 때문에 남북 대화 결과로 문 대통령에 대한 신뢰가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반론을 제기했다.

바수는 “문 대통령이 상처를 입고 돌아오면 호전적인 북한을 길들이려고 노력한 대통령으로 남아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베이커 스트래트포 부회장도 “문 대통령이 거대한 역풍에 직면하지는 않겠지만 한국의 야당이 지금도 남북 정상회담을 비판하고 있기 때문에 그가 실패하면 야당이 여기에 편승하려 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CNN은 “남북 대화가 실패로 끝나면 문 대통령이 장기적으로 볼 때 크게 상처를 입지 않을 수 있으나 그러한 당혹스런 결과 때문에 개헌과 같은 그의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고, 6.13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세계일보>

2018-04-03 10:5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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