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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4.3 항쟁을 생각해보는 시민의 책무
작성자 hermes

4월 3일. 우리 역사에서 가장 큰 비극 중 하나. 인간의 역사는 이렇게 기쁜 일과 슬픈 일, 행복한 일과 고통스러운 일이 엮여 씨줄과 날줄을 엮습니다.

대통령의 4.3 항쟁 70주년 연설을 들었습니다. 그간의 아픔이 컸던 것에 비례한 만큼 감격도 컸습니다. 겨우 행정부 수반 하나 바꿨을 뿐인데, 역사 속의 진실들이 드러나는 속도도 빨라졌습니다. 용산참사의 진실도, 장자연 씨의 억울한 죽음도, 심지어는 천안함의 진상도, 세월호 사건에 숨겨져 있던 비밀스러운 것들도, 이제 그것들을 가려 왔던 세력들의 어두운 손을 벗어나 진실을 밝히는 빛 아래 나올 수 있겠지요.

한반도에 훈풍이 부는 요즘입니다. 사실 4.3 항쟁은 그것이 한국전쟁의 실질적 시작이라는 것에서 의미를 찾아야 할 것입니다. 6.25는 전면전의 시작이었지만, 우리는 그것을 전쟁의 시작으로 보는 프레임에 오랫동안 갇혀 있었습니다. 당시 김일성이 전면적 남침을 결정하게 된 오판의 시작은 4.3 항쟁과 이를 진압하길 거부했던 14연대의 항쟁과, 이의 진압 과정에서 입산하여 게릴라가 된 이들의 세력 구축에서 그 근원을 찾아야 할 겁니다.

당시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양대 진영의 첨예한 대립의 장이 됐던 한반도는 결국 우리 민족의 의지와는 상관 없이 전쟁으로 내몰리고 그것이 냉전 체제를 통해 분단의 고착화로 진행된 것으로 봐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4.3을 본다면 당시 미국의 정세 오판 및 이해 부족도 분명히 짚어봐야 할 문제입니다.

제주의 독특한 공동체문화를 이해하기 어려웠던 미군정은 육지인들과 외국 군대에 대해 적대감을 갖고 있는 제주인들을 좌익으로 몰고 실제로 제주 토벌 과정에 깊숙이 관여한 흔적들이 계속해 나오고 있습니다. 여기에 단독정부 수립에 반대하는 여론이 높은 제주에 대해 이승만 정부는 '본때를 보여 주어야' 할 필요를 느꼈고, 윗분들이 느낀 이 '필요성'은 '광기'로 이어집니다.

그 잔혹상들은 워낙 심해 굳이 여기서 다시 드러내고 싶진 않습니다. 그러나 그 광기는 유신 시대를 거쳐 유신 시대가 무너지고 나서도 다시 보여지니 그것이 광주의 비극이었지요. 그때도 미국의 사태 오판, 그리고 군부의 정권욕이 맞물려 참혹한 살육극이 벌어졌습니다.

이제 우리가 처음으로 미국의 의지가 아닌, 우리의 의지로 동북아 평화를 만들어내고 나아가 세계 평화를 이룰 수 있는 그런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이런 중대한 시대적 패러다임의 변화는 우리의 생각을 변화시키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수단은 적극적인 참정권의 발휘일 겁니다. 냉전과 대결의 분위기를 만들어야만 자기들의 존재의 기반을 마련하는 세력들이 정치판에서 촛불 시민들의 요구를 대놓고 무시하는 걸 더 볼 수는 없잖습니까. 그리고 이렇게 어렵게 마련된 대화와 평화 공존의 분위기를 이어나가려면 시민이 체와 거름망이 되어 솎아낼 것들을 분명히 솎아내는 '조리'가 되어야 하겠지요.

평화를 위해, 그리고 그 평화의 바탕이 되는 정의의 실현을 위해서...
이제 지방선거도 두 달 정도 남았군요. 첫번째 거름망입니다. 촘촘하게 짜야죠.

출처:http://www.kookminnews.com/news/view.php?idx=17208

2018-04-05 13:45:56
► 이 글에 대한 독자들의 의견
3   Rainbows79 [ 2018-04-05 16:42:39 ] 

헐~ 오빤 기자 스타일.... 오늘 무언가 특별한 날?
초야에 묻혀 자내던 선비들이 궐기 대회 하는날?
옴메 좋은것.... 이렇게 좋은 날이~

2   zenilvana [ 2018-04-05 14:16:30 ] 

주사파의 입장을 대변하시는 겁니까?

1   nadaa [ 2018-04-05 14:00:59 ] 

좋은내용입니다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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