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올림픽 구호를 세계가 어쩌구 저쩌구 했지만 세계여행 자유화를 막고 있던 나라에서 외친 구호치곤 어색했다.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으로 죽거나 행방불명 되거나 불구가 된 사람이 5000명 가까이 된다는군.
자기 백성 수백명을 총으로 무참히 살해하고, 헬기에서 쏘고,어린 여학생들을 집단으로 강간하고,죽인 다음 어딘가에 매장했는데, 아직도 발굴되지 못해 여기저기 땅을 파고 찾아야 하는 그런 나라에서 광주사태 후 8년만에 치루어진 88올림픽.
오랜 군사독재에 길들여지고 갇힌 인식속에서 세계화 운운했으니 우스운 얘기였다.
내가 미국에 와서 제일 먼저 바뀐 것은 30년 이상 갇혀 있던 인식의 눈이 뜨이며 수꼴에서 진보개혁적 사고와 의식으로의 전환이다.
리영희의 "전환시대의 논리"와 "대화" 를 읽은 것은 불과 몇 년 전이다. 이미 오래 전에, 대한민국이 칠흙같이 어두운 시대에 놓인 시절, 백성 모두의 눈이 멀고 귀가 막히고, 입을 열 수 없었던 시절에, 세계는 과연 이 순간에 어찌 돌아가고 있는지를 그토록 알고 싶어 했던 기자였다. 진실을 그토록 알고 싶어 몸부림쳤던 인간이었다.
그가 죽는 날까지 백성들에게 세계속에 대한민국이 처한 현실과 진실을 있는 그대로 알려주고 싶어 여러나라 언어를 공부하고 통역했던 그의 세계화 된 인식과 의식은 평생 인식과 의식의 세계화를 이루지 못한 우리들에게 많은 것을 말해 준다.
산 날보다 죽을 날이 얼마 남지 않은 내 나이에 아직도 길들여지고 갇힌 인식으로 현실을 바라보는 것은 없는지 내 자신에게 다시 묻는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