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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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음악감상은 역시 클라식이다.
작성자 alexander

초중고 때는 음악시간이란게 일주일에 한시간 정도였고
그나마 음악이론을 배우기 보다는 잡담 하다가 시간 다 보내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 보니 제대로 된 음악 상식이 있을수 없고
악보도 읽을줄 모르다 보니 성인이 된 후에도 클라식 음악에 대한
매력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음악은 인간의 감정을 소리로 표현해 내는 예술이다.
그게 클라식이 되었던 대중가요 뽕짝이 되었던 팝이건 다 마찬가지다.

그러나 찐한 감동을 주는 장르는 역시 클라식이다.

대중가요가 말초적 감성을 건드려 느끼는 가벼운 느낌이라면
클라식은 내면 깊숙한 곳에서 진한 감동으로 다가오는 느낌이라고
할수있다.

무슨말이냐 하면

여름철에 시원한 콜라나 맥주한잔을 드리켜면 일시적으로 목구멍이
시원해 지는 느낌이 대중가요라면, 클라식은 숙취해소를 위해
뜨끈뜨끈한 사골 곰탕 국물을 마신후 느끼는 속의 편함 같은거라고나
할까.

어째 비유를 하려니 잘 안된다.

그건 그렇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클라식과는 거리가 멀다. 그래서
테너 가수로서 세계 최고를 자랑했던 파파로티의 Nessun Dorma를 듣고
야 그게 노래냐 ? 돼지 멱따는 소리지 라는 무지함을 들어내는 것이다.

클라식을 감상하려면 기초악보 정도는 읽을줄 알아야 하고
교향악단의 악기가 무슨종류가 있으며 연주자의 배치는 어떤 식으로
되어 있는지, 지휘자가 어떤식으로 지휘봉을 휘두르는지 대충
감을 잡을 정도는 되야 클라식 감상에 입문할수가 있다.

처음에는 쉬운 성악곡 부터 감상하다가 진도가 좀 더 나가면
피아노 독주 속은 삼중주(피아노 첼로 봐요린)같은 곡을 듣고나서
교향곡 (심포니) 으로 업그레이드를 하는게 좋다.

내가 월남국수란걸 처음 먹어보고 도저히 구역질이 나서
먹지못했는데, 주위에서 월남국수도 먹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하길래
다섯번 정도를 매운 소스를 듬뿍넣어 얼큰하게 만들어 먹으며
적응을 하려고 한적이 있었는데, 그러다 보니 월남국수의 맛에
매력을 느껴 지금은 일주일에 한번정도는 꼭 먹는 포(pho) 메니아가
되었다.

클라식 감상도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접근하기가 쉽지않지만
자꾸 접하다 보면 클라식의 매력에 빠져들게 되고, 나중에는
대중가요와는 비교할수 없는 찐한 감동에 빠져들게 되는것이다.

파파로티의 Nessun Dorma 를 들을때와
배호의 삼각지 로타리를 들을때 느끼는 감동의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만큼 크다는건 클라식을 조금이라도 이해한 후에야 느끼게 된다.

이미자의 동백아가씨를 듣고 감동을 느끼려고 하지말고
오늘 부터라도 그리운 금강산이나 고향의 노래를 틀어놓고 귀를 기우려
감상부터 해 보자. 뭐가 다른지..

내가 뽕짝노래 좋아하고 즐겨 부르지만, 음악감상은 역시
클라식에 무개를 90% 이상 두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첨언 : 클라식을 알면 대중가요 팝 재즈등등을 다 이해할수 있지만
클라식을 모르면 대중가요나 재즈등 어느 한 장르에만 집착이 되는
우물안 개구리가 된다.

2018-05-20 09:02:39
► 이 글에 대한 독자들의 의견
1   zenilvana [ 2018-05-20 09:47:00 ] 

중-고등을 6년 거치면서 악보를 배우지 못했다. 음악시간을 노래나 부르게 하고, 성적도 노래부르기로 점수를 메기다가 학교를 끝냈다.

내 음악선생은 서수준이라고... 한때 기독남성합창단인가 뭔가 하는 합창단을 지휘했던 사람이 우리들에게 한 짓이 그런 정도였다. 뭐, 일본에서 수학했다나?

내 고교시절에는 서울 시내 여러곳에 음악감상실이 있었다. 어느날 동창 녀석이 나를 '르네상스'란 곳으로 데려갔다. 넓은 홀에 모두들 우두커니들 앉아서 두리번 거리며 소위 '클래식'란 것을 감상하더군.

베토벤의 '운명'이란 곡이 쾅쾅쾅 해댔고, 누구의 '경기병', 소퍙의 '녹턴'의 몇번, 등등을... 감상 수준에 이르기를 여러번 다녀서야 겨우 감을 잡았다. 자주 들다 보니, not bad at all...

음악감상실에서 간혹 가다가 맘에 드는 여학생들도 나타나서 눈요기 하는 재미도 있고 해서리...거기를 자주 다녔고, 미국에 이민와서는 레코트판을 수집하기 까지 했었다.

이즘에도 차만 타면 의례 '클래식 방송'만 청취하는데, 내 여편은 잡음이라며 싫어해서 혼자 있을 경우만 즐기고 있다. 이 사람 살던 동네에 극장이 바로 길건너에 있어서 날만 들면 각종 유행가를 하루 종일 들었다고. 그래서 '흘러간 노래'를 모르는 것이 없단다.

단지 부르는 꼴을 본적이 없으니 클래식이니 대중가요니...음악과는 상관이 없이 지낸다. 단지 송해가 나타나는 장면은 즐기지를. 어떻게 보면 삶의 맛을 잃고 사는 꼴이다. 불쌍하게 보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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