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고등을 6년 거치면서 악보를 배우지 못했다. 음악시간을 노래나 부르게 하고, 성적도 노래부르기로 점수를 메기다가 학교를 끝냈다.
내 음악선생은 서수준이라고... 한때 기독남성합창단인가 뭔가 하는 합창단을 지휘했던 사람이 우리들에게 한 짓이 그런 정도였다. 뭐, 일본에서 수학했다나?
내 고교시절에는 서울 시내 여러곳에 음악감상실이 있었다. 어느날 동창 녀석이 나를 '르네상스'란 곳으로 데려갔다. 넓은 홀에 모두들 우두커니들 앉아서 두리번 거리며 소위 '클래식'란 것을 감상하더군.
베토벤의 '운명'이란 곡이 쾅쾅쾅 해댔고, 누구의 '경기병', 소퍙의 '녹턴'의 몇번, 등등을... 감상 수준에 이르기를 여러번 다녀서야 겨우 감을 잡았다. 자주 들다 보니, not bad at all...
음악감상실에서 간혹 가다가 맘에 드는 여학생들도 나타나서 눈요기 하는 재미도 있고 해서리...거기를 자주 다녔고, 미국에 이민와서는 레코트판을 수집하기 까지 했었다.
이즘에도 차만 타면 의례 '클래식 방송'만 청취하는데, 내 여편은 잡음이라며 싫어해서 혼자 있을 경우만 즐기고 있다. 이 사람 살던 동네에 극장이 바로 길건너에 있어서 날만 들면 각종 유행가를 하루 종일 들었다고. 그래서 '흘러간 노래'를 모르는 것이 없단다.
단지 부르는 꼴을 본적이 없으니 클래식이니 대중가요니...음악과는 상관이 없이 지낸다. 단지 송해가 나타나는 장면은 즐기지를. 어떻게 보면 삶의 맛을 잃고 사는 꼴이다. 불쌍하게 보아왔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