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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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트럼프의 공개서한과 내 생각
작성자 bibliatell

트럼프가 공개서한 형식으로 작성한 북미정상회담 취소 편지를 읽어 보았다. 읽는 내내 어떤 비지네스 맨이 쓴 상용편지 냄새가 났다. 워싱턴 정가의 가방끈 긴 정치가나 고급 공무원이 쓴 거창하고 어려운 법적 언어들로 가득찬 서신이 아니고 아주 쉽고 간단한 내용이었다. 좀 어려운 단어가 있다면 두 단어 , 즉 detriment (손해, 손상)와 irrelevant(무관한, 상관없는) 정도였다. 특히 편지 마지막에는 "회담을 다시 하고 싶으면 전화나 편지를 해라"라는 표현은 무역업자들이나 수출수입업자들, 특히 상업 딜을 하는 국제세일즈맨들이 즐겨 쓰는 서신 문구다. 북한의 반응에 따라 언제든 다시 열릴 수 있다는 감이 왔다.


김정은과 트럼프가 처한 현실은 그 주변 매파적 인물들에 의해 뭔가 정리를 해야만 할 시점에 있었다고 본다. 북한의 김계관, 리영철, 최선희를 비롯한 군부세력, 미국의 존 볼턴과 주변 극우세력들은 김정은과 트럼프의 생각과는 다른 생각들과 언어들을 쏟아 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의 회담 취소 공개 서한은 일시에 이런 잡음들을 일소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취소통보 순간 6/12일 정상회담을 고대하며 지켜보던 전 세계의 모든 국가들은 오직 일본만 뺴고 우려를 표명했고 아쉬움을 표현하며 조속한 시일 내에 재개 되길 희망했다. 대한민국 내에서 내부 총질을 하며 일본의 아베와 몸과 마음을 같이하는 자유한국당의 홍발정 이하 친일극우꼴통세력들과 일본만이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회담취소를 아주 반기고 있었다.


취소공개서한을 보내는 그 시각, 이북은 이미 3명의 인질을 석방했을 뿐 아니라 풍계리의 핵실험장을 전세계가 주시하는 가운데 폭파한 장면을 갖고 한국을 비롯 주요 외신기자들은 기차를 타고 원산으로 오는 중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공개서한 뒤에 미국은 바로 물밑 작업에 들어갔고 북한 라인을 가동시켜 반응을 살폈고 이 상황을 잘 인지하고 있는 김정은은 아주 겸손하고 트럼프를 치켜세우는 내용의 담화를 발표했다. 핵심은 조만간 다시 회담을 진행하자는 것이었고 그동안 주변 인물들이 내뱉은 말들은 그들 자신들의 생각과 수사였다는 것으로 결말 지었다.


오늘 아침 드디어 트럼프는 회담재개 가능성을 언급했고, 대북라인이 본격 가동되고 있으며, 어쩌면 예정되었던 날짜와 장소(6/12일 싱가포르)에서 그대로 진행될 수순을 밟고 있는 것 같아 보인다.


해방 후 73년, 6.25 한국전쟁 후 68년 동안 미국과 한국의 그 어떤 대통령도 해내지 못한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그리고 북미수교 이후 남북의 동반성장과 평화통일을 향해 문재인과 트럼프라는 두 대통령이 적극 시도하고 있다. 세계 마지막 남은 유일한 분단국가로서 그 마지막 벽을 허무는 일이 그리 간단하다면 벌써 이루어지지 않았겠는가? 남북이 원한다고 둘만이 해결할 수도 없는 설움과 비극을 안고 있다. 미국을 비롯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는 외세들의 입김도 만만치 않고,북한의 혈맹이자 대부격인 중국 그리고 남한의 혈맹이자 대부겪인 미국의 영향력이나 입김이 보통 센 것이 아니다. 군국주의적 심보로 가득찬 일본의 방해는 도를 넘는다. 러시아는 곰처럼 보이지만 언제든지 강한 발톱을 드러내며 달려들 태세다.




이 모든 난관과 장애물들을 극복하고 나가야만 얻을 수 있는 종전선언, 평화협정, 북미수교, 동반성장, 평화통일. 길고 긴 어두운 터널을 통과해야 하는 초입에 있다. 다시 한 번 허리끈을 고쳐매고 신발끈을 단단히 묶고 심호흡을 한 뒤에 북미가 정해진 날짜에 만나고, 남한과 중국이 합세하여 종전선언문에 서명이 이루어지길 간절히 고대하며 기도한다.

2018-05-25 12:27:34
► 이 글에 대한 독자들의 의견
2   kangdong [ 2018-05-26 08:52:31 ] 

앞서 님께서 언급한 대로 한반도의 전쟁없는 평화와 번영,
그 경로에 있는 경제적 기회는 휴전선에서 뿐 아니라 한반도 자체가 그 대상이라 생각 합니다.
한반도의 문제는 바로 주변 열강들의 힘의 대립의 장이자 완충지역이기 때문이죠.
그 환경에 비관하거나 어렵게 생각하지 말며 그 성격을 배격하지 말고 그 환경을 우리에게 맞도록 순화시켜 이용해야할듯 합니다.
그래서 이번 북미회담은 꼭 이루어져야한다고 생각합니다.

1   kangdong [ 2018-05-26 08:47:13 ] 

많이 공감되는 이야기라 생각합니다.
절제된 어휘와 명쾌한 어문
간단 명료한 포스트가 어필이 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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