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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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s Angeles
열린 마당
제목 국회에 반바지와 T-셔스가 어울리나?
작성자 zenilvana

미국에 이민와서 한가지 편리랄까 하는 것이 바로 여름에는 반바지와 T-셔스를 입고, 날씨가 서늘하면 jean 바지 등등.....소위 Causual하게 입고 사는 점이다. 넥타이의 正裝(정장)은 무슨 행사가 벌어졌을 때 하는 짓거리가 되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넥타이를 풀었더니 지금은 너도 나도 그런 모양새가 유행하고 있다. 넥타이를 매지 않고 국무회의를 진행하는 것이 과연 옳바른 일인가? 권력의 자리에 앉은 사람은 체통을 중시해야 한다. 그래야 그의 말빨이 백성들에게 제대로 먹히게 되어있다. 그가 넥타이를 풀었다는 의미는 도대체 뭐냐?

오래 전이다. 한 25년 전이 아니었을까? 내 친구의 딸이 결혼한다 해서 반소매의 셔스를 입고 식장에 나타났더니 사업관계로 알던 젊은 친구가 나를 아래 위로 훓어보더니 매우 측은하다는 표정을 짓다가 어이없다는 듯이 시거운 웃음을 웃더군. 그리고 한다는 소리가 "어째서 넥타이와 양복을 입지 않았느냐"고 묻더군. 대꾸 않고 넘어갔다. 그 사람은 시골에서 낳고 자란, 말하자면 촌넘에 해당했다.

모두들 넥타이와 양복으로 의젓하게 나타났는데 그런 모습이 당시로서는 모두에게 우수깡스럽게 보였을 수도 있다. 그러나 금마를 빼고는 누구 하나 내게 눈길을 주지 않았지만 나 스스로 좀 지나쳤나 싶어서 신부의 아버지에게 "어디 갔다가 미쳐 옷을 바꿔 입을 시간이 없었으니 양해해 달라고 말"을 건네기까지 했다. 동창의 말이, "괜찮아..."하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넘기더군.

San Francisco Bay 남쪽에 Google, Yahoo, Microsoft 등등의 회사들이 즐비하다. 내 이웃에 Google의 한 사무실 건물이 있어서 거기서 일하는 젊은이들이 점심시간에 내 집 앞을 지나가고, 내가 Walmart에 볼 일이 있어서 그 앞을 지나치려면 거기서 일하는 사람들과 자주 마주친다. 지금까지 5년을 넘기며 단 한 사람도 넥타이를 맨 녀석을 본 적이 없다. 심지어 개까지 끌고 사무실로 들어가는 판이다.

몇일 전에 You Tube를 보니 한국의 '자유한국당'의 한 젊은 국회의원이 짧은 바지에 검정 T-셔스를 입고 의정활동의 자리에 나타나더군. 여타 국회의원들이 "그거 지나치지 않는가"라는 쪼의 항의가 나와서 장래가 술렁이는 판에 다른 의원냥반이 그를 두둔하기를, "지금 자한당이 젊은 유권자들의 지지율을 높이기 위하여 그들의 취향에 맞게 옷을 입는 것이 뭐가 나쁘냐?"

이를 방영한 뉴스매개체는 노무현 정부시절에 국회 단상에서 유시민 장관이 답변하는 마당에 흰바지에 No-Tie를 하고 나타나서 국회의원들의 지탄을 받는 장면을 보여주었다. 세계 어느 나라에 한 나라의 장관이 흰바지를 입고 국회의사당에 나타난 경우를 본 적이 없다.

미국에서 희바지를 입는 경우는 주로 골푸장에서 흔히 보는 풍경이고, 혹간 연회장 등등의 행사장에 등장하는 衣冠(의관) 또는 attire로 용인된다. 그러나 갑오경장(1895년)에 상투를 자르고 갓과 두루마기를 팽개친 125년 이후에 소위 국민을 대변하는 위치에 있는 젊은 공무원들이 T-셔스에 반바지에 흰 바지를 입고 국회 의사당에서 나랏 일을 논의하는 일은 너무 빠르지 않을까?

아직까지도 영국은 물론이오, 미국의 고급 식당에서는 손님들에게 proper attire, 바른 복장을 갖추어야 입장을 시켜준다는 사실을 상기하시라. 격식에 맞게 행동하는 식객을 맞이하겠다는 뜻은 그 restaurant의 이미지를 망치지 않겠다는 의도가 거기에 있다. 얼마 전에 한 국회의원이 회의 중에 고개를 뒤로 제키고 들창코를 노출하고 잠에 골아떨어지는 일도 있었다. 당의 간부들에게 아부해서 의워된 넘들이 이런 짓거리를 하고 있다.

심지어 식당도 이러는데 대한민국의 국사가 논의되는 자리에 어떤 의복을 입어야 한다는 것 쯤은 알아야 하지 않을까? 公人(공인)이 된 그 당사자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다. 때와 장소도 구분 못하는 녀석을 뽑아주는 한국의 정치사회 전체에 똥칠을 하는 작단이다. 간뗑이가 부어도 많이 부었더군. 아니면 좀 모자라는 녀석이지를. 서양의 멋(?)은 알고 자신의 위상은 모르는 무식한 놈일세. 그래도 자유한국당의 정책위원장이라나? 알아볼 쪼로다.

禪涅槃

2018-08-12 08:59:29
► 이 글에 대한 독자들의 의견
1   sanghaip [ 2018-08-12 12:51:54 ] 

대한민국을 사랑하고 존경한다면 절데로 조롷게 행동은 못하겠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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