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주성 씨가 쓴 글에 대해 / (이종훈 당시 부총학생회장 페이스북 글)

오늘 맹주성이라는 사람이 쓴 글이 여러 언론에 이용되는 것을 보면서 허무맹랑함에 일고의 가치도 느끼지 못하다가, 이것이 현직 대통령비서실장을 노린 마타도어를 넘어 당시 시대를 살아낸 우리들 모두에 대한 모욕이며 명예훼손임을 자각하면서 몇 마디 언급을 하려 한다.

나는 임종석씨가 한양대 총학생회장을 하던 1989년 총학생회 부총학생회장이었다.

1. 맹주성이 당시 교무처장이라는 말은 거짓말

나는 맹주성, 이 사람을 모른다.
본인은 임종석씨가 전대협의장에 ‘옹립’되었던 때에 학교 교무처장을 했다고 하는데, 인터넷으로 몇 번 검색하니 금세 거짓말임이 나왔다.

임종석 비서실장은 1989년에 한양대 총학생회장이었고 그 해 전대협 의장이 되었다. 그런데 맹주성씨는 2006년에 교무처장이 되었다.
학내인터뷰 기사를 보니 15년전에도 교무처일을 했다고 해서 찾아보니 1993년에 안산캠퍼스의 교무처장으로 발령되었다.

교무부처장도 했다고 하니 1990년 즈음에 교무부처장을 했을 듯 하다.
그렇다면 1989년에는 교무처장이 아니었다는 말인데, 그냥 교무처에서 일하는 직원이었다고 하거나 교수라고 하면 되지 ‘교무처장’이었다고 하면서 이 사람은 왜 거짓말을 했을까?

2. 7선녀, 자살조 이야기는 근거없는 거짓말

맞춤법은 고사하고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 글쓰기의 수준이 정말 교수가 맞는걸까 싶을 정도로 저열하다.
더 문제는 상대를 비난하기 위해 동원된 이야기들이 마치 사실인양 인용되어 언급되고 있다는 점이다.

마치 본인이 직접 본 듯 7선녀를 운운한 대목은 황당하기까지 하다.
북한과 연계지어 본인이 스스로 상상하고 믿고 싶은 것이겠지만 선데이서울에나 나올 법한 이야기가 아닌가?

‘공권력에 밀려서 모두 인문관으로 들어갔지’ 라고 쓴 글을 보니 1989년 6월 29일 평양학생축전 참가를 발표한 한양대 집회를 말하는 듯 하다.

임종석이 전대협 의장이 되면서 학교에 거의 있지 않았기 때문에 학내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부총학생회장을 중심으로 총학생회가 관리해야 했고, 당시 집회도 사전에 준비를 철저히 하기 위해 학교는 물론 다방면의 협의를 거쳤다.

경찰에 의해 한양대는 봉쇄되었지만 뚝섬역에서부터 걸어오는 방법으로 전국의 학생들이 학내로 들어왔다.
전대협의장 임종석을 잡기 위해 경찰이 학내로 진입했고 우리는 인문대로 들어가 농성을 해야 했다.

맹주성씨는 ‘총장님과 함께 자네를 만나러 들어가려다 실패했던 일, 교수들에게 먹을 것이 얼마나 있는지 일일이 전화하던 일’을 언급하면서 끝내 하고 싶었던 말인 ‘배가 고프면 자살조가 자살할테니까’라는 말을 썼다. 세상에 자살조라니?

이 이야기를 듣는 순간, 갑자기 최근 날조된 유서대필사건으로 고통을 겪다가 무죄판결을 받은 강기훈씨가 생각났다.
체제전복을 위해 죽음을 사주하는 어둠의 세력 운운하던 자들의 거짓말에 삶을 송두리째 빼앗겨 버린 한 사람의 참혹한 모습을 보면서도 이런 표현들이 스스럼 없이 나올 수 있을까?

맹주성씨, 당신은 자살조라는 사람들을 실제로 만난 적이 있는가?
당신이 이야기하는 자살조는 무엇을 근거로 하는 이야기인가?

피의 살육으로 정권을 찬탈하고 권력을 움켜쥔 군부의 통치에서 당시를 살아냈던 모든 학생들, 특히 학생회를 이끌면서 민주주의와 민족의 자주성 확립을 열망했던 우리들을 비난하고 악의적인 거짓말로 명예를 훼손한 사실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을 할 예정이다.

나는 앞에도 언급했지만 당시 한양대 부총학생회장이었다.
당시 인문대에 남아 경찰과 대치하는 상황에서 가장 앞에서 지휘를 해야 했다. 나는 책걸상으로 바리케이트를 치고 경찰의 진입을 막았다.

임종석 의장이 인문대안에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당시 학교측에게 학생들이 무사히 나갈 수 있도록 주선을 해 달라고 요청했다. 당시 학교 직원들이 인문대 앞으로 왔고 임종석을 빠져나가게 할 방법이 없는지 도와달라고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경찰들이 너무 많아 어렵다는 답변을 들었다.
그 과정에서 ‘맹주성 교무처장’이라는 분이 왜 총장과 함께 임종석을 만나러 들어오려다 실패했는지 이유를 알 수 없지만, 나는 그 사람에 대해 들은 기억이 없다.

언급할 가치도 없지만 '처음에는 눈을 부라리며 덤벼들더니 어느 순간 일제히 공손한 척 한다'는 표현을 보면서 웃었다.
엄마에게 일러바치며 떼쓰는 말도 아니고 상대를 깎아내리고 싶어서 안달난 사람의 말투가 연상된다.
북한에 대해 언급한 이야기들은 내가 이런 글을 읽어야하나 자괴감이 들 정도로 어이가 없었다.

3. 제자라는 정?

‘자네를 잘못 교육시켰다는 자괴감과 그래도 제자라는 정 때문에’..라는 글을 읽으면서 참 스승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전두환 정권은 피의 쿠데타로 일어난 잘못된 정권임은 지금 모두가 알고 있다. 전두환과 쿠데타를 함께 했고, 그의 뒤를 이은 노태우 정권도 부정비리와 부패로 얼룩진 최악의 정권임을 모두가 알고 있다.

그들은 결국 구속되었다. 비록 사면이 되었다지만 그와 그의 일파들은 언제고 죄의 댓가를 받아야만 한다.
당시 학생운동은 그런 군부독재와 부패세력에 맞서서 민주주의 체제를 만들어가려는 국민들의 열망에 함께 했다.

누군가는 삶을 저당잡히면서 누군가는 목숨을 잃으면서 그 시절을 살았고 견뎌내었다.

군부독재의 서슬이 너무 퍼래서 단 한번도 어떠한 사회적 발언도 하지 못하신 듯 보이는 맹주성 씨께서 잘못 교육 운운하신 대목이 혹시 본인이 맡은 교과에 대한 것이라면 나는 이해하겠다.

하지만 이 교육이라는 말이 삶의 태도와 가치관에 대한 것이라면, 단언컨대 맹주성 씨는 박정희, 전두환의 군부독재 폭거의 시대를 찬양하고 그때로 역사를 회귀하고싶은 자다.

당시의 살인정권, 부패권력이 옳았다고 주장하고 있지 않은가?
이런 사람을 언론은 또 그림을 만들어보려고 ‘은사’라는 표현을 동원했다. 이제 와서 한자리 이름을 드러내려 제자들(?)를 욕보이고 가당치않은 글을 쓰는 맹주성 씨에게 교육을 받지 않음이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한 시대를 치열하게 살아왔고, 국민들의 열망에 따라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기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 반대편에 비뚤어진 생각으로 낡은 이념의 굴레를 씌워 모욕을 주려는 사람들이 있다.
맹주성씨가 본인이 스스로 혹은 누군가의 사주로 이런 글을 쓰는지 알 수 없으나 이제는 미몽에서 깨어났으면 한다.

--------------------------------------------------------------------------------------- ***

맹 교수는 당시 교무처장 아니었다 / (권경복 한양대 미디어전략센터장)

"(CBS노컷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맹 교수는 1989년도 당시 맡은 보직이 없었다.
1992년부터 1993년까지 안산캠퍼스 부교무처장으로 있었고 그해부터 1995년까지는 교무처장으로 있었다.
서울캠퍼스 교무처장을 맡게된 건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