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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목사 따라간 '환상의 섬', Fiji
작성자 sanghaip

목사 따라간 '환상의 섬', 가서보니 '지옥'이었다

입력 2018.07.27 17:30 | 수정 2018.07.27 18:11
“대기근 온다, 최후의 낙원 피지로 가자”
피지로 데려가 벼농사 노역시켜
자녀가 부모 때리게 강요도
목사 “성경 말씀대로 했다”

지난 24일 오후 7시 인천국제공항 게이트에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 소속 사복(私服)형사 10여명이 집결했다. 남태평양 피지(Fiji)섬으로 신도들을 이주시킨 뒤, “최후의 낙원을 세웠다”고 주장해 온 목사 신모(여·59)씨가 입국한다는 첩보가 입수된 터였다.

입국 게이트로 정장 차림의 신씨가 모습을 드러냈다. “특수상해, 특수감금, 사기, 아동복지법 위반 등 모두 11가지 혐의로 체포합니다.” 형사들은 곧바로 수갑을 채웠다. 신씨는 별다른 대답도, 저항도 없이 손목을 내밀었다.

경찰은 신씨가 입국하던 이날 동시다발적으로 강제수사에 돌입했다. 신씨가 담임목사로 있던 경기도 과천시 E교회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더불어 E교회 지도부 인사 3명도 잇따라 검거했다. 2014년 대한예수교장로회 합신총회는 신씨를 이단으로 규정했다.

목사 신씨는 혐의는 무려 11가지. 사건의 시작은 4년 전이었다. 신씨는 이 무렵부터 설교를 통해 신도들에게 ‘최후의 낙원’으로의 이주를 부추겼다고 한다. 신씨 설교 내용이다.

“성경에 기록된 심판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지금 시대는 ‘악(惡)한 자들의 심판대’이며, 심판의 날에는 반드시 대기근과 환란이 찾아옵니다. IS(이슬람국가)에 의해 핍박 받는 기독교 난민들을 구제하고 대기근에 대비하기 위해 우선 식량을 준비해야 합니다.”

그가 ‘낙원’으로 지목한 곳은 남태평양의 대표적인 휴양지, 피지였다. 한반도에서 8100km 떨어진 곳이다. 면적은 경상북도와 비슷한 1만8333㎢(약 55억평), 인구는 약 90만명이다. 전 세계인들에게 ‘환상의 섬’으로 알려진 곳으로, 우리나라 신혼여행객들이 자주 찾는 곳이기도 하다.

신씨는 앞으로 ‘대기근’이 찾아올 것인데, 이에 대비하기 위해 피지로 가야 한다는 논리를 폈다. 신씨는 “피지는 물과 공기가 깨끗하고, 토양이 오염되지 않은 데다 겨울이 없는 따뜻한 나라다. 이모작, 삼모작까지 가능하다. 앞으로 다가올 대기근을 준비하기에 최적의 땅”이라고 설교했다.

“우리나라 같은 ‘잘사는 나라’에서는 죄를 짓지 않고 살아가기 어렵습니다. 하느님의 아들들이 세상의 빛으로 드러나려면, 죄를 지을 수 없는 환경이 되어야 합니다. 피지로 이주해야 합니다.”

교회에서 신씨 설교를 믿는 사람이 늘어났다. 신도들의 ‘피지 이주’는 2014년부터 순차적으로 진행됐다. 신씨는 이주비 명목으로 헌금(獻金)을 받아 챙겼다. 신도들은 적게는 수백만 원, 많게는 1억원이 넘는 헌금을 냈다. 경찰은 신씨를 따라 올해까지 400여 명의 신도들이 피지로 이주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그러나 ‘최후의 낙원’이라던 피지에 도착한 신도들은 ‘노역(勞役)’에 시달렸다. 벼농사에 동원됐다. 신씨는 현지에 농토를 조성해, E푸드컴퍼니, E농장이라는 이름의 농업 회사도 세웠다.


신씨는 피지가 “청정한 물과 깨끗한 공기, 오염되지 않은 토양과 겨울이 없는 따뜻한 나라로, 앞으로 다가올 대기근을 준비하기에 최적의 땅”이라고 주장했다.

신씨는 피지에서 ‘폭군’처럼 권한을 행사했다. 경찰에 따르면 피지로 이주한 신도들이 함부로 귀국할 수 없도록 여권을 빼앗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자신은 피지와 한국을 마음대로 오갔다.

또 ‘우리만의 의식’이라며 신도끼리 주먹을 치고 받게 시켰다. 미성년자도 예외가 아니었다. 경찰 관계자는 “신씨가 미성년자들에게 폭행을 강요했기 때문에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도 적용됐다”고 말했다. 미성년자에게 아버지, 어머니, 심지어 할아버지의 뺨을 때리도록 강요했다는 진술도 나왔다. 패륜 행위를 지시한 것이다.

“피지로 이주한 신도들은 주로 가족 단위였습니다. 신씨는 ‘회개해야 한다’는 이유로 가족들끼리 폭행하도록 강요했습니다. 부모가 자녀를, 반대로 자녀가 부모의 뺨을 때리게 시켰습니다.” 경찰 관계자 얘기다.

체포된 신씨는 경찰조사에서 “성경에 따르면 ‘나의 모든 원수의 뺨을 치시며 악인의 이를 꺾으셨다’는 내용이 있다”면서 “‘타작(打作, 때리는 행위)’은 성경에도 나오는 행위고, 영혼을 정결하게 하기 위해 벌이는 영적인 전쟁”이라면서 폭행 교사(敎唆)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피지에서 이 같은 범행이 자행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 피해자 10여명과 접촉해 신씨 혐의를 파악해왔다. 이들은 “신씨 일당은 이탈하려는 신도를 ‘타작 마당’이라는 명목으로 집단폭행 하게끔 했다”며 “신씨를 우상화하게 만들고, 신도들의 가정을 파괴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27일 신씨와 E교회 지도부 인사 3명을 구속했다. 경찰 관계자는 “신씨가 어떤 경위로 E농장 등 피지 현지에서 땅을 마련했는지, 또 다른 신도들에게 범죄를 저질렀는지 등을 추가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7/27/2018072702413.html

2018-08-18 12:22:30
► 이 글에 대한 독자들의 의견
1   alexander [ 2018-08-19 20:31:56 ] 

간악한 먹사의 말을 듣고 그대로 믿는 얼빠진 신도들이 더 큰 문제임.
하여튼 똑똑하다는 신도들이 한편으로는 얼이 빠져 똥과 된장을
구분 못하기 때문에 한국에 야소교가 미국 다음으로 번창한게
아닌가 합니다.

피지 섬으로 이주한 400여명이나 지금 교회에 나가 주여 주여
외치는 부류들이나 vice versa 입니다.

단 한가지 틀리는 점은, 대형교회에 나가며 주여주여 하는 넘들은
수틀리면 안나간다 라는 양다리 걸치기를 하고 있을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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