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피니언
Los Angeles
열린 마당
제목 민장로; You got a problem.
작성자 zenilvana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멸망으로 인도하는 문은 크고 그 길이 넓어 그리로 들어가는 자가 많고, 생명으로 인도하는 문은 좁고 길이 협착하여 찾는 이가 적음이니라.- 마태복음 7장 13-14절>


Scott Peck (1936 – 2005)는 미국의 정신과 의사로 1978년에 <Road Less Travelled>란 책을 세상에 내어놓으면서 일약 Best Seller로 명성을 날렸다. 우리 동네 도서관에서 이 책을 우연찮게 $1에 구입해서 읽게 되었다. 이 분이 Harvard의과대학에서 정신과 의사의 수업을 받고 군의관으로 근무하던 때에 있었던 일이 매우 재미있어서 여기에 소개한다.

근무지에 도착하여 딴에는 열심히 일했었는데 어느날 밤늦게 자기 혼자 남아서 일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단다. 다른 사람들은 오후 5시가 되어 모두들 집으로 돌아갔다는 사실을 이상하게 여기고 전전긍긍하던 차에 그 부서의 책임자를 찾아가서 동료들이 자기들이 맡은 일을 충실하게 하지 않는다고 불평하였다.

그 superviser가 하는 말이 이랬다. "You got a problem."

그 자리를 물러났지만 도무지 수긍할 수가 없었던지라 몇일 후에 다시 방문해서 어째서 그들이 제 할 일들을 열심히 하지 않고 오후 5시 정각에 모두들 자리를 비울 수가 있는가? 당신은 이곳의 책임자이니 당연히 이들을 더 오래 일하도록 조처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주장을 하였다누먼. 그가 다시 말하기를 "You got a problem"이라고 대꾸하고 그 마저 자리를 뜨고 말았다. 이 당시에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는 사실은 전혀 감을 잡지 못하고 지나치던 어느날......갑자기 그 상사가 말한 것이 자기에게 해당된 다는 생각이 들었다.

군대나, 아니 어느 직장이나, 9 AM to 5 PM으로 일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사실이거늘 자신은 일하는 것이 재미있다 보니 시간 가는 줄을 모르고 남도 자기처럼 일하기를 바랐던 자신에게 문제가 있었던 것을 드디어 알아차렸던 거라. 그 上司(상사)가 이렇쿵 저렇쿵 설명을 하지 않고 그저 You got a problem이라고만 하고 더 이상 상대하지 않았다는 데에 묘미가 있다. 정신과 의사들의 모임인지라 소위 사람의 정신을 다루는 의사조차 이같은 자기 위주의 생각에 매었다는 거......그 정도로 말해서도 알아들어야 한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그게 바로 정신과 학문이다. 그렇게 몇 마디로 말해서는 의사가 소통되지 않는다는 것을 예로 들었던 일화였다. 왜냐하면 사람들 대부분이 "넓은 길로 다니기를 원한다." 마태복음에서 말하기를 "좁은 문을 다니라"고 권하는 이유가 우리에게 필요한 몸에 유익한 진리가 정작 거기에 만 숨어있기 때문이다. 모든 종교들이, 그것이 기독교이든 불교이든, 인간에게 당부하는 것은 결국 自我省察(자아성찰)과 心身鍛鍊(심신단련)에 있다. 문제는 作心三日(작심삼일)......아는 것이 전부가 아닐세.

걷는 것이 몸에 이롭다는 것은 기정사실이다. 헌데 장단지를 주물러서 같은 효과를 기대한다고? 이미 1년을 넘기며 일주일에 3번씩 2시간을 등산하는 나로서는 '장단지 주무르기'는 넓은 문에 해당한다. 아무 것도 않하고 입만 놀려온 사람들에게는 좋게 들릴 수도 있다. 한번 해보시지. 몇일이나 그것을 해낼 수 있을런지 물어보나 마나다. 빛좋은 개살구가 아니면 입에 달면 삼키고 쓰면 뱉어내는 그런 일이겠지. 그런 안이한 태도가 결국에는 전혀 몸에 이롭지가 않게 끝나게 마련이다. 글쓰는 것도 그렇지. You got a problem, my friend!

禪涅槃

2018-08-27 13: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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