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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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s Angeles
열린 마당
제목 음식 맛이 없기 보다 味覺이 문제다.
작성자 alexander

월급쟁이들이 점심시간에 한끼 때우려고 밖으로 나갔는데,
주위에 수많은 음식점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먹을게 없다고 불평한다.

이것저것 먹어봐도 맛 degari 가 없다. 뭐 좀 진짜 입맛 땡기는게 없나?
라고 하며 먹거리를 찾아 다닌다.

먹을것이 쌔발렸는데도 먹을만한 음식이 없다 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음식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혓바닥에서 느끼는 미각(味覺)의 문제다.
혓바닥에서 느끼는 미각이 그동안 온갖 강열한 맛에 길들여져서
어지간한 맛에는 만족을 못하는것이다.

중국집에서는 짬뽕이 우동보다 열배나 많이 팔린다.
그것도 극도로 매운 짬뽕이 인기다.

월남국수에 길들여진 혓바닥은 일주일이 멀다 않고 또 찾게 된다.
월남국수의 국물이 다른 어느것 보다 맛이 강열하기 때문이다.

컵라면이 봉투라면 보다 맛이 더 좋은 이유도 내용물에 든 수프의
강열함 때문이다.

식당에서 파는 음식이 집에서 만든 음식 보다 맛이 있다고
느끼는 이유도 맵고 짜에 만들어서다.

술맛이 지겹지 않고 마셔도 물리지 않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혓바닥에서 느끼는 맛이 강렬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원래의 음식 제료맛은 어디로 가고 온갖 조미료로
범벅이 된 음식을 계속 먹어 오다 보니 맛을 느끼는 혓바닥의
감각이 둔해져 버린탓도 무시할수 없다.

육류나 채소도 마찬가지다.
소위 올개닉(organic)이라고 하는 화학 비료를 쓰지 않는
채소는 일반채소와 구분해서 팔고 있는데, 값이 좀 비싼 대신에
원래의 맛이 들어있어 찾는 사람이 많다.

소나 돼지 닭도 전부 뻥튀기 해서 키운탓에 맛이라고는 도통
느낄수가 없다. 쇠고기나 돼지고기를 바배큐해서 먹어봐도
종이박스 씹는 느낌이다.

닭고기는 아예 맛 자체가 없어 깐풍기 (닭고기에다 갖은 양념을
넣어 버무려 매콤하게 만든것)를 만들어 먹지 않는가.

결론은, 육류나 채소가 화학 사료나 비료로 양산되는 탓에 맛이라고는
찾을수가 없어졌고, 그러다 보니 각종 음식에 과대한 조미료 사용으로
원래맛이 아닌 인공적인 강열한 맛에 혓바닥이 길들여진 탓에
오늘도 먹을게 없다고 푸념을 하며 맛집을 찾아 다니는 것이다.

나도 혓바닥이 워낙 둔해져서 그런지 매운음식만 찾는다.
청량꼬추를 보면 환장을 할 지경으로 좋아하게 되고
마트에 가면 혹시 지독하게 매운고추 어디 없나 하고 기웃거린다.

이러다가는 미각 자체를 잃어버리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열당에 글 올리는 사람도 뜸~~ 해지고, 우째 파리를 날리고 있는걸
보니 씰때없이 먹자 타령 글이라도 올려야 하겠기에....

2018-09-05 20:03:06
► 이 글에 대한 독자들의 의견
1   zenilvana [ 2018-09-06 08:58:01 ] 

飢渴이 甘食이다. 워낙 흔하다 보니 맛있는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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