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이 있는 시간, 좋은 걸까, 나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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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어서는 누구나 그저 앞만 보고 걷고 뛴다. 나도 그랬었다.
살기 위해선 뭔가 해야 한다. 우선 먹고 살기 위해 본능적으로 해야 할 일이 있다.
일어나 세수하고 밥 먹고 일 나가고, 다시 돌아와 손 닦고 밥 먹고 좀 쉬다간 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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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정해진 인생길, 먼 여로엔 그저 걷는 것 뿐 달리 사색이란 없었다.
이러다 보니 여기에 어떤 재미라는 게 끼어들 틈이 없었다.
이래서 삶에 흥미를 잃게 된다. 이렇게 사는 게 아닌데..
그러다 나중에 시간이 나면 차차 생각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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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나이 희수(喜壽)를 넘어서고 나니
주체 할 수 없는 만큼의 시간들이 밀려온다.
젊어서는 나중에 시간이 나면 해야지 하였는데
그렇다면 지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이 많은 시간을
아무런 기다림도 없이 멍하니 보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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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기다림이 없는 무료한 시간이라면
스스로 신체 가늠이 안 되어 병원의 도움을 받고
그냥 숨만 쉬고 있는 환자와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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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기다림이 있는 시간이
늘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글도 어디선가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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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이 있는 시간이 행복하다는 말은,
어떤 새로운 변화가 내 삶으로 들어와 나를 변화시킬 것이라는
기대가 때로는 사람을 살아가게 하는 힘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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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 기다림이 행복이 될 수 있는 것은
기다리는 무언가가 반드시 오리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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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올지도 안 올지도 모를 기대는 어떨까?
결과의 도래가 불확실 한 것을 기대 한다는 것은 오히려 순간을 불행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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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내가 입버릇처럼 뇌까리는 게 있다.
그렇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고 내가 스스로 만드는 것이고,
보람은 다 만들어진 다음에 느끼는 게 아니라
순간순간에 보람을 느끼면 그게 바로 행복이다.
결과는 미루어 두고 보람 있다고 생각하는 일에 몰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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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는 것이 와야만 행복해진다고 믿을 때
우리는 기다림 때문에 불행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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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저것이어야만 한다고 고집할 때 우리는 불행해진다.
이는 행복을 외부의 결과에 맡겨놓는 것이기 때문이라 결론을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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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재미없는 삶에 생기를 불어넣을 방법은 없는가?
첫째 :
기다리고 싶다면, 반드시 올 것을 기다려라.
둘째 :
미래의 모든 가능성에 가슴을 열자. 단 하나의 결과를 고집하지 말라.
즉 반드시 무언가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없다면 실망할 일도 없다.
미래의 결과에 의존하지 않을 수 있다면
어떤 경우에도 행복 해 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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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인사 대천명 (盡人事待天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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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최선(人事)을 다하고(盡)
천명(天命)을 기다린다(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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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일이든지 자신의 노력으로 최선을 다한 뒤에
그 성공의 여부는 하늘의 뜻에 따라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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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 your best and leave the rest to G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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