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를 많이 사귀게 되면,친구들 가운데 어떤 이는 모이기만 하면 자기 자랑,특히 지식 자랑 하기를 좋아 하는 녀석들이 적지 않다.물론 읽은 책도 많고 보고 들은 경험 지식도 많기 때문에 아는 척 하는 일을 가지고 너무 잘난 체 한다고만 구박할 수는 없는 일이다.
자기가 알고 있는 지식과 정보를 다른 친구들에게 전해 주어 그들의 호기심에 발동을 걸고 그들의 교양 레벨을 다소나마 높혀 보겠다는 그 친구의 선의가 가상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잘난 체 하기`라는 친구의 습성이 어떤 모임,가령,동창회.친목회.동기 모임 등에 참석한 친구들의 공공연한 대화 중에 특정 상대 친구를 꼭 집어 그의 발언 내용의 오류를 완강히 지적하면서 자기 주장이나 생각을 다발 총처럼 어필하는 경우이다. 나라 안 정치 현안인 남북 화해에 관해 문재인 정부의 일련의 `연성외교`를 칭찬하는 친구의 말을 가로 채면서 주권 포기,자존 감 실추,퍼 주기식 만용 같은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매우 분노스런 언쟁을 촉진이라도 하겠다는 듯이 열을 내며 떠들어 대는 녀석이 있는데, 이런 친구 역시 그 현안을 말한 상대 친구의 의견이나 생각을 깡그리 무시하고 자기 주장만을 고집하는 친구가 아닌가.
다른 친구들의 견해와 관점을 다 들어 보고 난 후에 자기 생각을 얘기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분위기에서 유독 다른 친구들의 얘기가 끝 나기도 전에 말을 가로 채면서 자기 주장을 입에 거품을 물고 얘기하는 친구를 우리는 어떻게 바라 봐야 할까.
더욱이 상대 친구의 논점의 부당성 이외에도 그의 다른 관행 습성이나 생각 같은 것을 모두 공산주의나 사회주의 계급이론과 매치 시켜 가며 비난하는 것은 또 어떻게 해석해야만 할까.
둘 이상의 불특정 또는 특정 다수인이 모인 곳에서의 특정인에 대한 비난과 비아냥은 자칫 그들 상호간의 인간관계의 형성이나 유지에 큰 상처를 주게 되고 거기서 상하게 된 상대방의 `체면 손상`에는 평생 두고 두 사람 사이를 원수지간으로 만들 수도 있게 하는 `위험한 우정의 함정`이 있다.
사람의 자존심은 단 둘이 있을 때 보다는 여러 사람이 있을 때 더욱 신경 쓰이는 감정이고 그것이 자신의 체면과도 연계되어 있을 때 특정인에 의해 그 체면이 공공연하게 구겨 지는 때에는 이를 참고 견디는 일이란 성인군자의 도덕심을 겸비한 사람일지라도 참기가 힘든 디렘마가 아닐까.
설혹 상대의 주장이 다소 허술하고 신빙성이 떨어 지는 것으로 보이고 자기 주장과 배치되고 자기 생각이 확실한 근거가 있는 정보에 터 잡고 있기 때문에 자신 만만한 주장이라고 해도 상대방의 주장에 대해 일고의 가차가 없는 주장이라고 비아냥을 일삼는 행동은 인간관계에서의 종말을 뜻하게 되는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