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비대위가 출범한 지 몇 개월이 지났으나, 혁신은커녕 당내 화합만 강조하자 한국당 내에서도 "비대위는 도대체 왜 꾸린 거냐?"는 볼멘 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이에 눈치를 보던 김병준이 자칭 '애국보수'라는 전원책을 조강특위로 모시고 칼자루를 건네주었다. 하청에 재하청을 준 셈이다.

그러나 전원책 역시 "무조건 사람을 자르는 것이 혁신은 아니다. 대선주자급은 존중해줘야 한다. 내 목표는 누구 잘라내는 게 아니라, 보수 대통합이다."라고 선언함으로써 혁신보다 세불리기하러 왔다는 자백을 했다. 일말의 기대를 걸었던 국민들은 그러면 그렇지, 하고 한탄했다.

겨우 조강특위를 꾸린 전원책은 보수대통합의 일환으로 황교안, 오세훈, 원희룡의 입당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황교안은 못 만날 이유가 없다며 반겼고, 오세훈 역시 곧 입당할 모양이다. 다만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원희룡은 아무 반응이 없다. 자신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는데, 다시 한국당으로 가면 유리할 게 없다는 판단을 한 것 같다.

정권창출을 위해서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총선-대선-지선 모두 참패한 한국당이 혁신하는 모습은 보여주지 못하고 '한물간' 사람들의 영입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것을 보고 국민들이 과연 뭐라고 평가할까? 누구 말마따나 한국당은 조자룡이 와도 제갈공명이 와도 변할 수 없을 것이다. 오랜 세월 쌓인 권위의식과 권력의 단맛에 길들여져 쉽게 기득권을 포기할 수 없는 것이다.

현재 조강특위의 도마에 오른 사람은 김무성과 홍준표인데, 과연 이 두 '거물'을 전원책이 쳐낼 수 있을까? 썩어도 준치라고 그들이 정치 경험이 전무한 전원책의 칼날에 무너질까? 전원책은 직접 말은 못하고 "그들이 알아서 할 것"이라고 우회적으로 압박을 가했지만 두 사람은 화장실에서 웃을 것이다. 산전수전공중전까지 다 겪은 그들이 목소리 하나만으로 살아온 전원책에게 투항할 리 만무하다.

철저한 성찰과 사과 없는 보수대통합은 결국 도로새누리당이 되겠다는 의식의 발로다.전원책은 "이런 식으로 가면 보수가 대선에서 이길 수 밖에 없다."고 큰소리쳤지만, 현재 한국당의 지지율은 10%대 초반에서 헤매고 있다. 반면에 문재인 정부의 국정 지지율과 민주당의 지지율은 견고하다. 경제, 일자리 문제로 잠시 지지율이 내려갔지만, 남북평화가 국민들의 가슴에 더 와 닿은 것이다.

한국당은 걸핏하면 '경제파탄' 운운하지만, 알고 보면 이명박근혜 정부 9년 동안 쌓인 적폐가 지금 드러나는 것이며, 문재인 정부가 그 뒤치닥거리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이 집권할 때는 서민들이 잘 살았는가?

이명박근혜 정부 9년 동안 대기업들은 사내유보금만 800조 이상 쌓아두었을 뿐, 고용창출은 하지 않았다. 그 와중에 4대강, 해외자원개발, 국정농단으로 얼마나 많은 국고가 낭비되었는가? 그 돈이면 전국민 복지 하고도 남는다.

정치전문가들은 한국당의 보수대통합 뒤에 이명박 세력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명박이 살아남는 방법은 오직 정권 창출밖에 없다 판단하고 암암리에 보수대통합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거기에 조중동, 종편, 개독 대형교회가 발벗고 나서고 있다. 가짜뉴스의 본산지가 바로 서북청년단들의 후예인 개독 대형교회들이다. 30개에 달한다는 극우 팟게스트들을 누가 지원하고 있을까?

정권만 바뀌었지 아직 검찰, 법원, 국정원 등에는 이명박근혜 시절에 떡고물 좀 얻어먹고 산 적폐들이 신분을 숨기고 암약하고 있다. 그들이 가짜뉴스 생산과 유포를 기획해 극우단체들을 선동하여 배포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을 청산하지 않으면 언제 이명박근혜 세력이 부활할지 모른다.

구관이 명관이란 말이 있다. 김병준, 전원책으로 대변되는 한국당의 '혁신쇼'는 실패로 끝나고 말 것이다. 한물간 인물들을 영입하고 그게 혁신이라고 자랑하면 국민들이 용납하겠는가? 이제 바른미래당과 합당 문제로 한바탕 홍역을 치를 것이고, 잘려나간 일부 당협위원장들이 당사를 점거하고 고함치고 드러눕고 도끼들고 설칠 것이 분명하다. 그 모습을 본 국민들이 "그러면 그렇지, 도로새누리당!"하고 한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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