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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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s Angeles
열린 마당
제목 알렉스는 갑순이 밥이였다.
작성자 stephanos

알렉스와 갑순이가 서로 사랑을 하다가 극복할 수 없는
격한 사랑의 차이를 깨닫고 각자의 길로 갔다는것은
전편에서 열당회원들은 모두 알고 있다.
극복할 수 없는 상반된 국가관과 격한 사랑의 차이를 말이다

사실은 알돌이와 갑순이는 한 마을에 살지 않았다.
갑순이는 윗마을, 알돌이는 아랫마을에 살고 있었다.

윗마을에 사는 갑순이네는 외동딸로 대대로 지주 집안이어서
많은 토지와 머슴들을 거느리고 사는 부자이다.
해서 갑순이는 어렵지 않게 도시에 나가 공부를 하게 되었지.
한창 물오르는 나이에 도시에 나가보니
눈에 들어오는 건 책이 아니라 멋진 남자들이였다.
신성일같은 멋진남자들이 향수 냄새 솔솔 풍기며
촌뜨기 갑순이에게 눈웃음을 연방 흘려대니
갑순이가 정신을 차릴 수가 없는 거다.

시골에 사는 꼰대에게는 책을 산다, 하숙비가 올랐다,
물가가 비싸다며 온갖 핑계거리를 찾아내고,
보내오는 돈들은 신성일 최무룡같은 남자들에게 마구마구 투하를 했지비.
덕분에 남자들의 향수 맛은 실컷 봤지비.

그런데 어느 날 꼰대가 하숙방에 들이닥친 거다.
외동딸갑순이의 씀씀이를 달갑게 여기지 않았던 꼰대가
예고도 없이 기습을 한 거다.
도회지 물 좀 먹으며 공부하라고 유학을 보내놨는데
남자들 체취에 취해 해롱거리고 자빠졌으니 꼰대가 보기에 얼마나 기가 찼을까.
저 꼬라지를 더 봐 줬다가는 가문은 물론이요
동네 우세스러워 체통이 서질 않게 생긴 거다.

그래서 꼰대는 시집이라도 보내서 가문의 체통이라도 지킬려고 했다.
사실 꼰대의 속마음은 시집이라도 보내버리면 남자 때문에
헛돈 들이는 일이 없겠다 싶었던 거지비.

한편 알돌이는 강이 있는 아랫마을에 살았다.
알돌이 아버지는 조그만 쪽배 하나를 강에 띄워
거기서 물고기를 잡아 시장에 내다 팔면서 식솔들을 먹여 살려야 하는
지지리 궁상으로 가난한 가장이었다.
그래도 가진 것에 만족하고 남의 것을 함부로 욕심내지 않는
청렴한 마음은 늘 간직하고 살아가기로 생각했었다.
하지만 알돌이는 그런 아버지가 늘 불만이었다.

가장이면 풍족하진 않더라도 식속들 배 골리지 않게
끼니 걱정은 하지 않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거든.
그래서 알돌이는 늘 생각했었다.
절대로 지지리 궁상 아버지 같은 삶은 살지 않기로.
사랑이고 뭐고 어떡하든 부잣집 딸하나 물어
가족들 편하게 살게 해야겠다고 나름 희생정신 비슷한 걸
마음 밑자락에 깔면서 굳은 결심을 했던 거다.
그러던 차에 윗마을에 사는 부잣집 외동딸갑순이네서 혼담이 온 거다.
알돌이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절호의 기회인 거다.

알돌이와 갑순이는 읍내에 있는 다방에서 만남의 기회를 가졌다.
알돌이는 갑순이가 그다지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꼰대가 우겨서 할 수 없이 나간 자리였기 때문에
치마만 두르면 그냥 장가나 들고 어서 도회지에 나갈 생각 밖에는 없었다.
그리고 부잦집 여자를 마누라로 얻으면 자신에게 덧씌워진 가난의 이미지를
어느 정도는 무마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거든.

갑순이도 알돌이 집이 찢어지게 가난한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알돌이에 대한 기대는 전혀 없었다.
알돌이 또한 그저 지 한 몸 희생해서
부잣집 딸하나 물으면 식구들은 편할 거라고 생각했었다.

알돌이와 갑순이는 그 쓰디쓴 커피를 홀짝거리며 어색한 대화를 이어갔었다.
그러다 알돌이가 슬슬 장난 끼가 발동을 한 거예요.
지 버릇 개 못 준다고, 여자 맛을 본 지가 한참이나 지난 알돌이가
늑대의 본능을 감추지 못하고 갑순이를 끌고 여관에 들어간 거다.
갑순이는 못 이기는 척하고 끌려들어가듯 따라갔다.

그후 알순이는 작업에 들어갔어요.
알돌이가 갑순이에게 책임질 일을 했다더라, 그런 소문을 암암리에 낸 거다.
드디어, 갑순이네서 이 혼사를 몹시도 서두른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갑순이네는 알돌이네 한테 어마어마하게 근사한 조건을 제시하는데.
평소 알돌이네의 찌든 살림을 생각하면 넙죽 절이라도 하고
응할 만큼 차고 넘치는 조건이었다.

그런데 알돌이가 슬슬 주판알을 튀기기 시작한다.
몸값을 더 올리려 보려는 속셈이었던 거다.
갑순이의 행실을 문제 삼아 혼사에 응할 수 없다고 으름장을 놓는다.
갑순이는 기가 찰 노릇이었다.
첫날 만나서 여관방에 따라 들어간 행실은 퍽이나
고고해서 예전에 자신이 했던 행실을 문제 삼는다는 게 어이가 없었거든.

아무리 꼰대가 윽박질러서 가는 시집이라도
이렇게 꿀리고 갈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알돌이를 다시 만나보기로 결정했다.
도대체 뭣 때문에 그러는 건지 진짜 이유나 알아보고 싶었던 거다.

알돌이 앞에 나타난 갑순이는 첫날 만나서 여관방 따위엔
따라 들어간 적이 없었다는 듯이 고고한 표정으로 알돌이를 응시했다.
갑순이는 물었다. 우리집이 제시한 조건이 마음에 들지 않느냐고.
알돌이가 대답했다. 조건 때문이 아니라 갑순이의 행실 때문이라고.
아무리 가난하고 헐벗더라도 고고한 혈통을 더럽히는 집안과는 혼사를
맺을 수가 없다나.

아, 나참! 너무나 답답했어요.
만난 첫날 여관방에 따라 들어간 행실도 만만치 않다고
소리 질러 버리고 싶었다.
그 순간 갑순이는 결심했다. 더는 어떠한 조건도 더 제시하지 않을 것이고
갑순이는 알돌이와 결혼할 마음이 없다는 것으로 간주하겠다고 선언했다.

알돌이는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자신이 너무 주판알을 튀겨 사단이 난 거잖아.
그 만큼이라도 줄 때 먹을 걸, 때는 이미 늦었다.
적당히 할 것이지, 너무 욕심을 부린 거다.
이제와 처음으로 돌이킬 수도 없는 노릇이잖아.
알돌이는 스스로를 위로했다.
비록 고장나고 영혼없는 나팔소리지만
자기 집안처럼 고고한 품위를 유지하는 집에서 그런 여자에게
장가 가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알돌이 눈앞으로 갑순이네가 제시한 조건들이 아른거렸지만
영혼없는 나팔소리와 고고한 집안의 품위를 지켜냈다는 것에 스스로 위안 삼으며
쓰디쓴 눈물을 삼켰다고 한다.

2018-10-23 09:55:26
► 이 글에 대한 독자들의 의견
3   alexander [ 2018-10-24 04:58:51 ] 

어디 그 글 솜씨로 문재인 잘하고 있는 이유나 한번 올려 보라.

이넘은 아마 색소폰 배우다가 실패한것 같다.
그러니 맨날 샘이나서 영혼없는 나발이니 하면서 깝쭉 꺼리지.

2   alexander [ 2018-10-24 04:53:57 ] 

알렉스(알돌이) 대신에 스바돌이 (스테파노 바퀴벌래의 준말) 로
단어만 바꾸면 더 어울리는 이바구가 되겠다.

이런 글로 남을 비방만 일삼는 스바돌이의 수준을 알만하다.
이런자들이 문재인을 지지하지. 비비텔은 말할것도 없고..

1   bibliatell [ 2018-10-23 11:43:04 ] 

아!! 아쉽다. ᄏᅠᄏᅠᄏ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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