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피니언
Los Angeles
열린 마당
제목 박 정희 시리즈(5)
작성자 justin

박정희 후처 노린 여배우

---------------

박선호의 답변은 완전히 핀트를 벗어나고 있었다.
강변호사가 사전에 준비한 신문과 답변 내용을 제대로 따라주지 않았다. 강변호사는 1심인 보통군법회의에서 사형선고를 받은 김재규와 박선호를 교도소에서 접견하면서 이들이 심경에 상당한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고 느꼈다.

법정에서는 각하의 사생활에 대해 일절 진술하지 않던 김재규도 80년 1월 중순 어느날 변호사 한 사람을 보자고 연락을 보냈다. 김재규는 깊은 비화를 털어놓았다. 궁정동 안가를 거쳐간 은막의 스타들에서부터 사후에도 그대로 공개하기 어려운 내용들이 그의 비밀저장고 속에서 밖으로 흘러나왔다.

변호사는 박선호보다 앞서 중앙정보부 의전과장으로 채홍사역을 했던 윤모, 이모, 김모 씨(육사 15기,예비역 대령)와 만나 이 증언들을 검증했다. 누구나 한번 듣기만 하면 입을 딱 벌릴 만한 TV 드라마와 은막의 스타들인 C, C1, C2, L, L1, W 양 등이 궁정동 안가의 밤 연회에 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각하의 술자리 여인을 동원하는 데는 엄격한 규칙이 있었다.
첫째 단독후보는 안되며 반드시 복수로 부르는 것이고,
둘째로 결코 동일인을 두 번 이상 들이지 않는 것이 그것이다.
복수후보로 하는 것은 그의 선택 폭을 보장하기 위함이었고, 한 여인을 두 번 이상 부르지 않는 것은 각하의 이상한 인연이 깊어져서는 안되기 때문이었다. 각하의 양 옆에 앉히는 두 여인 중 대부분의 경우 한 사람은 이름이 널리 알려진 스타였고, 다른 하나는 연예계 지망 신출내기로 선택됐다. 각하는 술이 취하면 으레 둘 중 마음에 드는 쪽으로 몸이 기울었다. 그리고 그 다음 일은 경호실장과 이 관립 비밀요정의 담당자만 아는 비화속에 묻혔다.

한번 「인연」을 맺은 뒤 퍼스트 레이디 후임을 노리는 야심파도 나타나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한번 술자리에 참석한 뒤 각하의 후처가 되겠다고 나선 출세지향파는 유명한 은막의 스타 C양이었다. 이 바람에 박선호와 궁정동 안가 요원은 여배우의 「후처소동」을 진정시키느라 진땀을 뺐다. 궁정동 행사에 참석했다가 각하가 자신을 사랑한다고 믿게 된 그 여배우는 행사에 연속출연을 요구해왔다. 중정측은 물론 같은 여자를 두 번 이상 불러들이지 않는다는 원칙을 내세워 이를 잘랐다.

그러자 어느날 그녀의 어머니가 박선호 의전과장을 찾아왔다.
『각하께서 우리 아이를 좋아하는데 당신들이 중간에서 차단해도 되는 거요?』
대통령의 연심을 사로잡았다고 생각한 스타의 어머니는 중앙정보부 간부에게 큰 소리를 칠 만큼 위세가 대단했다. 그 밖에도 박대통령 술자리에 왔다 간 연예계 지망생의 부모가 사후에 그 사실을 알고 항의해와 돈 주고 달랜 일 등이 옛 궁궐 속의 비밀처럼 묻혀 있었다.

박선호 피고인은 법정진술에서 『아이를 키우는 아버지로서 마음에 걸려 김재규 부장에게 「이 일을 더 이상 하지 못하겠다」고 두어번이나 사의를 표했다』고 말했다. 절대권력자의 문란했던 사생활을 짐작하게 하는 토로였다.

곧 이어

박 정희 시리즈 등재 ~~
기대하시라 ~~

2018-11-10 06:53:31
► 이 글에 대한 독자들의 의견
등록된 의견이 없습니다.
로그인 해주세요!
전자신문
주간운세
시민권 취득 예상문제
운전면허 예상문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