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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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s Angeles
열린 마당
제목 밥은 지가먹고 돈은 남보고 내라고 ?
작성자 alexander

공짜로 얻어먹는 밥이 맛있다고 ?
밥은 지가 먹고 돈은 남보고 내라는듯, 식사후 슬그머니 화장실로 달려
가거나 아니면 계산대 앞에서 구두 끈 매는 척 하고 있는 당신은
속이 편한가?

또,

남보다 앞서 지갑을 여는 당신은 승리감에 도취 되어 있는가?
아니면 속으로는 벌래 씹는듯하지만 겉으로는 거드름을 피고 싶어서
울며 겨자먹기로 잽싸게 계산을 하고 있는건 아닌가?

한국인 끼리 모여서 식당에 밥먹으러 갔을때
누가 계산을 할것인가 하는 원칙도 없이 무대뽀로 잘 처먹고 난후
계산대 앞에서 서로 지갑을 열며 내가 낸다 니가 낸다 라고
다투는 꼬라지를 심심치 않게 볼수있다.

사실 2-3명 정도 식당에 들어가서 설렁탕 한그릇씩 먹고 난후
3-4십불 정도의 계산이 나왔을때는 누가 내든간에 크게 부담이
되지를 않는다. 얻어먹는 사람은 다음에는 내가 사지 라는 생각을
할게 뻔하고..

그러나 사정이 설렁탕만으로 끝나는게 아니다.

3-4명 정도가 식당에 들렸다 하면 삼겹살을 굽거나
아니면 각자 주문한 음식 이외에 추가로 요리 한두가지를 더 시켜서
쐬주잔을 곁드리게 되고, 그러다 보면 미니멈 100불은 쉽게 나온다.

100불 이라면 미국에서 큰 돈이다.
서민들 노동 일당이 100불도 안되는 마당에, 밥먹으러 들어가서
남이 먹은 밥값까지 덤탱이로 지불하며 100불을 우습게 쓴다는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잘못된 사고방식인것 같다.

설사 돈의 여유가 좀 있는 사람일지라도 100불을 껌값으로 여기며
쉽게 쓸수는 없을것이다.

하긴 돈을 휴지조각 처럼 여기며 밥값 100불에다 팁을 100불까지
얹어서 주는 호객도 없지는 않겠지만..

그럼 어쩌라고 ?

바로 더치패이 (Dutch Treat ) 다.
만약에 4명이 같이 밥을 먹었을때 100불이 나왔다면
각자가 25불만 내면 되는데, 이런 방법이 가장 부담도 없고
뒤끝도 깨끗하다.

어떻게 딱 100불만 나오게 되냐고?

만약에 135.30불 (tip 포함)이 나왔다고 가정하자.
그럼 각자가 30불씩 내고 밥먹으러 가자 라고 먼저 제안한
사람이 45.30불을 내게 되어도 별로 부담없는 덧치패이가 될수있다.

그런데 이런 방법이 나이먹은 꼰대들에게는 도무지 익숙지가 않아서
실천이 안되는게 문제다.

All 아니면 Nothing 이라는 사고방식 때문에.

나는 남에게 얻어먹은 밥맛의 뒤끝이 아주 개운치가 않다.
얻어먹었다고 고맙다는 생각이 드는것도 아니고,
밥은 내가 먹었는데 돈은 왜 지가 내야하는가? 라는 생각에서
그저 부담스럽기만 하다.

그런데, 다음에는 내가 사지 라는 생각으로
또 식당에 들렸을때도 마찬가지로 얻어먹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돈내는 동작이 느려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잽싸게 돈을 먼저
지불하는 사람은 아마 나를 거지 불우이웃 돕기의 대상 쯤으로
생각하는것 같아서 기분이 아주 씁쓸한것이다.

그래서 이제는 먼저 밥먹으러 가자 라고 제안을 하기도 겁이 난다.

100불이 나와도 300불이 나와도 혼자 부담을 해야만 하고
나머지는 얻어먹는 풍토, 이거 정말로 고쳐야 할때다.

이거야 말로 적폐이며 적폐청산 대상이다.

그나마 계산할때쯤 화장실에 간다든가, 아니면 구두끈을 고쳐메는
얌채는 내 주위에 없으니 다행이라고나 할까.

젊은애들은 덧치패이 잘도 하드구만, 왜 늙은 꼰대는 그게 안되지?

이래서 개인문제건 국가문제건간에 혁신이 어려운가 보다.
기존 고인돌을 빼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2018-11-15 13:08:40
► 이 글에 대한 독자들의 의견
1   dakshang [ 2018-11-15 13:52:42 ] 

알슨상의 본글은 아마도 개인적인 일이 아닌가 하는데 개인적 일이라면 이 다상도 그에 못지 않다.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파렴치한이되어서는 아니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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