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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남기고 갈 것은 없다 (펌)
작성자 yu41pak

남기고 갈 것은 없다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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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남기고 갈 것이 있다는 입장에서 한번 둘러보자. 재산은 남길 수 있는 첫째 품목이라고 할 수 있다. 은행에, 특히 스위스 은행에 맡긴 돈은 안전하다고 하고, 큰 기업도 상속세만 많이 내면 아들딸이 물려받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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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나 록펠러 같은 미국의 재벌들은 재단을 만들어 후세에 남기고, 그 재단이 큰일을 계속하는 것도 부정 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뿐 아니라 기술과 학문도 남길 수 있고, 좋은 예술 작품도 남길 수 있으며, 위대한 장군이 되어 외적을 물리쳐 그 이름이 오래토록 그 나라 역사에 남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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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부모가 불학무식하고 가난하여 아들딸을 제대로 교육을 시키지 못했어도 혼자의 힘으로 어려움을 헤치고 일어나 걸출한 인물이 되어 역사에 남은 일들도 적지 않다. 부모는 보잘 것 없다 해도 아들딸이 훌륭하여 큰 업적을 이루어낸 사람들도 없지 아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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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아무나 에디슨처럼 되고 뉴톤처럼 될 수는 없으며, 베토벤이나 궤테가 될 수도 없고, 그리고 넬슨이나 이순신이 될 수도 없다. 그리고 더욱이 어느 가난한 집의 아들이 링컨처럼 되기도 어려운 일이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그만한 능력도 타고나야 하지만 시대나 조건이 맞아 떨어져야 그런 인물들이 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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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보통 사람들은 따지고 볼 때 아무것도 남기도 갈 것이 없다. 그런 사실을 미리 알고 허망한 꿈은 버리고 착실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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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길
Kimdonggill.com

2018-12-26 18:31:13
► 이 글에 대한 독자들의 의견
4   yu41pak [ 2018-12-26 22:26:09 ] 

왜 이 글을 올렸는지에 대한 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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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은 아시다시피 평생을 말과 글로만 살았다고 해도 잘 못 된 표현이 아니라고 봅니다.

그런데 이 마당에 어제 오늘,
아니 더 오래 된 얘기겠지만 글 쓰는 이들이 많고 또한 그들마다의 글체가 있어 어떤 글이 어떻다 하긴 건방진 소리가 되지만 그래도 잘 쓰신 분들은 자기 글이 어떻다 얘기가 없는 게 통상의 예로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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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서 이 글을 보면 혹자는 느낌이 달랐으면 하는 좋은 차원에서 올렸습니다.

이 사람이 본 오늘 글에서 본 받았으면 하는 부분은 이렇습니다.
물론 나의 개인적인 의견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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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번 둘러보자.”=> 나 같으면 “--한번 훑어보자.” 라고 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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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딸이--”=>나 같으면 “아들딸들이”라고 할 것을
선생은 단수와 복수를 분명히 하여 여긴 “들”이란 용어를 쓰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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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기도 갈 것이 없다.” => “- 남기고 갈 것이 없다”의 오타로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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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런 오타는 전체 글의 순수성과 처녀성을 갖게 한다고 봅니다.
즉 글을 다른 곳에 써놓고 그걸 옮겨 오면서 몇 번 더 정오타의 확인 절차가 있었더라면 이런 일이 없었을 것입니다.

나의 생각으론 이 분은 매일 이런 글을 써 올리면서 한 번 써 올린 글은 본인은 보지 않는 걸로 봐서 한 번에 친 장문의 글에서 오타가 하나라고 치면 그 분의 글 쓰시는 능력이 대단해 돋보인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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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마당에도 최근 글을 올리신 분들을 보면 정말 부러울 정도로 잘 쓰신 분이 많습니다.
해서 글은 이렇게 써야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의미로 이 글을 올렸습니다.

좋은 밤 되시기 바랍니다

3   yu41pak [ 2018-12-26 19:16:49 ] 

#2. Alex 님,
알고 있습니다.
무시기 말쌈이신지 감이 옵니다.
익히 알고 있습니다. 힘 내시고 건필 계속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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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왜 이런 글을 올렸는지 이 마당 독자들이 알았으면 합니다.

2   alexander [ 2018-12-26 18:34:58 ] 

김동길은 지독한 개신교 신자 입니다.
그걸 알고 김동길을 판단 하십시오.

1   yu41pak [ 2018-12-26 18:32:13 ] 

이 분의 글을 즐겨 읽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선생은 90 대 초의 늙은이답지 않게 할 말을 부드럽게 표현하면서
마지막을 깔끔하게 처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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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글은 훈시 조로 끝을 맺어 읽는 이로 하여금 뭔가 뒷맛이 개운치 않게 하는데 노(老) 석학의 글은 마지막에 자기의 심중을 털어내면서 독자의 심금을 건드리지 않고 말끔하게 처리하는 서술이 역시나 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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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나 용어의 쓰임이 늘 아주 적절한 것 같아 자주 찾게 된다.
오늘도 윗글에서 몇 부분이 돋보인다.
물론 읽는 이의 취향과 시각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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