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황교안이 한국당에 입당한 후 겉으론 조용한 것 같지만, 물밑에선 치열한 계파싸움이 진행되고 있다. 친박과 태극기 부대의 지원을 받고 입당한 황교안과 비박계의 물밑 지원을 받고 있는 오세훈, 거기에다 권토중래를 노리는 홍준표, 최근 당권 도전 의사를 내비친 김병준까지 합세해 2월 27일에 치러지는 당 대표 선거는 그야말로 오리무중이다.
현재까지는 친박계의 지원을 받는 황교안이 조금 유리하지만, 그의 한계를 잘 알고 있는 비박계가 어떻게 움직일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지금은 침묵하고 있지만 김무성, 김성태, 나경원 등의 세력이 막판에 어디로 붙을지가 당 대표 선거의 관건인 것이다. 현재로선 황교안과 오세훈의 2파전이 될 가능성이 높은데, 변수는 홍준표다.
만약 홍준표가 당 대표 선거에 나서면 불리한 사람은 오세훈이다. 친박 세력이 홍준표에게 반감을 가지고 있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따라서 홍준표가 오세훈과 손잡고 빅딜을 추진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오세훈이든 홍준표든 단독으론 황교안을 이길 수 없다.
만약 오세훈이 홍준표와 손잡고 빅딜을 하고 거기에 바른미래당 일부세력이 복당해 오세훈을 밀면 다시 친박 대 비박 간의 건곤일척 싸움이 될 것이다. 자유한국당이 말로는 "우리에겐 이제 계파가 없다"고 하지만 그것 자체가 계파를 의식한 발언이 아닐 수 없다.
친박 세력이 황교안을 대대적으로 밀면 비박 세력은 차기 총선을 위해서라도 뭉칠 수 밖에 없다. 만약 황교안이 당 대표가 되면 차기 총선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는 현실론이 비박계를 긴장하게 만들 것이다. 대구와 경북은 황교안을 대대적으로 지지할 것이고, 부울경 역시 황교안이 유리하다. 한국당 당원 50%가 영남에 밀집되어 있기 때문이다. 한국당은 당원70%, 일반 여론조사 30%로 당 대표를 뽑는다. 당원이 많은 영남표가 당 대표 선거를 좌우할 수 있다.
하지만 황교안이 박근혜 정부 장관, 총리까지 하고도 아무런 반성도 없이 당권 주자로 나선 것에 일반 여론은 싸늘하다. 일부 당원들도 황교안으론 차기 총선 및 대선에서 일길 수 없다는 판단을 할 것이다. 특히 한국당 초재선 의원 72명이 그러한 인식에 동참하면 비박계가 신승할 수 있다. 거기에다 언론 및 민주당이 황교안을 가혹하게 검증하기 시작하면 정치 경험이 없는 황교안이 버텨낼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행정가와 정치인의 맷집은 다르다.
한 방에 가는 것이 정치인이다. 지금은 수면 아래로 내려가 있지만 그동안 거론된 황교안 리스트가 다시 나오면 과연 황교안이 버텨낼 수 있을까? 국정농단의 책임에서 지유스러울 수 없는 그가 한국당에 무혈입성한 대가는 참으로 가혹할 것이다. 자신들이 나라를 망쳐놓고 "문재인 정부의 실정과 민생파탄을 심판하자"고 한 황교안의 일성은 공감도 못 얻을 뿐만 아니라, 그 자체가 유체이탈 화법이다. 도대체 누가 실정을 많이 했고 민생을 파탄시켰는지는 삼척동자도 다 안다. 필자 생각에 한국당은 전당대회 후 분당될 것이다. 만약 황교안이 당 대표가 되면 말이다.
필자는 황교안이 당 대표가 되길 바란다. 그래서 그동안 묵혀 둔 각종 비위 사실이 정식으로 검증을 받게 되고, 국정농단에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이 아무런 반성없이 무혈입성한 것에 대해 국민들의 심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도로 친박당, 도로 박근혜당으로 전락한 한국당의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날 것이기 때문이다. 다 변해도 이땅의 수구들은 변하지 않는다.
수구들이 집권한 순간, 남북평화는 물건너 가고 다시 한반도는 전쟁 분위기에 휩싸일 것이다. 그야말로 암흑의 시대로 접어드는 것이다. 민주진영이 정신 바짝 차려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시 저 암흑의 시대로 돌아가고 싶은가? 그렇지 않으면 깨어 있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