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로 주먹질을 한 대가는 결코 작지 않지요. 그것도 캐나다 가서 미국 시민을 팼으니 아마 이분은 이른바 '인실X'의 케이스가 될 듯 합니다.
경북 예천군의 군 의원이라고 하셨지요? 그리고 가이드를 폭행하고 여기서 '아가씨 나오는 술집'을 요구했구요. 아마 이 사건이 조금 더 깊이 들어가서 뉴스에 나오면 참 웃기게 될 것 같습니다. 한국의 카운티 의원이 해외에 공무 출장 왔는데 매매춘을 요구하는 등 추태를 부리다가 심지어 미국 시민권자 가이드에게 폭력을 가했다... 사건이 너무 지저분해지는군요.
운송 수단 안에서의 폭력은 더 큰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 해서 이런 케이스는 중범죄가 될 수 있지요. 게다가 피해자인 가이드가 민사로도 소송을 제기했더군요. 사건의 상황은 고스란히 CCTV에 담겼으니 아니라고 잡아뗄수도 없고. 암튼 이 분은 자기가 속했던(지금 탈당했다지요?) 당에 대해서도 그렇지만, 일단 본인의 삶이 완전히 X 됐다고 봐도 될 겁니다.
이 분의 모습에 겹쳐 떠오르는 분이 있지요? 워싱턴 DC에서 잡혀갈 뻔한 윤창중씨. 그 자리가 박근혜가 미국에 대통령되고 처음 간 자리가 아니었다면 아마 이 분도 매우 골치아픈 경험을 했을 겁니다. 시간의 흐름은 망각을 불러온다는 것을 진리로 믿는 양 여기저기 나와서 떠들고 계시지만, 이런 사건이 일어나면 바로바로 윤창중이 소환돼 불려 나올 텐데요. 심리학에서는 이걸 Spontaneous Recovery 라고 부르지요. 뭐, 언론이 아니라 우리도 조건반사적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면 바로 윤창중을 소환해 낼 테지요.
그래도 예천군 박 의원은 어떻게든 법의 심판을, 그것도 미국 법의 심판을 받고 판결이 완결되면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따라 이 사건이 다시 거론되진 않겠지만, 윤창중은 지금 미국에서는 '잠재적 성범죄자'로 등록되어 평생 미국도 못 갈 것이고, Yoon Chang-Jung 으로 검색하면 미국의 유수 신문의 아카이브엔 아주 자세하게 많은 이야기들이 떠 있기도 합니다.
중요한 건, 그 당에서 여성을 바라보는 시각인거죠. 여성 원내대표가 있고, 그 당에선 여성을 대통령으로 만들기도 했지만 이 당 안에서 여성을 바라보는 시각이란 게 기본적으로 이런 겁니다. 그리고 여성 문제란 것은 곧 인권 문제이기도 한 것이고. 아무튼 예천군의 박 모 의원의 가장 큰 업적은 다시 윤창중을 소환해 낸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이런 일들이 터지면, 계속해 윤창중이 소환될 것이고, 그것은 박근혜를, 그리고 그녀를 대통령으로 만든 그 당을 소환해 낼 테지요.
개인적으로는 힘든 시기를 보내게 될 예천군 박종철 의원께서 의정활동 기간 동안 이룬 가장 큰 업적으로 저는 윤창중 소환을 꼽아 드리겠습니다. 수고하셨고, 앞으로 인생이 실전이라는 사실을 계속 경험하시길 바랍니다.
시애틀에서... 권종상 [시애틀 우체부의 사는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