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아닌 일을 책임진 정부 여당(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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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여당과 야당을 진보와 보수, 좌파와 우파로 나누지만
공자의 언어를 빌려 표현하면
여당은 일하는 당, 야당은 말하는 당이라고 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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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구분을 전제로 올 한 해 국민 삶을 책임진 정부 여당에
꼭 들려주고 싶은 공자의 몇 가지 말들이 있다.
꼭 새겨듣고 일을 잘해서 팍팍해져 가는 국민 삶에 훈기를 불어넣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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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논어(論語)’ 공야장(公冶長)에 나오는 말이다.
공자가 주유천하 하며 진(陳)나라에 머물 때 이렇게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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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야겠다. 돌아가야겠다. 우리 당의 제자들은 뜻은 크나 일에는 거칠어 찬란하게 문장을 이루었지만 그것을 마름질할 줄을 모르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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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문재인 정권을 일부에서는 386 운동권 정권이라 부른다.
정권 초기라면 악의적 비방이라는 혐의를 받을 수도 있지만
지난 2년 가까이를 돌아보면 크게 틀린 것 같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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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평균과 동떨어져 보이는 과도한 이념 지향성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공자의 이 지적 속에 들어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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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은 크나 일에는 거칠다”,
“겉모습은 휘황한데 알맹이는 없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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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공야장에는 일을 제대로 마름질할 줄 모르는
거친 제자 자로(子路)에 대한 공자의 가차없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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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공자가 에둘러 밑밥을 던진다.
“세상에 도리가 행해지지 않는다. 뗏목을 타고 바다를 건너갈까 하는데 나를 따를 사람은 아마도 저 자로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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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로는 이를 전해 듣고 무척 기뻐했다. 이에 공자가 말했다.
“자로는 용맹을 좋아하는 것이 나보다 지나쳐 사리를 헤아려
분별하려 하지도 않고 나를 따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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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의 깊은 뜻을 모르면 이 일화는 충분히 이해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공자가 던진 함정 질문의 핵심은
“뗏목을 타고 바다를 건너갈까 하는데”에 있다.
뗏목을 타고 얕은 강이야 건너겠지만
어찌 큰 바다를 건널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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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바로 사리에 맞지 않는 말이다.
그러면 스승이 이런 말을 했을 때 진정 스승을 생각하는 제자라면
결사적으로 말려야 한다.
“스승님 떠나시더라도 뗏목으로 가시면 절대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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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필부의 용맹밖에 없는 자로는 오히려 기뻐했다.
그러니 곧바로 공자는 자로에게 면박을 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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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들어 자로와 같은 일들이 많이 벌어졌다.
뜻은 큰지 모르겠으나 일에는 거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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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능하다는 이야기는 아마 이와 연관돼 있을 것이다.
탁현민으로 대표되는 꾸밈의 레토릭은 현란했으나
제대로 된 알맹이는 없다는 것이 시간이 지나며 거의 드러났다.
이제 탁현민식 이벤트는 냉소의 소재로 전락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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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경제 분야와 관련해 대통령의 발언이 오락가락한다는 지적이 있다.
기업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것인지 여전히 ‘정의의 사도’를 자처하며
기업들을 죄인 취급하겠다는 것인지 분명치 않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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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서는 자로(子路)편의 공자의 말이 정곡을 찌른다.
자로가 물었다. “위(衛)나라 군주가 스승님을 기다려 정치에 참여시키려 하니 선생님께서는 정치를 하시게 될 경우 무엇을 우선시하시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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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가 말했다.
“반드시 이름부터 바로잡겠다.”
이에 자로가 말했다.
“그렇게 해서야 어떻게 정치를 바로잡으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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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공자가 말했다.
"한심하구나, 자로야! 군자는 자기가 알지 못하는 것은 비워두고서 말을 하지 않는 법이다.
이름이 바르지 못하면
말이 순리에 맞지 못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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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순리에 맞지 못하면
일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일이 이루어지지 못하면
예악이 흥하지 않고
예악이 흥하지 못하면
형벌이 알맞지 못하고
형벌이 알맞지 못하면
백성들이 손발 둘 곳이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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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열거한 공자의 말에 공통된 단어가 하나 있다.
일(事)이다.
야당이 아니라 정부 여당에만 바라는 까닭도 그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