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아 보수 본색을 드러냈다고 비판을 받고 있는 유승민이 "문재인 대통령이 신재민보다 못 하다는 말을 들어서야 되겠느냐?"고 말해 논란이 되고 있다. 대통령을 전직 기재부 국장급과 비교한 것 자체가 불손할 뿐만 아니라, 이와 같은 유승민의 저격에 숨은 의도가 더 불손해 보인다. 겉으론 합리적 보수인 척하지만 유승민은 뼛속까지 극우 보수다.
유승민이 새누리당 원내 대표를 할 당시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다"라고 할 때만 해도 사람들은 유승민을 합리적 보수로 여기고 지지도 보내주었다. 그러나 오늘날 비미당 하는 꼴을 보면 그 말이 언어의 수사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여실히 알 수 있다. 정치 전문가들은 당시 유승민이 그렇게 치고 나온 것은 당 대표가 한 번 되어보려는 욕망에서 기인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즉 차기 보수 대권 후보가 되고 싶었던 것이다.
유승민의 5.18기념식 불참도 그렇다. 극우 중 극우인 황교안도 참석한 기념식에 유승민은 왜 불참했을까? 아마도 거기엔 치밀한 계산이 깔려 있을 것이다. 즉 내년 총선을 의식하고 가능한 한 친박과 거리를 좁혀보려는 의도로 보인다. 친박이 거부하는 한 유승민이 내년에 대구에서 당선된다는 보장이 없다. 나아가 바미당과 한국당의 합당을 염두에 둔 포석이 아닌가 생각된다.
지금 유승민 세력은 안철수 세력과 연합해 손학규를 축출하려 혈안이 되었다. 그 중심에 하태경, 이준석, 권은희가 있고 안철수 계인 김수민도 심리적으로 그쪽 편을 들고 있다. 최고위원 4명이 말마다 반기를 들며 손학규 퇴진을 부르짖고 있다. 그 저의에는 유승민을 당 대표로 앉히려는 꼼수가 숨어 있다고 봐야 한다. 하지만 지금 물러나면 사실상 정계은퇴를 해야 하는 손학규로선 온갖 편법을 써서라도 버틸 수밖에 없을 것이다.
유승민 계와 안철수 계가 연합에 손학규를 축축하려는 데는 한국당과의 통합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게 대체적인 정치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즉 갈등을 최고조로 일으켜 서로 갈라서는 명분을 축적하고 있다는 것이다. 추석 전 안철수가 귀국하면 아마 본격적인 이동이 시작될 것이다. 유승민 계가 먼저 탈당하지 않는 것은 명분 쌓기, 나아가 당 살림(돈) 때문일 것이다. 엄청난 국고보조금을 손학규에게 그냥 넘겨줄 수 없는 것이다.
그런 것 저런 것 다 차치하고 유승민은 과연 믿을 만한 새로운 보수인가? 필자 판단으로는 전혀 아니다. 그가 박근혜를 배신한 것도 계산된 행동이라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유승민이 바미당 대표가 되자 김무성 계가 떠나 한국당으로 대거 이동했다. 그들이 말하는 새정치란 반기문을 앞세워 대통령을 만들고 권력을 차지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반기문이 중간에 낙마하자 멘붕된 것이다.
어쨌거나 추석 전후로 대대적인 정계 개편이 시작될 것이다. 유승민과 안철수는 명분을 쌓다가 한국당에서 신호가 오면 '보수 대통합, 반문 결사'라는 명분으로 슬그머니 합당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한국당이 총선에서 기호 1번을 달게 되므로 민주당도 바미당 잔류파, 호남파, 평화당과 딜을 시작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설령 기호 2번을 달더라도 '떨거지들'과 통합할 필요가 없다. 어차피 바미당, 평화당은 총선에서 지역구에선 1석도 건지기 어렵다. 가만 두어도 스스로 전멸된다.
유승민은 개인적으로 필자와 동성동본(강릉 유씨)이고 태어난 해(58년 개띠)도 같아 친근감이 같지만 오늘부로 그에 대한 기대를 모두 저버리기로 했다. 감히 문재인 대통령을 신재민보다 못 하다고 악담을 하다니 용서할 수 없다. 딴에는 자신이 위스콘대학교 경제학 박사라고 자랑하고 싶은 모양이지만 정치를 무슨 학벌로 하는가? 그렇다고 유승민이 지금까지 경제에 대해서 무슨 대안을 내놓은 적이 있는가? 그저 반대를 위한 반대만 했지 않은가! 유승민, 그는 내년에 집에서 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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