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대표가 된 후 장외투쟁으로 극우 보수들을 결집시킨 데는 어느 정도 성공한 황교안이 최근 딜레마에 빠졌다. 소위 '허니문 시간'이 지나자 사방에서 황교안을 공격하는 세력이 늘어나고 당 지지율도 답보상태로 빠졌기 때문이다. 홍문종을 비롯한 친박들의 반발, 한기총의 분열, 소장파들의 반기 등 황교안은 내외적으로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그중 전광훈 한기총(한국기독교총연맹) 회장의 막말은 황교안에게 도움을 주기는커녕 개신교 내부까지 분열시키고 있어 황교안은 물룬 한국당 내부가 부글부글 끓고 있다는 전언이다. 전광훈은 "청와대로 진격하여 문재인을 끌어내리자!"고 해 일부 시민단체가 그를 내란선동죄로 고발까지 했다. 정교분리 사회에서 교회단체장이 저런 발언을 한 것은 현행법 위반이다.

전광훈이야 원래 그런 사람이니 그렇다치고, 문제는 한국당 내부에서 황교안에 대한 불만이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황교안이 막말 단속을 하고 나서자 김문수, 김진태가 반발하고 나섰고, 장제원은 "황교안, 나경원 투톱 체제가 국회를 올스톱시켜 놓고 자기 정치만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그것도 모자라 홍문종은 "참을 만큼 참았다. 탈당도 불사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당 대표가 취임하면 100일 정도는 소위 '허니문 기간'으로 누구도 당 대표를 공격하지 않는 게 관례로 되어 있다. 실제로 황교안은 100일 동안 별 견제 없이 장외투쟁을 하며 소기의 목적을 거두었다. 하지만 문제는 역시 내년 총선이다. 황교안과 나경원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자들이 서서히 고개를 들고, 덩달아 당 지지율까지 내려가자 위기감 느낀 의원들이 서서히 반기를 들고 있는 것이다.

황교안의 딜레마는 친박 청산에 있다. 친박을 두고 가자니 중도층이 등을 돌려 내년 총선에서 이기기 힘들고, 친박을 내치자니 소위 태극기 모독 부대 표가 아까운 것이다. 특히 대구, 경북에서 표를 얻지 못하면 황교안은 그야말로 나락으로 떨어진다. 정치를 해본 적이 없는 황교안이 그 딜레마에서 어떻게 빠져나올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그 모든 걸 차치하고, 황교안이 과연 한국당 대표가 될 자격이 있으며, 차기 대선에 나올 명분이 있을까? 박근혜 정부 시절 법무부 장관, 총리, 대통령 권한 대행까지 한 사람이 국정농단에 책임을 지고 석고대죄해도 모자랄 판에 대통령이라니, 아직도 국민들을 개, 돼지로 여기는 것일까?

황교안이 절대적으로 믿는 한기총도 알려진 것과 달리 세력이 미약하다는 분석이 속속 나오고 있다. 전광훈의 전횡과 막말로 상당수가 이미 한기총을 탈퇴했고, 최근에는 가장 큰 세력인 여의도 순복음 교회도 한기총을 탈퇴하기 위한 '행정보류'를 해놓았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한기총은 전체 교회의 10%내외라는 게 그쪽 전문가의 분석이다. 따라서 "목사 90%가 문재인 하야에 동조했다"는 전광훈의 말은 허위사실 유포죄에 해당한다.

전광훈은 "황교안이 나에게 장관 한번 하셔야죠?'하고 사실상 장관직을 권했다고 폭로 아닌 폭로를 한 바 있다. 그렇게 해서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고 싶었겠지만 그게 선거법 위반이란 건 모르고 있었을까? 웃기는 것은 항교안은 그런 말 한 적 없다고 한 점이다. 그러면 전광훈을 고소해야지 왜 가만 두는지 이해가 안 간다. 그 알량한 개신교 표 좀 얻기 위해서?

황교안은 지금 시험대에 올랐다. 과감하게 한국당을 혁신하고 국회로 들어가 제1야당 역할을 잘 하면 내년 총선에서 체면치레라도 하겠지만 지금처럼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하고 장외 투쟁 위주로 하면 참패를 면치 못할 것이다. 하지만 황교안의 성향상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결국 눈치만 보다가 작파할 것이다.

한국당이 내년 총선에서 참패하면 누가 황교안을 대선 후보로 밀겠는가? 아마 오세훈, 홍종욱 등이 황교안 대타로 나설 것이다. 간이 적은 황교안은 내년 총선에서 종로에도 출마하지 못할 것이다. 임종석이나 이낙연과 붙어 이길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거기서 지면 정치생명 끝난다. 황교안은 보기보다 새가슴으로 절대 한국당을 혁신하지 못하고 자멸할 것이다. 내년 총선은 역대급 한일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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