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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새화두-화려한 공산주의가 온다
작성자 sangha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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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의 새 화두...'화려한 공산주의'가 온다

입력 : 2017.05.14 11:00
기술 엘리트, 유토피아 제시하며 기본 소득 주장
속내는 현대판 러다이트 막자
고도의 자동화 실현 아직 멀었다...소득 재분배 어렵고 새 일자리 창출 가능 등 반대 의견도 많아

“자동화 덕분에 우리는 보편적 기본소득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노동이 아닌 재미난 다른 일을 할 시간을 갖게 되죠. 여가 시간이 늘어나게 되는 겁니다.”

실리콘밸리의 혁신가로 불리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인공지능(AI)과 로봇으로 각종 업무 처리가 고도로 자동화할 미래를 ‘장밋빛’으로 전망했다. AI와 로봇이 노동을 대체하면 인간이 임금 노동에서 벗어나 자기계발과 여가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정보기술(IT)의 본거지인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완전히 자동화된 화려한 공산주의(Fully Automated Luxury Communism·이하 화려한 공산주의)’ 또는 ‘테크노 막시스트(Techno-Marxist)’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고도로 발전한 기술 덕에 기본소득을 받고, 임금 노동에서 벗어나 각자 원하는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 것이다. AI와 로봇 등 정보기술(IT) 발전으로 자본주의 생산력이 높아져 모두 고급스러운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는 뜻에서 ‘화려한(Luxury)’과 ‘테크노(Techno)’라는 말이 추가됐다. 생필품이나 돈을 벌기 위해 일하는 노동이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사라지고 사람들은 하고 싶은 일만 하는 ‘유토피아(이상향)’ 사회가 펼쳐질 수 있다는 게 화려한 공산주의자들의 주장이다.

일각에서는 AI와 로봇으로 사실상 일자리가 크게 감소하고 현대판 러다이트(기계파괴) 운동이 벌어질 것을 우려한 실리콘밸리 부자들이 유토피아를 내세우며 ‘화려한 공산주의’의 꿈을 전파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기본소득 주목하라...IT 발달로 탈(脫) 임금노동 시대 온다

화려한 공산주의자 사이에서 부상하는 개념 중 하나가 기본 소득이다. 기본소득이란 정부가 국민에게 매달 조건 없이 기본적인 생활을 하는 데 충분한 돈을 지급하는 제도다. 수입이 많든 적든 관계없이 모든 사람에게 돈을 준다.

전 세계적인 이슈로 부상한 기본소득을 보는 입장은 크게 ①소득재분배와 ②복지제도 일원화, ③탈(脫) 임금노동으로 나눌 수 있는데, 화려한 공산주의자들은 소득재분배주의자와 복지제도 일원화를 주장하는 사람들과는 맥락이 다른 ‘탈 임금노동’ 입장에서 기본소득을 주장하고 있다.

화려한 공산주의자는 자동화 수단을 가진 소수와 일자리를 잃게 된 다수의 불평등을 초래하는 대신, 자동화를 받아들이고 ‘같은 돈’을 받아 같이 사치를 누리자고 주장한다. 기술엘리트들은 기술 고도화에 따른 자동화를 완전히 수용하고 기본소득을 제공하면 ‘탈 임금노동’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사실 기술 발달로 인한 실업은 이미 현실로 다가왔다. 세계경제포럼(WEF)의 일자리 미래 보고서는 향후 5년간 일자리 500만개 이상이 사라진다고 경고했다. 옥스퍼드대학교 옥스퍼드 마틴스쿨의 연구원들은 미국 내 전체 일자리의 47%는 앞으로 20년 안에 사라질 위험이 높다는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에릭 브린욜프슨(Erik Brynjofsson) 매사추세츠공과대학 슬론경영대학원 교수는 “우리가 지금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전화, 자동차 등도 기술이 발전하기 전에는 흔하게 누릴 수 없던 사치품이었다”며 화려한 공산주의의 가능성을 언급했다.

강남훈 한신대 교수는 “4차산업혁명으로 인간의 탈 임금 노동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인류가 임금 노동에서 완전히 해방되지는 않더라도, 일주일에 50시간~60시간을 넘는 노동 시간을 자동화 덕에 10시간 내외로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고 덧붙였다.

◆ 실리콘밸리 엘리트들이 ‘화려한 공산주의’ 앞장서는 이유는

실리콘밸리 주류들이 시민에 의한 러다이트 운동을 미리 방지하고 자신들이 가진 권력을 강화하기 위해 기본소득을 제안하려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 온라인매체 복스(VOX)의 딜런 매튜 기자는 기본소득을 ‘로봇 시대를 위한 (주류들의) 보험 정책’이라고 표현했다. IT 발달로 심화하는 기술적 실업과 이에 따른 ‘21세기 러다이트 운동’을 막기 위해 실리콘밸리가 방어적이고 선제적으로 취하는 행동이라는 것이다. 러다이트 운동은 19세기 초반 영국의 직물공업지대에서 일어났던 노동자에 의한 기계 파괴운동을 말한다.

이들은 기본소득이 기술을 개발해 이윤을 추구하는 실리콘밸리 기업가와 실업을 마주하게 될 비숙련 노동자의 완충 지대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노동자는 인간의 품위를 유지할 수 있는 최소 소득을 보장받을 수 있고, 러다이트와 같은 극단적인 선택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리콘밸리 엘리트 입장에서도 시민이 안정적인 소득을 갖게 되는 것은 ‘득’이다. 시민은 기술 엘리트들이 만들어내는 제품을 끊임없이 구매하는 소비자이기 때문이다.

실리콘밸리의 벤처 자본가들도 AI와 로봇으로 인해 생겨나는 일자리는 극소수일 것이고, 결국에는 기계를 관리하는 소수만 일자리를 유지하기 때문에 기본소득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창업 지원기업 와이콤비네이터(Y Combinator)의 벤처투자자인 샘 알트먼은 “일자리가 사라지는 ‘변화의 시기'에는 (시민들이) 상당히 힘들 수 있기 때문에 기본 소득으로 변화의 시기를 순탄하게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 ‘지나친 낙관’이라는 시각도

화려한 공산주의는 지나친 낙관주의라는 비판도 받고 있다. ‘자동화가 완벽하게 이뤄질 것’과 ‘실업자가 양산될 것’ ‘기본소득 제도가 확립될 것’ 등의 가정이 맞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듀크대에서 컴퓨터공학과 경제학, 철학을 가르치고 있는 빈센트 코닛저(Vincet Conitzer) 교수는 MIT 테크놀로지 리뷰에 지난해 10월 기고한 글에서 “오늘날의 AI 기술로 기본소득을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주장하며 “완벽한 자동화가 이뤄질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10년간 로봇 기술은 크게 진전되지 않았다”며 “주방에서 흔히 사용하는 식기 세척기의 기능도 제자리며, 현실에 접목할 수 있는 완전 자율 AI 시스템은 설계하는 것은 여전히 어렵다”고 말했다. 현재 AI 시스템은 인간의 사회적 관습을 포함해, 인간이 간단히 할 수 있는 일이나 자연어를 인식하는 것도 훌륭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또 그는 “테크노 유토피아를 가져올 것이란 AI의 발전은 아직도 멀었다”고 못 박았다.

이어 자동화가 일자리 창출을 멈추게 하지 않을 것이라는 논리도 있다. 산업에서 자동화되는 비율이 증가하더라도 정부가 거시 경제 정책으로 이를 적정하게 조정한다면 높은 임금을 보장하는 일자리가 계속 창출된다는 것이다. 이 입장을 지지하는 쪽에서는 “기본소득을 주장하는 것은 기술 발전을 실업과 연결시키고, 이에 대한 두려움만 고조시킬 뿐”이라고 주장한다.


에릭 브린욜프슨 교수는 화려한 공산주의의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기본소득 제도가 확립될지는 미지수라고 분석했다. 브린욜프슨 교수는 “기술은 막대한 이익을 창출하지만 기존 사업 모델과 가치 창출 방식이 붕괴하면서 인간이 풍요롭게 사는 길은 매우 어려울 수 있다(very rocky)”고 말했다.

미국 경제전문매체 포브스는 “영국 정치 평론가 아론 바스타니(Aaron Bastani)가 말한 대로 모두를 위한 까르띠에, 몽블랑, 끌로에가 실현되는 국가가 만들어질지는 의문”이라며 화려한 공산주의를 확신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강남훈 한신대 교수도 ‘탈 임금노동’이 빠른 시간 내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화려한 공산주의는 기술 발전이 매우 낙관적으로 이뤄졌을 때만 가능하다”면서 “짧은 시간에 생산성이 기하급수적으로 늘더라도, 같은 기간 동안 임금 노동에 익숙해진 인간이 임금 노동을 대거 줄이거나 없애는 일은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IT 기술과 자동화 수단을 소유하고 있는 개발자나 기업들이 창출하는 부와 혜택을 다른 대중과 동등하게 나눌 것이냐는 문제가 제기된다. 기본소득이 보장되더라도 생산수단을 소유한 계층과 그렇지 못한 대중과의 불평등이 커져 과연 그들이 비슷한 수준의 고급스러운 생활을 영위할 수 있냐는 의문도 나오고 있다.

2017-05-14 12:50:44
► 이 글에 대한 독자들의 의견
2   sangha1 [ 2017-05-14 13:34:11 ] 

닭상은 공산주으의 정의흫 젠영감에게 똑부르지게 배우고 여기 나와 공산주으를 논흐시지라... 젠영감이 공산주으의 정의를 잘 가르키 줄거라우...

1   dakshang [ 2017-05-14 13:18:44 ] 

이른바 4차 혁명적 기술에 대비하여야 한다는것이 요즘 트랜드. 'Too much'가 넘친다는 뜻이라면, 'Too fast'는 과속이라는 의미. 화려한 공산이라 카는것은 태생적으로 없는거다. 주디로 쉬지말고 코로 숨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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