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피니언
Los Angeles
열린 마당
제목 어쨌거나 無識한 것은 無識한 거다.
작성자 zenilvana

거기에는 변명할 건덕지가 전혀 없다. 우선 識(식)이 뭔가를 살펴보자. '뭐를 안다'... 그것을 한자로 풀이해보면, 言(말언)과 音(소리음)을 窓(들창창)을 뜻하는 4획의 邊(변)으로 묶어놓은 것이 識(알식)이다. 그것이 있으면 有識하다 하고, 없으면 無識하다고 한다. To be,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

그럼 知(지)는 어떻게 구성됐는가? 이는 矢(화살시)에다가 사람입의 口(구)란 글자를 합해 놓은 것이다. 矢의 본래의 뜻은 '곧을 矢'이다. 결국 知識이란 다시 말해서, 말과 소리를 잘 들었으면 말을 곧게 하라는 의미를 가진다. 입은 비록 삐뚤어졌어도 말은 똑바로 쏴야 한다고...

창밖에서 엿듣던 서당개도 3년이면 풍월을 하게 된다는데 어떤 사람은 '디지탈시대를 몇십년 씩이나 살아오면서도 선비들의 고상한 문자를 제대로 쓰지 못한다는 말이냐? 거기에 無識과 有識의 차이가 나타나는 겁니다요.

한국에서 한때 저명했던 許文順(허문순)이란 분이 知識에 관하여 어떤 일본사람이 이렇게 설명했다는 내용의 글을 번역해서 마치 자기의 것인양 책을
남겼던 적이 있다. 다시 인용하면,

"知識만으로도 않되고, '이렇게 하자'... '저래야 한다'...하는 판단은 그 말하는 사람의 인격, 체험, 혹은 그의 깨닯음 등등이 그 안에 숨겨져 있어서이다. 이것이 見識(견식: 볼견,알식)이다.

그러나 見識만으로도 미흡하다. 왜냐하면, 見識이 높으면 높을수록 低俗(저속)한 무리들이 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비난하고 나서기 때문이다. 이 반대라 할까 시기, 질투, 앙심을 단호히 물리치고 자기의 주장을 실천할 수 있는 힘을 膽識(담식: 쓸개담,알식)이라고 한다. 결단력이나 실행력이 따르지 않는 知識은 한낱 상식에 지나지 않을 뿐이고, 見識 역시 일개의 견해에 그치고 말기 때문이다. 그럼으로 사람은 자기의 생각을 學文(학문)으로 뒷받침하기 위하여 무진 노력을 기우려야 할 이유가 있는 것이다."

얼씨구!...서당개가 풍월할 정도는 지식이 될 수가 없고 나아가서 '여기 누구처럼 비평 잘 하는' 정도라면 깨닯은 者가 하는 見識의 차원으로 들어선다는 얘기다. 그런데 그것도 부족하단다.

왜냐? 見識이 높으면 높을수록 低俗(저속)한 무리들이 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반대하고 나서기 때문이다. 내가 바로 여기에 속하는 저속한 무리들 중의 하나인가? 여기 비평 잘하고 맞장구치는 분들은 나를 그리 볼 수가 있겠지. 자신들의 팔은 여하튼 항상 안으로 굽으니까...

나의 입장으로서는 "이 반대라 할까 시기, 질투, 앙심을 단호히 물리치고 내 주장을 실천할 수 있는 힘, 즉 膽識(담식: 쓸개담,알식)을 택하고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잘못 생각하는 겁니까? 늘 말하지만 다~ 제 눈의 안경으로 세상을 보다보니 어쩔 수가 없읍네다.

그럼 膽識이면 제일인가? 그것도 아니라네, 여기 박서방이란 분의 말씀에 따르면 智慧(지혜)가 있어야 비로소 서당개나 見識 가진 분들을 무색하게 한다누먼... 도대체 智慧가 뭐길래 이 양반이 이런 말씀을 자주 하시는가를 알아봅시다.

智慧(지혜)의 智란 글자를 가만히 들여다 보니, 앞에 말한 知란 글자 밑에 '가라사데 曰(왈)자'를 달어놨군요. 그 옆에 '똑똑할 慧'란 글자를 붙혀서 소위 智慧라는 단어가 생겨난 겁니다요. 다시 말해서 많이 알면 똑똑해지고, 그것을 가라사데 하면 사람들이 智慧있다고 본다는 겁니다. 따라서 우선 뭔가를 잘 알아야 하는 것이 첫째의 조건이고, 그 다음에 해야할 일은 사람들에게 말로써 알아듣게 말해야 한다는 겁니다. 無識한 사람들까지 포함해서... 괜히 文字 써가며 자신도 잘 모르는 말을 해서는 않된다는 거지요.

그런데 열린마당에서 뭐가 문제가 된다는 겁니까? 아는 게 없다... 즉 無知(무지)하다는게 문제 올시다. 너 나 할것 없이 말을 바로 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지요. 어떤 분은 서당개보다도 더 많은 세월을 흘려보내야 뭔가 알아먹겠다는 이바구가 아닐까요? 심지어 개도 3년이면 선비들의 풍류를 흉내낼 수가 있다는데, 사람이 그걸 모방한답시고 '가라사데 曰(왈)' 하는 것이 그리 유치해서야 쓰겄오?

헌데, 見識이 높으면 높을수록 低俗(저속)한 무리들이 반대하고 나선답니다. 나아가서 "시기, 질투, 앙심"까지 먹고 욕지거리로 하루를 장식하는 것을 어떻게 봐주어야 할까요? 이 길로 이미 들어선 나로서는 "쓸개즙을 마시며 智慧있는 글을 계속 써나가야 할것 같오이다. 그렇게 할 수만 있으면 말입니다. 반대하려면 하라지... 지금까지 10여년동안 줄곧 쓸개즙을 삼켜왔는데 뭐 새삼스럽게 "반대를 위한 반대"를 겁내오리까? 내가 말씀드리는데,
모두들 智慧의 경지까지 자신을 끌어올리시오. 그렇게 노력하는 사람을 궂이 끌어내릴 일이 아닙니다요.

禪涅槃

2017-05-16 12:16:59
► 이 글에 대한 독자들의 의견
3   bibliatell [ 2017-05-16 14:37:38 ] 

물론 가진 양념을 넣어 기가막힌 영양가 있는 음식을 만드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런 똥을 싸는 것도 중요하구요. 그렇지만 그것을 어떻게 먹이는가, 말하자면 어떤 방법으로 전하는가도 상당히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것이 바로 지혜가 아닐런지요?

2   zenilvana [ 2017-05-16 14:15:35 ] 

biliotell은 지혜란 것을 독점한 것처럼 말하는데 본인의 견해로 뭐가 그건 가를 알려주시오. 어느 정도의 지혜를 가졌는가? 자기 손바닥은 보이지 않고 남의 것이 이렇다고 말하면 그건 지혜가 아닌 줄 압니다.

여기 대부분의 머저리들이 그렇게 행세하면서 내가 보인 것만을 절절히 인용하면서 시비하는 치들과 조금도 더 앞서 가고 있다고 보지 않습니다. 마치 성경구절을 절절이 인용한다고 해서 예수꾼이 아니지 않오. 어떻게 자기 나름으로 소화해서 남들에게 영양가 있는 똥을 싸는가? 그 모습이 매우 중요하다고 나는 믿습니다.

1   bibliatell [ 2017-05-16 13:48:20 ] 

성경은 말하길, 지식은 우리가 배워 쌓는 것이지만 지혜는 하나님께서 주시는 것임으로 구하라고 가르침니다. 따라서 지식은 많으나 지혜가 부족하여 늘 어려움을 당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젠 선생님도 한 번 속는셈 치고 구해 보시는 것이 어떨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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