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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다음에서 모셔왔다. [중앙일보] 입력 2010.12.27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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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사람 중에 그녀밖에 안 보이고,
멀리서도 그녀의 목소리만 들리고,
김태희 보다 그녀가 더 사랑스럽다고 한다면?
그의 눈엔 콩깍지가 씐 걸까, 쓰인 걸까, 씌운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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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깍지가 쓰인’ ‘콩깍지가 씌운’이라고 표현해선 안 된다.
“그의 눈에 콩깍지가 씐 거군요”라고 답해야 어법에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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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의 ‘씌다’는 ‘쓰이다’나 ‘씌우다’의
준말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하나의 자동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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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마시면 이성이 더 매력적으로 보이는 ‘콩깍지가 쓰인다(씌운다)’는
속설은 사실일까?”와 같이 표현하는 건 잘못이다. ‘씐다’로 고쳐야 한다.
‘씌고/씌니/씌면/씌어서’처럼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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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필요한 ‘-이-’를 넣어 ‘씌인/씌이다/씌였다’로 활용하는
사람도 많지만 기본형이 ‘씌다’이므로 ‘씐/씌다/씌었다’로 사용하는 게 바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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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콩깍지가 씌다’ 대신 ‘눈에 콩 꺼풀이 씌다’고 표현해도 무방하다.
‘콩 꺼풀’은 한 단어가 아니므로 띄어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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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깍지든 콩 꺼풀이든 앞이 가려 사물을 제대로 보지 못하다는 의미로 사용하는 동사는 ‘씌다’이다.